82세의 '효' 전도사 강태진 할아버지의 방문

14년간 효에 대한 서예작품을 전달하며 효를 실천하시는 분

등록 2009.07.08 17:42수정 2009.07.08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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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지방을 강타한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습기가 유난히도 많아 후덥지근한 7월 8일 11시경 사무실에 들어온 직원이 "하얀 두루마기를 입으신 노인이 동장님을 뵙기를 청합니다" 해서 모셔오도록 하여 시원한 차를 한잔 따라드리며 "무슨 연유십니까?" 여쭈었더니 "충효사상 전달을 위해 전국의 모든 학교를 돌아다니는 늙은이입니다" 하시며 충남 부여군 임천면에 사시는 강태진(82세) 할아버지라고 하신다.

a 강태진 어르신 효 사상 앙양을 위해 82세의 고령에도 효 라는 서예작품을 써서 14년째 전국의 학교를 찾아다니시는 효 전도사 강태진 할아버지

강태진 어르신 효 사상 앙양을 위해 82세의 고령에도 효 라는 서예작품을 써서 14년째 전국의 학교를 찾아다니시는 효 전도사 강태진 할아버지 ⓒ 양동정


들고 다니시는 검정색 가방을 들추시더니 한지에 쓰신 서예작품 한점을 꺼내 주시며 "내가 14년 동안 전국의 학교를 돌아다니며 효 사상 앙양을 위해 붓글씨를 전달하고 있는데 여기 송파초등학교 들렀다가 들렸습니다" 하신다.


a 서예작품 효 사상앙양을 위해 방문하시는 곳마다 기증하신 강태진 할아버지의 작품

서예작품 효 사상앙양을 위해 방문하시는 곳마다 기증하신 강태진 할아버지의 작품 ⓒ 양동정


꺼내놓으신 서예작품은 커다랗게 효도 孝자를 쓰시고 우측하단에 작은 글씨로 敬天崇祖 人之大寶 썼다. 그리고 연호를 단기 4338년이라고 쓰셨다. "우리가 효 사상 교육을 너무 등한시 하는 것 같아. 그리고 민족정기도 경시하는 것 같아서 우리 민족의 연호인 단기를 쓴 것이여!" 하신다.

이렇게 붓글씨를 써서 학교를 찾아다니게 된 사연을 여쭸더니 "내가 1992년에 서예작가 초청으로 대만을 갔는데 공원에 孝자가 여러군데 크게 쓰여 있는 데 참 부럽더란 말이야! 그래서 귀국해서 붓글씨를 더 익혀서 효라는 서예작품을 써서 전국의 학교를 찾아다니면서 나누어 준지 14년째여!" 하신다. 즉 효행심 앙양을 위 "孝" 라는 서예작품을 써서 전국의 학교를 찾아다니며 나누어 주신지 올해로 14년째 이며 제주도에서 강원도까지 모두 끝내고 마지막으로 서울에 올라와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하신다.

a 학교 방문록 찾아가시는 학교마다 서명을 받아두시는 방문록

학교 방문록 찾아가시는 학교마다 서명을 받아두시는 방문록 ⓒ 양동정


현재까지 나누어준 작품이 약 2만장 된다고 한다. "방문한 학교마다 서명을 받았는데 이런 방문 일지가 7권째여" 하시며 방문 기록내용을 보여 주시는데 송파 초등학교를 들려서 이제 석촌 초등학교로 가실 예정이시란다. 말씀을 듣고보니 너무나 존경스런 분이시다.

어디에 기거하시며 학교를 찾아다니시는지를 여쭸더니 "이제 서울지역만 조금 남았는데  매주 금요일에 충남 부여의 고향집에 내려 가셔서 글씨를 써가지고 일요일에 서울에 올라와서 여관 등에서 기숙을 하며 돌아다니고 있어" 하신다. 즉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학교나 관공서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찾아다니시며 효를 실천하도록 하는 산교육을 하고 계신 셈이다.

a 방문록 서명내용 각 학교를 비롯해 방문하시고 붓글씨 작품을 나누어 드리고 받은 방문 서명 내용이다.

방문록 서명내용 각 학교를 비롯해 방문하시고 붓글씨 작품을 나누어 드리고 받은 방문 서명 내용이다. ⓒ 양동정


꼭 학교만 방문하시는 것은 아니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어디나 들리시어 효사상 앙양을 위한 붓글씨등을 나누어 주시기도 하시고 봉사활동을 하시는 분들을 만나면 작품을 나누어 주시기도 하신단다. 이 얼마나 거룩한 일인가?


점심 식사라도 대접하고 싶었지만 선약이 있는 관계로 약간의 점심값을 드렸으나 극구 사양하신다. 사무실 차량을 이용해 석촌초등학교까지 모셔 드리도록 하였더니 고맙다는 말씀을 수차례 하시며 하얀 두루마기 자락을 펄럭이며 나서시는 뒷모습에서 어렸을 적 어렴풋이 기억나는 고향마을 서당의 훈장님의 모습이 떠오른다.

강태진 어르신, 오래오래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효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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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가는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의 역할에 공감하는 바 있어 오랜 공직 생활 동안의 경험으로 고착화 된 생각에서 탈피한 시민의 시각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진솔하게 그려 보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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