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전쟁붉은개미 한 마리에 8마리의 검정개미가 싸움을 벌인다.
최원석
조용한 산사에 한바탕 난리가 났습니다.
법당에서는 목탁소리가 울리고 사람들은 저마다 맡은 소임을 다하느라 어제와 다르지 않은 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소리 없는 전쟁이 터졌습니다. 총소리도 커다란 대포 소리도 나지 않습니다. 전쟁터라면 당연히 있어야 할 비명 소리도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수 많은 생명이 죽어가고 다친 이들은 고통에 몸부림 치고 있습니다. 지켜야 하는 이들은 결사적으로 막고, 빼앗으려는 이들은 그들 나름대로 치열하게 밀고 들어갑니다. 또 한국전쟁으로 일본이 특수를 누렸듯이 잇속을 챙기는 이도 있습니다.
강릉 성산면 보광리의 한 사찰에 서로를 죽이고 약탈하는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붉은 개미가 검정개미집을 습격한 것입니다. 보현사 주지스님이 방문을 나서다 문 앞에서 벌어진 난리를 보시고는 사부대중을 불러 모았습니다.
사람사는 세상이나 축생의 세계가 조금도 다르지 않고 한 가지라는 가르침을 주시기 위함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