巖(암), 바위처럼 살아가 보자

한자로 보는 세계(25)

등록 2009.09.17 12:14수정 2009.09.17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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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남 덕풍골 제의유적(산의 꼭대기에 위치해 자연 암반 위에 커다란 바위가 서로 맞대어 있거나 겹쳐 있는 모습)
하남 덕풍골 제의유적(산의 꼭대기에 위치해 자연 암반 위에 커다란 바위가 서로 맞대어 있거나 겹쳐 있는 모습)새사연

바위처럼 살아가 보자
모진 비바람이 몰아 친대도
어떤 유혹의 손길에도
흔들림 없는 바위처럼 살자꾸나

바람에 흔들리는 건
뿌리가 얕은 갈대일 뿐
대지에 깊이 박힌 저 바위는
굳세게도 서 있으리


우리 모두 절망에 굴하지 않고
시련 속에 자신을 깨우쳐 가며
마침내 올 해방세상 주춧돌이 될
바위처럼 살자꾸나

내가 사는 곳은 경기 하남시 덕풍동이다. 중부고속도로 쪽으로 10여분 걸으면 덕풍골이라는 높지 않은 산이 나오는데 아내와 함께 자주 산책을 한다. 덕풍골에는 특히 바위가 많은데 모두 신비스럽다. 수십 억 년을 그 자리에 버텨온 바위를 바라면서 항상 기도한다. '바위처럼' 살게 해 달라고! 항상 자리를 묵묵히 지키면서 세상 풍파에도 변하지 않는 바위처럼 굳건히 살게 해 달라고 빈다.

동부여의 금와왕이 바위에서 나왔다는 신화, 고구려가 국내성으로 천도한 후 수호신으로 삼은 尉那岩(위나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고인돌(고향인 전북 고창의 고인돌군이 특히 유명하다), 전국 각지에 산재한 男根石(남근석) 이나 女陰石(여음석) 등을 볼 때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바위를 숭배하였음을 알 수 있다. 하남시 덕풍골에 있는 제의 유적은 바위를 숭배 대상을 삼았음을 여실히 알 수 있다. 巖(바위 암)과 관련된 자는 이런 바위를 숭배하는 제의 의례와 관련이 있다.

 敢(감) 嚴(엄) 巖(암)
敢(감) 嚴(엄) 巖(암)새사연

敢(감)의 금문

敢의 옛 자형을 보면 손(攵)으로 솔(彐)을 쥐고 그릇(甘(감)) 에 담긴 술을 묻혀 의례 장소를 정화하는 모습니다. 이런 일은 두려운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행하였다. 두려운 일을 해내므로 '감히'의 뜻을 갖는다. 勇敢(용감)


嚴(엄)의 금문

신이 머무른다고 생각했던 바위가 많은 언덕에서(厂 언덕 한) 신주단지(ㅂ)를 두 개 나란히 하고 신을 부르는 의례를 엄숙하게 행하는 것을 嚴이라 한다. 尊嚴(존엄)


巖(암)의 소전

신이 머무르는 바위가 山(산)에 있으므로 巖(암)은 바위를 뜻한다. 岩(암)은 속자이다. 巖石(암석)

瞰(볼 감)은 의례 장소를 정화하고(敢) 신의 뜻을 살피는(目) 모습이다. 높은 바위에서 행한 의례이므로 (높은 곳에서) '보다'는 뜻을 갖는다. 鳥瞰圖(조감도)

민주주의가 뒤로 가는 요즘이다. 미디어법 개정으로 인해 조중동 신문과 재벌이 방송까지 지배할 수 있는 길이 트였다. 힘없고 가난한 철거민들은 맞아 죽는데 돈 많고 권력을 가진 사람은 더욱 더 많은 것을 가진다. 성서에 '너희가 외치지 않으면 돌들이 외치리라'고 한다. 돌들이 외치기 전에 이 탐욕스런 인간들의 역주행을 막아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김점식 기자는 새사연 운영위원이자, 현재 白川(시라카와) 한자교육원 대표 강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자 해석은 일본의 독보적 한자학자 시라카와 시즈카 선생의 문자학에 의지한 바 큽니다. 이 기사는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http://saesayon.org)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김점식 기자는 새사연 운영위원이자, 현재 白川(시라카와) 한자교육원 대표 강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자 해석은 일본의 독보적 한자학자 시라카와 시즈카 선생의 문자학에 의지한 바 큽니다. 이 기사는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http://saesayon.org)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바위처럼 # 巖(바위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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