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거래 롯데마트·이마트에 농안기금 200억 지원

[국감자료] 작년 불공거래업체로 적발돼... 강기갑 "농안기금 회수해야"

등록 2009.10.01 11:18수정 2009.10.0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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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불공정거래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된 대형유통업체들이 농산물가격안정기금(농안기금)에서 200억 원을 지원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이 농수산물유통공사와 공정거래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검토한 결과, 지난해 불공정거래행위업체로 적발된 (주)롯데쇼핑(롯데마트)과 (주)신세계(이마트)가 올해 각각 100억 원씩을 지원받았다.

수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업체들에게 '소비자 산지 협력자금'이라는 명목으로 각각 100억 원씩을 지원한 것은 '대기업에 주는 특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불공정거래 유통업체 롯데마트-이마트에 총 200억원 지원

최근 3년간 불공정거래행위로 적발된 유통업체는 19개에 이른다. 이 가운데 (주)이랜드리테일(이랜드월드)가 5건으로 가장 많고, (주)롯데쇼핑(롯데마트, 롯데백화점) 4건, (주)신세계(이마트, 신세계백화점) 3건의 불공정거래행위가 적발됐다.

2008년의 경우, (주)신세계는 납품업자 매출정보 부당취득과 판촉사원 파견 강요, 부당반품 등으로, (주)롯데쇼핑은 납품업자 매출정부 부당취득과 경쟁백화점 입점 방해, 부당반품 등으로, (주)이랜드리테일은 서면계약 미체결 등으로 시정명령을 받았다.

특히 (주)롯데쇼핑과 (주)신세계는 시정명령과 함께 각각 7억 7500만 원과 3억 20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주)롯데쇼핑과 (주)이랜드리테일은 2007년에도 판촉비용 강요 등으로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다. (주)이랜드리테일은은 3억 80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이렇게 지난해 공정거래위에 의해 불공정거래행위가 적발된 일부 업체들이 올해 농수산물유통공사로부터 '소비지 산지 협력자금'이라는 명목으로 각각 100억 원씩 거액의 농안지금을 지원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7월말 현재 '2009년 융자사업 지원내역'(농수산물유통공사)을 보면, (주)롯데쇼핑(롯데마트)과 (주)신세계가 '소비자 산지 협력자금'으로 각각 100억 원씩을 지원받은 것으로 나와 있다. (주)뉴코아도 같은 명목으로 85억 원을 지원받았다.


농안기금이란 농산물 수급안정과 유통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지금을 말한다. 농안기금 지원사업에는 가공수매·저장수매, 공판장운영활성화, 도매시장 출하 촉진, 생산자조직, 시군유통회사운영활성화, 소비자 산지 협력(직거래)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소비자 산지 협력자금'이란 산지 생산자와의 직거래를 촉진하기 위해 대형 유통업체들에 융자해주는 자금을 말한다. 한해에 최소 15억 원, 최대 100억 원의 자금을 지원해주고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 대형 유통업체에 지원한 농안지금은 73억 원에 그친 반면,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에는 크게 늘었다. 지난해 농식품수산부는 산지유통활성화 자금(5950억 원→4565억 원)을 줄여 확보한 자금으로 대형 유통업체에 '직거래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의 경우 롯데마트는 '직거래 자금' 명목으로 100억 원을 지원받았다. 그밖에도 킴스클럽마트(30억 원), 메가마트(22억 5000만 원), 화성산업(15억 원)도 직거래자금을 지원받았다. 

"영세상인 착취한 대기업에 특혜 주는 것"

강기갑 의원은 "현장의 농민들은 대형유통업체와의 거래시 발생한 부당거래사례에 대해 거래 중단 등의 위협을 받을 것을 우려해 제대로 부당거래 신고도 못하고 있다"며 "대형유통업체가 산지에 비해 거래상 우위에 있기 때문에 적발되지 않은 대형유통업체의 불공정거래행위가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그럼에도 불공정거래로 버젓이 적발된 업체에까지 농안기금을 지원하는 것은 농안기금의 지원목적에도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영세한 상인들을 착취한 대기업에 특혜를 주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강 의원은 "최근 대형유통업체로 인해 우리 농촌지역 경제기반이던 재래시장의 상권이 무너지고 영세상인의 삶의 기반이 무너지고 있는데도 대형유통업체는 동네까지 SSM을 진출시키고 있다"며 "그런 현실에서 농수산물유통공사가 국민의 혈세로 서민의 목을 죄는 일을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당장 지원한 자금을 회수하고 농안기금에 대한 지원기준을 더욱 엄격히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감 #강기갑 #농안기금 #롯데마트 #이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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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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