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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기간을 이용해 남몰래 도서지역 학생들에게 영어교육 봉사활동을 한 한 장병의 선행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육군교육사령부 근무지원대대 이승혁 일병(28).
1996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캘리포니아 주립대를 졸업하고 위티어 로스쿨l에서 법률학을 전공한 이 일병은 미국 시민권을 취득할 기회가 있었지만 이를 포기하고 올해 1월, 12년 간의 유학생활을 잠시 접고 군 복무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자진 입대했다.
늦은 나이에 군에 자진입대한다는 소식을 접한 주변 지인들이 이 일병을 말렸지만 평소 정치·사회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학업을 마친 후 조국에서 자신의 꿈을 펼칠 것이라 마음먹었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아들로 입대는 당연한 의무라고 오히려 지인들을 설득했다.
입대 후 첫 정기휴가를 앞두고 무엇을 할지 고민하던 이 일병. 이런 그의 고민을 단번에 해결해 준 일이 있었으니 바로 자신이 대학시절 활동했던 단체가 여름방학을 이용해 봉사활동을 위해 우리나라로 입국한다는 것이었다. 이 일병은 때마침 봉사활동 기간이 자신의 휴가기간이라는 사실을 알고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봉사활동에 참가하리라 결심했다.
그리하여 이 일병은 지난 7월 27일부터 4박 5일간, 고창여자중학교 영어캠프 교사로서 학생들과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처음 학생들을 만났을 때는 자신을 선생님이라 부르는 학생들이 낯설게만 느껴졌는데 나중에 헤어질 때는 너무 아쉬워 눈물이 났다고 했다. 이 일병의 마음을 알았는지 학생들도 헤어질 때 버스터미널까지 나와 이 일병을 배웅하며 "군인 선생님! 나중에 꼭 다시 만나요"라고 웃으며 인사를 해 주었다.
김진주(고창여중 2) 학생은 "때로는 선생님처럼, 때로는 오빠처럼 우리를 이끌어주었다"며 "휴가기간에도 이곳에 와 준 선생님이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이승혁 일병은 "휴가기간 중 학생들을 위해 보낸 4박 5일의 시간이 학생들과 내겐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며 "다음 휴가기간에도 꼭 봉사활동을 하며 추억을 쌓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인이라면 누구나 휴가를 기다린다. 그리고 그런 군대를 다녀온 사람은 누구나 첫 휴가에 대한 추억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 사회와 떨어져 지냈던 외로움과 그리움으로 친구들이나 가족들과 보내는 것이 대부분이다.
남을 위해 배려하는 것,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 아마도 그것은 이승혁 일병의 이야기가 아닐까? 이 일병처럼 우리 사회에 자신보다 남을 배려하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하는 기대를 해 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데일리안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9.08.12 09:25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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