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품었던 꿈은 몽상일까?.

<노무현 대통령 못다 쓴 회고록 성공과 좌절>

등록 2009.09.28 09:52수정 2009.09.28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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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노무현 재단 설립 떡케잌 커팅 저들과 함께하는 시민들이 역사의 물줄기를 바로 세울 수 있을까

노무현 재단 설립 떡케잌 커팅 저들과 함께하는 시민들이 역사의 물줄기를 바로 세울 수 있을까 ⓒ 이명옥

▲ 노무현 재단 설립 떡케잌 커팅 저들과 함께하는 시민들이 역사의 물줄기를 바로 세울 수 있을까 ⓒ 이명옥

나의 실패가 여러분의 실패는 아니다.

 

나의 실패를 진보의 좌절, 민주주의의 좌절이라고 말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그런 사고는 역사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회과학도 과학이라면 인과관계를  과학적으로 따져야 할 것이다.

또 하나의 영웅사관은 넘어서야 한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갈 길을 가야 한다.

몽땅 덮어씌우려는 태도도 옳은 것이 아니지만 노무현을 과감하게 버리지 못하는

것도 극복해야 할 자세이다.

여러분은 여러분이 할 일이 있고  역사는 자기의 길이 있다.

또 정치의 성패가 도덕성 하나에 의지하는 것은 아니다.

도덕성이 중요하다. 그러나 그 하나에 매달려서 스스로를 옭아매는 것은 민주주의의 미래를 위해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민주주의는 탐욕으로 탐욕을 제어하는 시스템이다.

 

 

실패한 이야기가 거름이  되기를 바란다.

 

실패는 당하는 사람에게는 뼈아픈 고통이다. 그것도 회복이 가능하지 않은 실패인 경우에는 죽음과 다름이 없는 고통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실패 이야기는 약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타산지석이라는 말이 생겼을 것이다. "실패는 낙담을 낳을 수 있다. 그러나 실패는 우리를 더욱 강하고, 유연하며, 현명하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유러피언 드림- 제레미 러프킨 496쪽)

a 성공과 좌절 노무현 대통령 못다 쓴 회고록

성공과 좌절 노무현 대통령 못다 쓴 회고록 ⓒ 학고재

▲ 성공과 좌절 노무현 대통령 못다 쓴 회고록 ⓒ 학고재

전에 여러 번 고백했듯이 나는  참여 정부 100일 만에 정부에 의한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접었다.  용산 기지반환 문제, 새만금, 한미 FTA, 이라크 파병, 등의 일이 불거질 때마다  더해가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데 노무현 대통령 못다 쓴 회고록에서  자신은 실패한 대통령이니 자신을 고감히 버리고 우리들의 길을 가라는 글귀에 그만 가슴이 울컥했다.

 

인간은 자존심에 상처를 받을 때 가장 힘들어 한다. 노무현 대통령처럼 자의식이 강한, 더구나 한 나라의 대통령이었던 사람이 국민들에게 실패나 좌절의 경험을 솔직하게 털어 놓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 앞에 자신의 실패와 좌절의 경험을 솔직하게 고백했고, 우리에게 그 실패와 좌절을 넘어서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용기를 지녔다.

 

내가 잘 모르던 부분, 그가 고뇌하던 부분, 그가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와 함께 가꾸어 가고자 했던 '사람 사는 세상'에 대한 꿈, 한 인간이 꿈꾸던 성공과 좌절의 기억이 <성공과 좌절>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물론 미완으로 남겨진 책이라  '시대는 한 번도 나를 비껴가지 않았다'라는 1부는 제목과 얼거리만 있는 경우가 많다. 2부 '참여정부 5년을 말하다'에서는 비교적 자세하게 참여정부 전반에 걸쳐 평가와 아쉬움을 토로한다. 3부 '한국정치에 대한 단상'에서는 한국정치에 대한 고언과 시민주권시대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다

 

a 노무현의 꿈 노무현 대톨령의 성공과 좌절의 경험이 그대로 녹아있다.

노무현의 꿈 노무현 대톨령의 성공과 좌절의 경험이 그대로 녹아있다. ⓒ 이명옥

▲ 노무현의 꿈 노무현 대톨령의 성공과 좌절의 경험이 그대로 녹아있다. ⓒ 이명옥

 

 역사의 발전이라는 것, 다시 말해서 역사의 발전을 위해 그 사회의 제도와 문화를 개혁한다는 것은 대통령 한두 사람의 힘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우선 정치적으로 판이 잘  짜여져야 하고 그 다음에 그것을 강력하게 뒷받침해줄 수 있는 국민적 요구가 있고 그런 변화가 순조롭게 이루어질 수 있는 여러 가지 주변 상황이 함께 어우러져야 합니다. 그럴 때 역사의 큰 진보가 가능한 것입니다. 대통령을 뽑아놓고 그 대통령이 모든 것을 다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한, 우리는 항상 결과에 실망하게 됩니다. 실망하는 것 외에 다른 것은 없을 것입니다.

 

만일 정치권력으로 무엇을 하려고 한다면 한 사람의 대통령을 만들 것이 아니라 그 사회의 중심이 되는 정치세력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가치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흐름을 만들어야 합니다. 물론 전 국민이 그렇게 하기란 불가능합니다. 이율곡은 십만양병설을 주장했습니다. 그때 조선의인구가 1,000만 명이었다고 가정한다면 전 국민의 일 퍼센트로 국가를 지키는 방패를 만들자는 것 아니었겠습니까?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일 퍼센트의 국민이 확고하게 역사의 발전에 대해 전략적 사고를 하고 있다면 아마 무서운 힘이 될 것입니다.

                                                          

역사의 진보와 발전은 대통령이나 정당의 힘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일 퍼센트만이라도 깨어있는 시민의식으로 역사의 향방을 지켜보고 함께 이끌어가는 파수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입으로 비판을 하는데 동참하기는 쉽지만 불이익과 신체적 위험을 감수하며 행동에 동참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행동하는 양심으로 깨어나지 않으면 역사는 제자리걸음, 아니 퇴행을 거듭할 수밖에 없다.

 

이제 우리는 결단의 순간에 와 있는 셈이다. 실패와 좌절을 곱씹으며 주저앉을 것인가, 실패와 좌절을 극복하고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어 갈 역량을 키울 것인가. 자기 자신 외에는 그 누구도 진실을 답할 수도 알 수도 없다.

 

a 노무현 재단 로고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은 바로 시민들이다.

노무현 재단 로고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은 바로 시민들이다. ⓒ 이명옥

▲ 노무현 재단 로고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은 바로 시민들이다. ⓒ 이명옥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 재단'이 설립되었다. 여러가지 사업 계획이 있지만 내가 가장 관심있게 본 분야는 시민정치 교육에 관한 분야다. 그가 이루고자 했던 진보, 그가 만들고자 했던 사람이 사람처럼 대접받는 사회를 만들려면 시민 스스로 자각하고 연대하는 길 밖에 없어 보인다. 단  일 퍼센트만이라도.

 

"사람답게 대우받는, 사람 노릇을 하는, 사람이 돈과 시장의 주인 노릇을 하는, 그런 세상을 만들고 싶었다."

 

어쩌면 너무 낭만적이었던 한 전직 대통령이 꿈꾸던 세상은 실현 불가능한 몽상에 불과한 것일까?

2009.09.28 09:52ⓒ 2009 OhmyNews

성공과 좌절 - 노무현 대통령 못다 쓴 회고록

노무현 지음,
학고재, 2009


#노무현 성공과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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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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