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에 골프치신 사천시장님

등록 2009.08.27 20:39수정 2009.08.27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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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사천시장님

시장님은 나를 모르겠지만 나는 시장을 알고 있습니다. 고향이 사천이고 어머니와 형님, 동생 가족은 사천에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웃 동네인 진주 살고 있으니 시장님을 알 수밖에 없습니다. 시정을 잘 이끌고 계시다는 소식을 듣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시정을 잘 이끌어 주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오늘(27일) 시장님에 대한 소식을 접하고 섭섭함과 함께 분노가 여밀었습다. 이유는 시장님이 잘 아실 것입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때 골프를 친 뉴스 때문입니다. 특히 영결식과 추모행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골프를 쳤다고 했습니다.

김 시장님

김대중 전 대통령이 어떤 분인지 아실 것입니다. 그 분이 걸어온 삶은 '민주주의'와 '남북화해', 그리고 가난한 자와 소외된 자들을 위한 그 자체였습니다. 사실 김 시장님이 지역민들에 의해 사천시장에 당선한 이유는 그 분이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기 때문입니다. 군사독재정권은 지역민에게 단체장 선출권을 주지 않았습니다.

김 시장님과 김 전 대통령의 정치철학이 다릅니다. 그러니 소속 정당도 다릅니다. 하지만 정치철학과 소속 정당이 달라도 그 분은 대한민국 15대 대통령이었고, 민주주의와 남북화해를 위해 평생을 헌신한 거목이고, 거인입니다. 그랬기에 이명박 정부도 '국장'으로 마지막 가는 길에 예를 다했습니다.

그렇다면 국가의 녹을 먹고 있는 단체장이라면 마지막 가는 길에 예를 다하는 것이 시장님이 가져야 할 자세입니다. 비난이 일자 시장님은 다음과 같이 해명했습니다.


평소 당뇨가 있는데 의사가 걷는 운동을 많이 하라고 해서 매주 골프를 한다. 그날도 늘 하던 운동 삼아 한 것인데, 문제가 크질 줄 몰랐다. 보도처럼 영결식이 진행될 때 골프를 친 것은 아니다. 아침7시부터 시작해 낮12시 이전에 마쳤다."(오마이뉴스 <김수영 사천시장, 국장일 골프 파문... "당뇨 때문에 운동">-2009.08.27)

해명치고는 참 이해하기 힘듭니다. 당뇨 때문에 골프를 치는 것을 누가 뭐라고 하겠습니까? 운동을 한다는 데 뭐라고 하겠습니까? 하지만 그날은 대한민국 15대 대통령 김대중님의 국장입니다. 그렇다면 아침에 달리기와 걷기 운동으로 대신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늘 하는 운동인데 문제가 커질 줄 몰랐다고 하셨습니까? 이는 해명이 아닙니다. 변명에 불과합니다. 지나 가는 초등학생에게 물어보십시오. 전직 대통령 국장일에 기초단체장이 골프를 치는 것이 문제인지 아닌지 물어보십시오. 상식입니다.

시장님, 역지사지라는 말이 있습니다.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해보라는 말입니다. 이명박 대통령도 뙤약볕 아래에서 영결식에 참석했습니다. 다른 나라 사람들도 조문을 했습니다. 시민들도 마지막 가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보기 위해 수 만 명이 모였습니다. 지난 40년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던 거목이 마지막 가는 길에 한송이 국화꽃을 영정 앞에 놓기 위해 모였습니다. 눈물을 흘렸습니다.

골프 좀 쳤다고 이렇게까지 비판받아야 하느냐고 억울하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아닙니다. 골프를 친 일은 사과해야 할 일입니다. 이유는 김대중 전 대통령 업적을 논하지 전에 국장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날이 일요일이 아니었다면 임시 공휴일로 모든 국가기관은 국장에 대한 예를 다해야 합니다. 당연히 사천시장님으로서 국장을 치르는 날 골프를 칠 수는 없는 것입니다.

내 고향 동네 시장님이 골프를 쳤다는 것이 더 안타깝습니다. 고향에서 좋은 소식만 들려와야 하는데 이런 소식이 들려오니 화가납니다. 민주주의와 남북화해, 서민을 위해 평생을 살았던 그 분의 마지막 길을 예를 다하여 보내지 않은 것 사과하는 것이 시장님이 해야 할 일입니다.
#김대중 #김수영 #국장 #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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