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편재 고개에서 본 청산도돌담으로 쌓여진 밭과 논 사이로 난 길이 바다까지 이어진다.
문병호
영화 <서편제>에서 주인공들이 진도아리랑을 부르며 내려오는 장면으로 유명한 이 길은 곡식이 부족하고 흙이 부족한 섬 농사를 위해 주변을 돌담으로 쌓아놓은 논밭 사이로 난 길이다. 붉은 황토흙의 밭, 푸른 농작물들과 오래된 돌담길이 어우러져 장관인 길이다.
하지만 늦여름의 돌담길은 아쉽게도 여름내 웃자란 넝쿨과 잡풀들로 돌담이 많이 가려져 있다. 영화에서 보던 선명한 돌담길은 쉬 보이지 않는다. 바닥에는 콘크리트가 깔려 있다. 후에 들른 가게 아주머니의 정보에 의하면 흙길을 농기계의 이동을 위해 콘크리트로 덮고, 풍경과 정취를 위해 콘크리트를 뜯어내고 황토로 깔고, 다시 주민들의 불편이 심해 콘크리트로 덮은 몇 단계의 과정이 있었다고 한다. 농군의 아들인지라 이곳에서 농사를 지으시는 분들이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콘크리트로 덮인 돌담길이 좀 아쉬운 것도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