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 풍경정치인들을 다양하게 그린 삽화를 보기만 해도 절로 웃음이 납니다.
이상미
전시관은 두 개의 테마로 구성되어 있었다. 한국 시사만화 100년을 개괄적으로 보여주는 섹션과 현재 한국의 각 신문에서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하는 시사 만화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섹션, 총 2개로 나뉘었다. 먼저 한국 시사만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섹션으로 발길을 향했다.
한국 시사만화는 일제에 대항해 현실을 비유하고 자유를 쟁취하려는 수단이었다. 신문의 태동기와 함께 시사만화도 함께 융성하는 발판을 마련하는 과정을 밟게 된다. 주변 강대국 사이에 껴서 세력 각축장이 되어버린 모습을 풍자하는 삽화가 전시되어 있어 약소국으로서 조선의 위치를 생각하게 했다.
시사만화는 일제 강점기를 거쳐 해방공간, 독재 정권을 아우르는 역사의 산 증인 역할을 해온 것이다. 보도기사와 사설은 검열의 대상이 되더라도 풍자와 유머를 바탕으로 하는 만평만큼은 정부의 눈길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목소리를 낸 흔적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경무대 똥지게 지는 분이요"라는 대사로 유명한 만화 '고바우 영감'도 그러한 훌륭한 작품 중 하나였다. 자그마치 1만 회를 넘어 연재한 다작이자 걸작이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은퇴를 아쉬워하는 만화를 그렸다는 박재동 화백의 그림들도 전시되어 있어, 한국 시사만화에 새 바람을 몰고 온 그의 위치를 짐작해 볼 수 있었다.
현재 활동하는 화백들의 작품을 전시한 섹션에서는 <한겨레>, <경향신문>, <오마이뉴스>, <미디어오늘>에서 볼 수 있었던 다양한 시사만화가의 작품을 전시해 놓았다. 미디어 오늘에 올렸던 '지팡이와 밀짚모자'는 특히 두 대통령을 떠나보낸 직후 내가 본 만평이라 기억에 크게 남아 있는 그림이다. 화백은 만화에 들어갈 단 두 줄의 말을 쓰기 위해 5시간을 고민했다 한다. 그 말의 무게를 언제나 잊지 않고 가슴 깊이 새기고 싶은 마음이다.
정치에 조금 관심 가지면, 보이는 재미가 두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