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걸친 충신정문-효자정문 모신 오정각

충신-효자 마을 앞에 세우던 붉은 문 찾아

등록 2009.10.07 08:31수정 2009.10.07 08:31
0
원고료로 응원
완연한 가을날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고 시흥과 안산을 다시 찾았습니다. 물빠진 소래포구를 지나 월곶IC에서 거모동과 군자동으로 쉼없이 내달려, 안산으로 넘어와서는 선부동에서 화정동으로 나아갔습니다.

초행이라 선부3동주민센터에서 다시 길을 찾아본 뒤 맑은 화정천 물줄기를 따라 황금빛으로 물든 산골마을로 올랐습니다. 그곳에서 1983년 9월 경기도문화재자료 제7호로 지정된 오정각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화정동 산골논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화정동 산골논이장연

정문(각)은 나라에서 충신-효자-열녀가 사는 마을 입구나 집 문 앞에 세우는 붉은 문을 일컫는데, 화정동에는 조선 세조 때 단종 복위 운동에 가담했던 이조판서 김문기와 아들 현석에 대한 충신정문과 효자정문 등 5대에 걸친 정문이 한곳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지금 있는 건물은 조선 고종 7년(1870)에 세웠다고 하며, 1968년 보수하였고 1976년 단청을 거쳐 1981년 시흥군에서 정화사업을 실시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합니다. 오정각을 찾았을 때에는 다행히 그 안을 둘러 볼 수 있었는데, 오정각 입구에는 오정각중수기념비가 자리하고 있고 비에는 김문기 등 5대의 행적, 관직, 덕망 등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오정각
오정각이장연

대문을 들어서면 보이는 앞면 3칸, 옆면 2칸 규모의 정각은 지붕이 사람 인(人)자 모양의 맞배지붕을 하고 있고, 가운데 칸 처마 밑에는 오정각이란 현판이 걸려있습니다. 현판 안쪽으로 고개를 들이밀면 '오세충효'라는 또다른 현판이 걸려있는 것도 볼 수 있습니다.

건물 안에는 김문기의 초상화가 걸려있는데, 김문기는 조선 전기의 문신으로 예문관 검열, 정언, 함길도 관찰사를 거쳐 공조판서를 지냈다 합니다.

 오정각
오정각이장연

 오정각
오정각이장연

김문기의 아들 김현석은 거창현감과 양지헌감을 거쳐 영월군수에 재임 중 아버지와 같이 순절했다 하고, 손자인 김충주는 형인 충립과 노비가 되어 상주로 정속 도중 삼수정에서 도망하여 이곳 마하산에 숨어 숯을 구워 생계를 유지했다 합니다.


또한 그는 망월암에 올라 단종과 할아버지, 아버지를 생각하며 일생을 보냈는데, 그곳에 있던 소나무가 말라 죽었다 하여 후손들은 그곳에 고송정을 지었다 합니다.

 조선 전기 문신인 김문기 영정
조선 전기 문신인 김문기 영정이장연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오정각 #정각 #화정동 #김문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2. 2 천재·개혁파? 결국은 '김건희 호위무사' 천재·개혁파? 결국은 '김건희 호위무사'
  3. 3 미 대선, 200여 년 만에 처음 보는 사태 벌어질 수도 미 대선, 200여 년 만에 처음 보는 사태 벌어질 수도
  4. 4 "민주당 지지할 거면 왜 탈북했어?" 분단 이념의 폭력성 "민주당 지지할 거면 왜 탈북했어?" 분단 이념의 폭력성
  5. 5 "김건희·명태균 의혹에... 지금 대한민국은 무정부 상태" "김건희·명태균 의혹에... 지금 대한민국은 무정부 상태"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