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09.09.27 11:18수정 2009.09.28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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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 원권 지폐가 발행된 지 얼마지나지 않았다.
고액권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가운데 5만 원 입체형 부분노출은선 사이에 틈이 벌어진다는 우려와 위조지폐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이런 일각의 지적에 대해 한국은행은 "제조공정상 오류가 아니며 인위적으로 지폐를 훼손할 경우 일어나는 현상"이라 설명하고 위폐의 발생에 대해서도 띠형 홀로그램, 입체형 부분 노출은선, 가로확대형 기번호, 색변환잉크, 숨은 그림, 돌출은화, 요판잠상 등 12가지의 위폐방지시설이 되어 있어 안전하다고 했다.
지난번에 현미경으로 확대해본 부분노출은선은 훼손될 우려가 상당히 커보였는데 인위적인 훼손이 아니더라도 사용중 은선이 잘못될 확률이 상당히 커보였다. 그때 이곳저곳 둘러보다 눈에 띈 것이 또 하나 있었으니 그것은 육안이나 돋보기로도 잘 보이지 않는 화폐속 인물의 옷속에 숨겨진 글자였다.
오만 원권 여기저기를 둘러보다 신사임당의 옷속에서 ㄱ,ㄴ,ㄷ,ㄹ 등 한글 자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사진에 보여지는 것처럼 목선아래 노란색 줄부분에 나란히 자음이 쓰여져 있었다.
현미경으로 확대해 보았다.ㄱ,ㄴ,ㄷ,ㄹ,ㅁ,ㅂ,ㅅ,ㅇ,ㅈ,ㅊ,ㅋ,ㅌ,ㅍ,ㅎ 등 14자가 쓰여져있고 다시 ㄱ,ㄴ,ㄷ,ㄹ이 반복되어 있었다.
그동안 지폐를 꼼꼼히 살펴보면서도 정작 옷속에 한글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그렇다면 다른 지폐에도 똑같이 한글이 숨어있을까?
만원 지폐속 세종대왕의 옷을 현미경으로 확대해보았다. 지폐속 노란선 부분에 역시 한글이 표기 되어 있었다.
그런데 오만 원권 신사임당의 옷속에 있는 한글과는 확연하게 다른 점이 있었다. 바로 소멸된 한글이 숨어있는 것이었다.
사진에서 보여지는 "ㆁ"은 최초 한글이 만들어졌을 때 28자였던 자모가 24자로 줄어드는 과정에서 소멸된" ., ㅿ, ㆁ, ㆆ"중의 하나였다. 옛이응 받침인 이 글자는 16세기 중엽에 'ㅇ"으로 바뀐 글자다.
"ㅿ"은 반치음. 영어의 [ z ]에 해당하는 소리로 15세기 - 16세기에 걸쳐 사용되다 점차 사라진 글자고 " ·(아래 아) "는 ㅏ와 ㅗ의 중간음으로 가장 늦게 까지 쓰이다 1933년 완전히 사라진 글자인데 아직도 제주도 방언에 그 흔적이 남아있다고 한다.
"ㆆ(여린 히읗) 역시 15세기 중엽에 소멸된 것으로 된소리의 부호로 사용되었던 글자였다.
신사임당에게서 보여지던 한글 자음과는 달리 만원권 지폐의 세종대왕의 옷속에는 소멸문자와 한글자음 그리고 모음도 보였다.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뜻을 기리려는 의도가 숨어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천 원권의 퇴계이황과 오천 원권의 율곡 이이에게도 한글이 숨어있을까 궁금해졌다. 그런데 두 지폐에서는 "bank of korea"라는 영문 표기만 반복되어 있었다.
그동안 대수롭게 여기고 사용하던 지폐 속에 우리가 알지 못하는 비밀들이 숨어있는 것 같아 정말 흥미롭게 관찰할 수 있었다.
지폐속에 내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무엇이 있을까 궁금증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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