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아시아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웃사촌"

26~27일, 안성과 여주에서 새터민.이주노동자 문학축전

등록 2009.09.23 15:48수정 2009.09.23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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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보이 공연 함께 사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문학예술의 힘으로 ⓒ 이종찬

▲ 비보이 공연 함께 사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문학예술의 힘으로 ⓒ 이종찬

 

"통한다는 말, 이 말처럼 / 사람을 단박에 기분 좋게 만드는 말도 드물지 / 두고두고 가슴 설레게 하는 말 또한 드물지 // 그 속엔 어디로든 막힘없이 들고나는 자유로운 영혼과 / 흐르는 눈물 닦아주는 위로의 손길이 담겨 있지 // 혈관을 타고 흐르는 붉은 피도 통한다 하고 // 물과 바람과 공기의 순환도 통한다 하지 않던가"-손세실리아 '통한다는 말' 몇 토막

 

21세기에 접어들면서 탈북자와 이주노동자가 점점 늘고 있다. 아울러 이들에 대한 정부의 배려와 지원은 물론 이들을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우리 사회의 따뜻한 사랑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때다. 이는 이제 우리 사회도 우리 전통문화만 뻑뻑 우길 것이 아니라 다문화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는 그 말이다. 

탈북자와 이주 노동자. 이들 문제는 이제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까지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듯하다. 탈북자들이 자본주의 사회를 잘 이해하지 못해 사회 적응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가 하면 한국 영주권을 얻기 위해 눈속임 결혼을 한 뒤 가정을 깨고 떠나버리는 이주노동자들도 가끔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탈북자들과 이주 노동자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이들은 우리들 생각처럼 단지 '식의주' 해결을 위해서만, '코리안드림'만 꿈꾸며 이 땅을 밟은 것은 아니다. 이제 이들도 이 땅에서 어엿한 가정을 꾸리고 있고, 우리 사회를 이끌어 나가는 떳떳한 한 구성원이 되고 있다. 그 숫자는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한국문학평화포럼>이 올해 새터민과 이주노동자를 위한 문학축전을 10차례나 여는 것도, 이념이 다르다고, 피부색이 다르다고, 이들을 무조건 왕따시키지 말고 '우리는 아시아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웃사촌'으로 받아들이자는 뜻에서임에 틀림없다. 손세실리아 시인이 쓴 '통한다는 말'이란 시도 이러한 깊은 뜻이 담겨 있는 게 아니겠는가. 

 

함께 사는 아름다운 세상, 문학예술의 힘으로 가꾼다

 

"2009년에는 총 10회 중 5회는 새터민(북한이탈주민) 교육기관인 안성 하나원과 양주 하나원분원 강당에서 <새터민 문학축전>을 개최하고, 나머지 5회 행사는 경기도 여주, 안산, 부천, 오산, 전남 해남 등지에서 이주노동자와 다문화가족 및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문학축전을 개최합니다."-'초대의 글' 몇 토막

 

지난 2004년부터 희망, 상생, 평화를 화두로 내걸고 한반도 곳곳과 해외에 있는 소외 받고 상처받은 땅을 찾아 40여 차례의 문학축전 행사를 치른 <한국문학평화포럼>. 이들은 지난 8월 1일과 22일 안성과 양주에서 새터민 문학축전을 연 데 이어 오는 26일(토)과 27일(일) 이틀 동안 안성 새터민 문학축전과 여주 이주노동자 문학축전을 잇따라 펼친다.

 

한국문학평화포럼(회장 김영현)은 23일 "한국문학의 참다운 현장성을 복원하고, 함께 사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문학예술의 힘으로 보여주기 위해 2004년도부터 5년 연속 전국 각지의 상처 받고 소외받은 현장을 찾아 문학축전을 펼쳤다"며 "행사 개최 6년차인 2009년도에는 새터민과 이주노동자를 중심으로 총 10회에 걸쳐 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한국문학평화포럼 이승철(시인) 사무총장은 "오는 26일 오후 2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안성시 삼죽면에 있는 '하나원' 대강당에서 '제3회 안성 새터민 문학축전'을, 다음날인 27일 오후 2시부터 약 2시간 동안 경기도 여주 신륵사 야외무대에서 이 지역 이주노동자와 지역민들을 대상으로 '제4회 여주 이주노동자 문학축전'을 연속 개최한다"고 말했다. 

 

올해 10차례 열리는 문학축전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통일부 하나원이 주최하고, 한국문학평화포럼이 주관하는 행사다. 협찬은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 한미약품 후원, 실천문학사, 화남출판사, 작가출판사, 산하출판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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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인과스스로춤모임 2009년도에는 새터민과 이주노동자를 중심으로 총 10회에 걸쳐 행사를 개최한다 ⓒ 이종찬

▲ 김기인과스스로춤모임 2009년도에는 새터민과 이주노동자를 중심으로 총 10회에 걸쳐 행사를 개최한다 ⓒ 이종찬

 

이산가족의 한과 슬픔, 문학예술로 치료한다

 

"우리는 신산고초의 삶을 안은 채 또 하나의 조국인 남쪽으로 찾아온 새터민들의 삶을 냉전 이데올로기적 시각이 아닌, 인간의 문제로 따뜻하게 포용함은 물론, 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고통을 겪고 있는 이산가족의 한과 슬픔을 문학예술의 힘으로 치유하고자 한다. 우리는 이 행사를 통해 남북의 화해와 상생을 모색하고, 한반도 평화문제를 공유하고자 한다"-'초대의 글' 몇 토막

 

오는 26일(토) 오후 2시, 경기도 안성시 삼죽면 하나원 대강당에서 열리는 제3회 안성 새터민 문학축전은 작가 김영현(한국문학평화포럼 회장)의 인사말 및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서울예대 무용과 '김기인과스스로춤모임'의 평화춤 공연이 이어진다. 사회는 작가 강기희, 총연출은 시인 이승철(한국문학평화포럼 사무총장). 

 

평화시낭송 첫 번째 순서에는 시인 장석주, 박정수, 김진이 무대에 나와 북녘에 고향을 둔 채 남녘으로 내려온 새터민들 가슴 깊숙이 못 박혀 있는 이산가족의 슬픔과 한을 달래는 시를 차례대로 낭송한다. 이어 차진희(한국아코디언협회 회원) 아코디언이 나와 남북평화를 갈구하는 가락을 연주한다.

 

평화시낭송 두 번째 순서에는 시인 이덕규, 서안나, 나해철이 무대에 나와 냉전 이데올로기로 갈라진 남북 현실을 평화란 두 글자로 아우르는 평화시를 낮게 흐르는 음악에 맞춰 또박또박 읊는다. 이어 성악가 박선욱(시인, 바리톤)이 새터민에게 바치는 평화노래, T.I.P Crew 쇼비보이의 비보이춤, 가수 인디언수니가 북녘에 띄우는 평화노래를 부른다.

 

한국 사회의 새 이웃, 이주노동자와 아름다운 미래를...         

 

"이번 행사는 이주노동자들을 자본주의 사회 안에서 고통 받고 있는 아시아의 민중으로, 또한 행복한 삶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 한 인간으로 따뜻하게 바라보면서 경계와 울타리를 뛰어넘어 그들에게 수평적 연대의 마음을 전해주고, 우리 사회의 또다른 이웃으로 자리 잡은 이주민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호소하기 위한 자리이다"-'제4회 여주 이주노동자 문학축전' 인사말 몇 토막

 

오는 27일(일) 오후 2시, 경기도 여주읍 신륵사 관광지 야외무대에서 열리는 '제4회 여주 이주노동자 문학축전'은 <한국문학평화포럼>과 여주이주민지원센터(대표 장세영 신륵사 주지스님)가 공동주관하는 행사다. 이 자리에서는 한국사회의 새 이웃으로 등장한 이주노동자과 다문화사회의 아름다운 미래를 이야기한다. 사회는 강기희, 총연출은 이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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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인디언 수니 한국 사회의 새 이웃, 이주노동자와 아름다운 미래를... ⓒ 이종찬

▲ 가수 인디언 수니 한국 사회의 새 이웃, 이주노동자와 아름다운 미래를... ⓒ 이종찬

 

이번 행사는 여주 이주민 풍물패 '화통'의 길놀이를 시작으로 시인 홍일선(한국문학평화포럼 부회장)의 인사말 및 기조강연, 신륵사 주지 장세영(여주 이주민지원센터 대표) 스님의 축사, 장순향한반도춤패의 한국 전통춤, 이사부예술단(단장 심원섭, 매니저 정토)의 심포니아 공연이 잇따라 펼쳐진다.

 

평화시낭송 첫 번째 순서에는 시인 공광규, 박홍점, 김나영이 나와 21세기 들어 부쩍 늘어난 이주노동자들의 고된 삶과 새로운 희망을 노래하는 시를 읊는다. 이어 서울예대 무용과 김기인과스스로춤모임의 한국 현대춤, 아코디언 차진희(한국아코디언협회 회원)의 평화 아코디언 연주가 이주노동자들의 가슴 저 밑바닥을 부드럽게 어루만진다.

 

평화시낭송 두 번째 순서에는 시인 김동환, 문숙, 이원규가 나와 새롭게 우리 이웃으로 다가온 이주노동자들에게 '우리는 아시아를 함께 살아가는 민중'이며, 다문화를 함께 가꾸어가야 하는 동반자라는 뜻이 담긴 시를 낮게 흐르는 음악에 맞춰 읊는다. 이어 가수 김현성의 이주노동자에게 바치는 노래, T.I.P Crew 쇼비보이의 비보이 춤 공연이 펼쳐진다.

 

<한국문학평화포럼> 홍일선 수석 부회장은 "행사가 끝나면 새터민들과 이주노동자들에게 출판사 협찬의 우수 도서를 특별 증정하는 시간도 가질 예정"이라며 "26일 안성 새터민 문학축전에 참가하려는 분은 보안시설인 관계로 이름, 주소, 주민번호, 연락처를 한국문학평화포럼(02-730-6820/ 010-3442-1902)에 미리 알려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문학평화포럼>이 앞으로 펼칠 '희망 ․ 평화 ․ 상생을 위한 2009 문학축전'은 10월10일 제5회 안산 이주노동자 문학축전, 10월 18일 제6회 부천 이주노동자 문학축전, 10월24일 제7회 양주 새터민 문학축전이다. 이어 11월 7일에는 제8회 해남 이주노동자 문학축전을, 11월 21일 제9회 오산 이주노동자 문학축전을, 12월 5일 제10회 안성 새터민 문학축전을 끝으로 올해 행사가 마무리된다.

덧붙이는 글 | <유포터>에도 보냅니다

2009.09.23 15:48 ⓒ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유포터>에도 보냅니다
#한국문학평화포럼 #새터민 이주노동자문학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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