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윤근 민주당 의원이 12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 등 산하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박대성씨의 검찰에 대한 질의 동영상을 보여주고 있다.
유성호
"노무현 전 대통령도 피의사실공표로 인해 자살했는데 저 또한 죽고 싶은 마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저에 대한 개인 신상을 언론에 넘긴 검찰직원을 찾아서 징계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저는 검찰에서 수갑과 포승줄로 묶인 채 13시간씩이나 조사를 받아야 했습니다. 똑같은 질문들을 수없이 들어야 했습니다. 결국에는 지쳐서 인정해 버리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수사를 하면 인정하지 않을 사람이 있겠습니까?"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를 예측하고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구속된 '미네르바' 박대성씨가 검찰 간부들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박씨는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 서울중앙지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동영상 증언을 통해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느꼈던 심경을 털어놨다. 동영상을 공개한 우윤근 민주당 의원은 "원래 증인으로 부르려고 했지만 한나라당 간사가 동의해 주지 않아 부득이 동영상 인터뷰를 공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2분 분량의 동영상에서 박대성씨는 총 4개의 질문을 검찰 간부들에게 던졌다. 박씨는 검찰의 피의사실 및 개인정보 공개 문제, 수사 과정의 부당함, 표현의 자유 위축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미네르바 "현 정권의 표현의 자유 억압정책은 성공"박씨는 "김경한 법무부장관과 검찰에서는 올 초 제가 쓴 글 때문에 국가가 22억 달러의 손해를 입었다고 구속하였는데 이 사실이 공소장에는 빠진 이유가 무엇이냐"며 "저 때문에 22억 달러를 손해 봤다는 것은 명백한 허위사실 아니냐"고 물었다.
또 "인터넷에 글을 올린다는 것이 두렵다, 앞으로도 쉽게 글을 올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결과적으로 현 정권의 표현의 자유 억압정책은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검찰도 정권으로부터 해방되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동영상 상영이 끝나고 우윤근 의원은 "박대성씨의 피의사실을 공표하고 수갑과 포승줄로 묶어놓고 수사한 검찰 직원을 징계할 생각이 없느냐"며 "이번 수사는 정책의 실패를 법치라는 이름으로 단속하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노환균 서울중앙지검장은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지만 검찰이 항소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며 "재판 계류중인 사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변을 피해갔다.
지난해 박씨는 포털 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미국발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하고 정부의 금융정책을 실랄하게 비판하는 글을 올려 인터넷 경제대통령으로 불리는 등 큰 화제를 뿌렸다.
하지만 검찰은 박씨가 지난해 7월 30일 포털 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외환 예산 환전 업무 8월1일부로 전면 중단"이라는 내용과 12월 29일 "정부가 금융기관의 달러 매수를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는 등의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구속기소했다.
이후 법원은 지난 4월 박씨에 대해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증거가 부족하고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박씨가 풀려나면서 검찰의 무리한 수사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정부 정책에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검찰 "'조두순 사건' 법적용 오류, 항소 안한 것도 잘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