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안의 악마를 먼저 세상에 드러나게 하라

조00 사건을 대하는 사회 시각에 대하여

등록 2009.10.07 17:58수정 2009.10.07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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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자 한 일간지 칼럼에 조00에 관한 이야기가 실렸다. '짐승', '걸레', '쓰레기' 등의 말을 들며 이러한 사람들을 향한 불쾌한 심기를 드러낸다. 인간 같지 않는 이들 범법자들에게 절대로 관용을 베풀 필요가 없으며 이 사회 속에서 활보하고 다니는 악마를 드러내라 한다고 못 박았다.

 

정의감 넘치는 저자의 주장을 두 팔 벌리어 환영한다. 그들은 명백히 법을 무시하며 자신의 욕구를 위해 타인을 희생시켰다. 심지어 양심의 가책조차 받지 않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들 때문에 우리네 아내와 자식들이 위험하다. '숨어 있는 쓰레기'를 하나하나 들춰내 까발리는 것이 이 사회를 가장 깨끗하게 만드는 방법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모두가 나서서 쓰레기 수거를 하자.

 

먼저 '보이는 쓰레기'들이다. 대한민국이 법치국가인 것을 비웃듯 제 맘대로 법을 주무르는  모그룹이나, 8명의 사람을 불태워 죽여 놓고도 사과 한마디 없는 경찰청장이나, 천명이 넘는 사람들을 죽이고 다치게 한 전직 대통령들이 오늘도 같은 하늘에서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이들의 치밀함, 대담함, 잔인함, 뻔뻔스러움은 강00, 이00, 조00의 '숨어 있는 쓰레기'과의 그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숨어 있던 쓰레기'에 대한 비난은 많은데 '보이는 쓰레기'는 도통 치우려는 사람들이 보이질 않는다. 어느새 250일이 지났지만 용산참사 희생 가족들은 시신도 없는 장례식장에서 추석을 보내야 했다. 4~5개 이상씩 위법 행위가 드러나도 장관이 되는 데는 거리낌이 없다. '보이는 쓰레기'가 만들어 놓은 악취다. '보이는 쓰레기'와 '숨어 있는 쓰레기'의 차이는 단 하나. '힘'이다. 그리고 쓰레기가 버젓이 길가를 돌아다니게 하는 데는 '쓰레기 보다 더한 놈'들 때문이다.

 

조00순에 대해 쓴 칼럼 마지막에 저자는 주장한다. '악마의 본모습을 보지 못하면 악마에게 당할 수밖에 없다. 악마를 세상에 훤히 드러나게 하라'. 그 악마는 '숨어 있는 쓰레기'가 아니다. 자신을 위해선 타인은 상관 않는 자기중심성이며, 강자엔 침묵하면서 약자 앞에선 한없이 당당해지는 우리네 비겁함이다.

2009.10.07 17:58 ⓒ 2009 OhmyNews
#조두순 #쓰레기 #악마 #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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