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09.09.22 11:27수정 2009.09.22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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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저녁. 게다가 제법 많은 양의 가을 빗줄기가 내리는 숲 속 무대. 왠지 을씨년스러운 기운마저 감도는 이곳에서 공연이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곤 사실 생각하지 못했다.
대부분 공연무대는 주말과 일요일 '대목' 공연 이후 월요일은 휴관한다. 그래서 관객 입장에선 낯이 설법도 한, 월요일 저녁 공연 무대. 하루종일 내리던 비까지, 발걸음을 망설이게 했다.
며칠 전 이 공연에 대한 일정을 확인하고 꼭 참석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한국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인도 전통문화 공연이라는 주제와 어린이대공원 능동 숲 속 무대라는 장소가 호기심을 자극했다.
예정된 공연시간도 1시간 정도로 부담스럽지 않고, 무료로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이었다. 가을비 내리는 월요일 저녁 긴가민가하는 마음에도 굳이 공연장을 찾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비 내리는 월요일 저녁 숲 속 공연장, 그래도 무대는 열린다
숲 속 공연장은 생각보다는 무척 넓었다. 수천 명은 족히 수용할 만한 공간이었다. 가을비가 내리지 않았다면 관객들로 붐볐을 객석은 빈 공간이 너무 많았다. 어렵지 않게 관객수를 세어볼 수 있을 정도의 관객들. 그러나 공연은 소수의 관객, 빗줄기 속에서도 예정대로 진행되었다.
공연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무대 바로 밑에서 공연을 지켜보는 동안 연주자나 무용수들의 열정적인 모습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비가 내리는 좋지 않은 날씨와 소수의 관객들에 아랑곳 하지 않고 열정적으로 표현되는 춤사위와 연주는 일품이었다. 역시 '프로'라는 느낌이 들었다.
공연은 인도 동부지역에 위치한 이라사 주에서 기인한 고전무용 '오디시(Odissi)'로 시작했다. 이어 중세시대 페르시안과 무슬림 전통의 영향을 받은 인도 북.중부 지역에서 기원한 무용 '까딱(Kathak)'의 공연으로 이어졌다.
다양한 신체의 움직임과 타악기 소리의 절정을 보여 준 인도 북.동부 마니푸르 주에서 기원한 '풍 & 도올촐람', 동부 인도의 부족 전통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 서 벵갈의 가면무용 '차우', 고전과 민속음악이 합쳐진 인도의 다양한 지역의 드럼과 관악기로 구성된 오케스트라 합주로 공연은 마무리되었다. (동영상 참고)
이 공연무대는 '페스티발 오브 인디아(Festival of India)'로 주한인도대사관이 주최했다. 무대에 오른 공연단은 미국 등 여러나라를 순회하며 공연을 펼쳐 온 전문 공연단들이다. 절제된 듯한 동작과 자유분방한 춤사위가 함께 어울린 이번 무대는 35명의 출연진들이 인도 전통문화 공연을 펼쳤다.
가을 빗줄기 속에서 1시간으로 압축한 인도 전통문화 '엑기스'
최근 들어 인도 영화인 '블랙'이 지난 8월 27일 개봉한 이후 9월 현재까지 관객 81만명을 동원해 나름 흥행에 성공했다고 한다. 국내에는 인도 사람들이 그리 많지않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에 대해 인도 언론에서도 자국 영화의 한국 내 흥행성공을 관심있게 보도했다는 후문도 들린다.
이날 가을비 내리는 숲 속 무대와 관객석에서 만났던 '평소 보기 힘들었던' 인도 사람들. 같은 인도 사람들임에도 얼굴 유형이 조금씩 다른 경우가 있었다. 서구인을 빼닮은 사람, 동남아시아인에 가까운 얼굴, 또는 흑인에 가까운 피부색이 좀 더 진한 사람 등.
넓은 지역적인 배경을 바탕으로 조금씩 다른 그들의 얼굴처럼, 지리적으로 다양한 전통과 문화가 남아있는 인도의 향취를 짧은 시간이나마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가을비 내리는 가로수 불빛아래 대공원 숲 속 길을 탐방할 수 있었던 것도 정취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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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estival of India ⓒ 유태웅
▲ Festival of India
ⓒ 유태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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