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원정대 후원제도네이버 지식in에서는 3가지 주제의 지식원정대를 뽑아 각자 최고 200만원씩 지원하기로 하였다.
네이버
네이버 지식in 내에서 고수 이상의 등급이거나 디렉토리 에디터로 활동하고 있어야 하며, 지원금을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가, 그리고 세부적으로 어떠한 계획을 가지고 활동을 할 것인가에 대해 지원서를 써서 제출해야 했다. 그리고 기존에 자신이 쓴 답변 중에서 괜찮다고 생각하는 지식들을 스스로 10개 정도 선별하여 지원서에 첨부해야 했다.
선발 대상은 크게 3가지 군으로 나눠져 있다. 국내외 탐방, 물품기기 구입, 그리고 지식나눔이 그것이다. 지식나눔은 자신의 지식이나 활동 경력을 통한 경험을 가지고 주변의 어려운 이들에게 봉사활동 차원에서 지식 활동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번 심사는 네이버 운영진 뿐 아닌, 관련 분야의 전문적인 외부 인사들, 즉 PD나 교수, 배우, 여행가 등이 같이 참여하여 검토해 선발한다는 내용이었다.
아무래도 평범한 학생에게 200만원의 유혹은 뿌리치기 힘든 법. 게다가 고고학을 공부하는 입장에선 우리나라의 유적이나 유물을 하나라도 더 많이 봐두는 게 큰 도움이 된다. 여행을 좋아하여 늘 카메라를 들고 어디론가 떠나는 성격을 가진 나지만, 정작 금전적 여유는 충분치 않아 하루나 1박 2일 정도로만 계획을 잡고 깔짝깔짝 다니기 일쑤였기에, 이번 기회는 충분히 군침을 돌게 만들었다.
무료한 일상에 던져진 흥미로운 기회, 지식원정대 그럼 어디로 가는 게 좋을까? 이에 대해 고민하기에 앞서 답사에 동행할 학우들을 찾아 연락해보았다. 혼자 가기에는 심심하고, 또한 여럿이 가서 보면 더욱더 느낄만한 게 많기 때문이었다. 제일 먼저 연락한 상대는 오은석군. 고고학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고 지식도 많지만, 그만큼 다소 엉뚱한 면이 많은 친구였다. 이번 이벤트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고 의견을 물었다. 그리고 일단 신라의 고도인 경주 답사로 테마를 잡아보기로 결정하고, 그에 대한 일정을 짰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경주라는 아이템은 조금 약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경주는 좋은 아이템이긴 하지만 새로운 맛이 다소 적고, 식상하다는 느낌을 아무래도 저버릴 수 없었다. 그럼 어디가 좋을까? 백제도 좋지만 백제는 애초에 내가 다니는 대학교가 백제의 고도인 부여에 위치해있고, 이미 여러 번 답사를 다녔기에 굳이 이번 기회를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였다.
그럼 어디가...? 그때 번뜩 생각난 게 바로 가야였다. 가야는 삼국시대에 백제와 신라에 치여 살던 작은 나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다양한 문화를 가지고 번성하였고, 백제나 신라와도 경쟁하던 입장이었음이 서서히 밝혀지고 있다. 그리고 지방 자치단체에서도 이를 가지고 활발한 발굴 빛 보수, 정비 공사를 하여 다니기 좋게 해놓았기에 이곳이 가장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오늘날 가야의 유적지가 많이 남아있는 곳은 어디어디가 있을까? 이에 대해서는 가야를 구성했던 대표적인 나라인 금관가야, 아라가야, 대가야, 소가야를 기준으로 생각하였다. 금관가야는 오늘날의 김해, 아라가야는 함안, 대가야는 고령, 소가야는 고성에 위치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 외에도 여러 소국들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이 중에서도 가야연맹체를 이끈 맹주국은 금관가야와 대가야였기 때문에 이를 좀 더 중점을 두어 보기로 하였고, 금관가야에서 부산을, 대가야에서 남원을 추가하였다.
교통수단은 애초에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둘러볼 생각이었다. 그리고 두세 명과 함께 답사를 다닐 거라는 식의 세부계획을 정성껏 작성하였다. 그때 같이 답사를 가기로 한 정동귀군이 나에게 문득 이렇게 말했다.
"근데 대중교통으로 이용하기엔 많은 것을 보기 힘들지 않아? 렌트카를 이용하는 건 어떨까?"라고 하면서 운전병으로 전역한 같은 과 동기인 김사현군을 추천해 주었다. 결국 렌트카를 빌려 답사를 떠나기로 하고, 우리는 이를 추가하여 다시 세부적인 계획을 작성해 네이버에 제출하였다.
역사에서 잊혀진 철의 왕국, 가야로의 여행을 계획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