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복이 없다는데 어쩌죠? 스님께 물었다

복달라고 빌지 말고, 가진 것에 감사기도를 해라

등록 2009.09.09 17:04수정 2009.09.09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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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제가 가지고 있는 빚이 얼마인지 계산을 해봤습니다. 대충 알고는 있었지만 몰랐던 빚까지 나오니 생각외로 충격을 먹었습니다. 그러니 기운이 확 떨어지면서 매사에 짜증이 나는 겁니다. 또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갑자기 밀려옵니다. 


친정엄마가 분명히 나는 돈 복을 타고 났다고 했는데 빚이 이렇게 많다니. 그 점도 믿을 것이 못된다 싶습니다. 제가 그렇게 말하면 엄마가 그러지요. 니가 그나마 돈 복이 있으니 그렇게라도 살지. 그 의미속에는 여러 의미가 녹아 있음을 압니다. 하긴 엄마 말도 일리가 전혀 없는 소리는 아니네요. 일단 먹고 사니까^^ 

스님께 어떤 분이 복이 없다고 어떻게 기도하면 좋을지 스님께 여쭙는데 귀가 번쩍 뜨입니다. 과연 복이 없는 사람은 어떻게 세상을 지혜롭게 살면 좋을지 같이 들어보시죠. 

질문

복이 없다고 하는데 어떻게 기도하면 되는지요?  

법륜스님 법문 


누가 복이 없다고 했습니까? 이런 말을 점쟁이한테서 들었든 누구한테 들었든 간에 첫째 무시하면 됩니다. 그것은 그 사람 얘기입니다. 다른 사람 얘기에 내가 귀 기울여 마음 상할 필요가 없습니다. 어떻게 지나가는 사람 얘기를 다 듣고 따라 합니까? 

복이 없다는 말은 저축하는 중이거나, 과거의 빚을 갚는 중이다.


두 번째는 '복이 없다니 참 다행이다' 이렇게 생각을 바꿔보세요. 복이 없다는 것은 뭐예요. 열심히 일했는데 손에 쥐는 게 없다는 말이지요. 월급을 100만 원 받아서 90만 원은 저축하고 손에 10만 원밖에 안 남으면 당장 가진 것이 없으니 복이 없는 축에 들어가잖아요. 그러니 복이 없다는 것은 알뜰살뜰 저축을 하는 중이거나, 아니면 과거에 있었던 빚을 지금 갚는 중인 것과 같습니다. 그러니 복이 없다는 소리를 들으면 보시를 더 많이 하세요. 그래야 빚이면 빨리 끝나고, 저축이면 만기를 빨리 채워 목돈을 탈 수 있잖아요.

복이 없다는 말을 '내가 더 많이 베풀어야 되겠구나.' 이렇게 받아들이면 아무 문제가 안 됩니다. '돈이 없는데 어떻게 베풀까' 하고 돈의 량으로 생각하지 말고 있는 대로 성심성의껏 베풀어 보세요.

베푸는 마음을 내면 거지 근성이 없어지고 거지 근성이 없어지면 복을 논하는 것 자체가 없어져 버립니다. 복을 논하는 것은 다 거지 근성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얻겠다는 생각이 없으면 복을 뭣 때문에 논하겠어요.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문제입니다. 늘 '나는 가난하다, 나는 되는 일이 없다, 나는 뭔가 부족한 사람이다.' 이렇게 자기를 계속 부정적으로 보면 점점 나빠집니다. 늘 자기를 긍정적으로 보아야 얼굴도 밝아지고, 얼굴이 밝아져야 사람도 붙고, 또 복도 붙습니다. 긍정적으로 좋게 생각하고 미래에 대해서도 희망을 갖고 사는 게 좋습니다. 

부모가 가난에 대한 열등의식이 없으면 자식은 구김살없이 자란다.

가난한 집에서 자라도 엄마가 가난에 대한 아무런 열등의식이 없으면 아이들은 정신적으로 구김살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나 부잣집에 살아도 엄마가 늘 정신적으로 열등의식을 갖고 있으면 그 아이들 또한 열등의식을 갖게 됩니다. 여러분들의 마음에 여유가 있어야 인간관계도 좋아지고 재물도 붙는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질문하신 분이 수행자라면 어떨까요? 수행자는 재물이 안 붙는 게 좋습니다. 재물 복이 없으면 승려생활하기 좋은 조건입니다. 자식이 없다는 사주가 나와도 출가를 하면 아무 하자가 없습니다. 이런 사람이 스님 되면 사주팔자가 좋은 거예요. 다 좋은 조건만 가졌으니 훌륭한 스님이 안 되려고 해도 안 될 수가 없잖아요. 제가 이 말을 하는 것은 출가를 하라는 것이 아니라 본래 좋고 나쁜 게 없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것입니다. 부드러운 데는 솜이 제일이고, 날카로운 데는 칼이 제일입니다. '솜이 좋냐, 칼이 좋냐?' 이렇게 말할 수가 없습니다. 또 목이 아파서 말이 안 나온다면 묵언하는 데는 이보다 더 좋은 게 없습니다. 노력 안 해도 묵언이 저절로 되지 않습니까. 이렇게 어디에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다릅니다.

복이 없다고 복비는 기도 하지 말고, 가진 것에 감사하는 기도를 해라.

그러니 복이 없다고 생각해서 복 비는 기도를 하기보다는 지금 가진 것에 감사하는 기도를 하세요. '지금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베풀면서 살겠습니다.' 라고 하면 복에 매달리지 않게 됩니다. 그렇게 마음을 내시기 바랍니다.


부모가 가난에 대한 열등의식이 없으면 자식은 구김살없이 자란다는 말에 100% 긍정입니다. 많이 가져도 늘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집을 열채 가지고 있어도 열 한채 가진 사람을 부러워하거든요. 그러니 재벌들의 재산싸움이 생기는 것이겠지요.

그렇게 싸울 재산이 없어 다행인가^^

사실 가진 것에 여유가 없으면 남을 돌아볼 마음이 안생기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보시는 가진 자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없어도 할 수 있는 것을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이 바로 "무재칠시(無財七施)"라고 합니다.

첫째, 화안시(和顔施):얼굴에 화색을 띠고 부드럽고 정다운 얼굴로 사람을 대하라.
둘째, 언사시(言辭施):사랑 칭찬 격려 위로 등 따뜻하고 부드러운 말로 사람을 대하라.
셋째, 심  시(心  施):착하고 어진마음을 가지고 사람을 대하라.
넷째, 자안시(慈眼施):부드럽고 자비로운 눈빛으로 편안하게 사람을  대하라.
다섯째, 신  시(身  施):예의바르고 공손한 자세로 친절하게 사람을 대하라.
여섯째, 상좌시(床座施):노약자나 지치고 힘든 사람들에게 자리를 양보하라.
일곱째, 방사시(房舍施):머물 곳이 없는 사람에게 장소를 제공하여라.

부드럽게 웃기만 해도 세상을 위한 보시가 된다니 전 오늘도 웃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다음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정토회 #즉문즉설 #법륜스님 #무엇이든 물어라 #무재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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