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문화를 중국에 알리다

전북연극협회와 강소성 문화청간 문화교류

등록 2009.10.15 19:47수정 2009.10.15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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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국연극협회 전북지회와 중국 강소성 문화청이 14년째 지속해오고 있는 교환공연이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중국 강소성 일대에서 펼쳐졌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인구(13억)와 세 번째로 큰 국토를 가진 나라로, 행정구역은 22개의 성(省)과 5개 자치구, 4개 직할시, 2개 특별행정구로 이뤄져 있다(중국 정부는 대만을 23번째 성으로 간주한다).

 

강소성의 면적은 10만여㎢로 중국에서 보자면 전 국토의 1.1%에 지나지 않는 작은 성이지만, 남한 전체 면적보다 크다. 인구밀도 또한 중국 내에서 가장 높은 지역으로, 7600만 명에 이르러 남ㆍ북한 전체 인구를 상회할 정도다. 우리 입장에서 본다면, 상상할 초월할 정도로 엄청난 문화시장이 되는 셈이다.

 

특히 강소성은 전북도와, 강소성 내 소주시는 전주시와 각각 자매결연한 지역으로, 실질적으로 민간단체에서 추진하고 있는 거의 유일한 정기적 문화교류라는 측면에서 이번 연극협회의 공연은 각별한 의미가 있었다.

 

연극협회는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의 유행으로 일시적인 공연중단 과정을 거치기도 했지만, 첫해인 1996년 '꽃신'을 필두로 '홍도야 울지마라'(1997), '시집가는 날'(2000), '광대학교'(2005, 2007) 등 총 5회의 방문공연을 이미 성공리에 마친 바 있다.

 

중국 강소성 측에서는 1996년부터 1998년, 2002년, 2006년, 2008년에 걸쳐 국내에 많이 알려지고, 또한 언어적인 요소가 최소화되는 '경극' 위주의 초청공연을 선보여 왔다.

 

격년제 방문교류공연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양국간 문화예술 발전과 우호증진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으며, 전북문화예수의 우수성을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연극협회는 그동안 강소성 내 남경시, 소주시, 무석시, 동태시, 양주시, 상주시 등지에서 공연을 펼쳐왔으며, 올해는 강소성 문화청의 요구에 따라 금단시와 소주시 공연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올해는 강소성 문화청이 양국간 문화교류 확대를 위해 연극을 포함한 다양한 한국문화 소개를 요청해옴에 따라, 처음으로 남원시립국악단과의 공동공연 형식으로 행사를 진행했다. 이에 따라 이번 방문공연에는 전북연극협회 소속 배우 및 스텝, 남원시립국악단원, 협회관계자 등 총 31명이 참여하게 됐다.

 

a  금단시에서의 공연장면

금단시에서의 공연장면 ⓒ 김상기

금단시에서의 공연장면 ⓒ 김상기

첫 번째 공연은 10일 금단시 방송국 방송홀에서 '금단시 국제종이예술전시회 및 문화예술축제' 폐막공연 형식으로 치러졌다.

 

연극협회에서는 지난 2000년에 선보여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던 한국의 전통혼례를 바탕으로 한 연극 '시집가는 날'을 언어를 최소화하고 한국적 색채를 더한 짧은 연극 형태로 무대에 올렸고, 남원시립국악단은 한국의 문화를 소개하는 사물놀이, 판소리, 부채춤 등의 공연을 펼쳤다.

 

a  류경호 전북연극협회장이 금단시 방송국과 인터뷰하는 장면

류경호 전북연극협회장이 금단시 방송국과 인터뷰하는 장면 ⓒ 김상기

류경호 전북연극협회장이 금단시 방송국과 인터뷰하는 장면 ⓒ 김상기

이날 공연에는 금단시 서기를 비롯한 시장, 부시장, 각급 국장 등이 총출동해 한국문화에 대한 높은 관심을 표명했다. 금단시 방송국 역시 생방송으로 이날 공연장면을 송출했다.

 

두 번째 공연은 11일 소주시 상성구 시민회관에서 금단시에서와 같은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이날 역시 소주시 문화국 외사협력처장과 사회문화처장 등의 관계자들이 공연을 지켜봤다.

 

a  소주시 공연을 마치고 중국 관계자들과 함께 관객들에게 인사하는 장면

소주시 공연을 마치고 중국 관계자들과 함께 관객들에게 인사하는 장면 ⓒ 김상기

소주시 공연을 마치고 중국 관계자들과 함께 관객들에게 인사하는 장면 ⓒ 김상기

중국은 수수한 것 보다는 화려한 것을, 정적인 것보다는 동적인 것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연극협회의 '시집가는 날' 공연에 중국 사람들이 열광한 것은 화려한 결혼예복과 함께 공연 중에 펼쳐진 의도된 각종 해프닝, 공연을 마무리하는 풍물놀이 등의 역동성에 기인한 것처럼 보였다. 또한 공연 중간에 간단한 중국말을 일부 첨가한 것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는 효과를 냈다. 상대를 이해하고 준비한 만큼 성과가 나오는 법이다.

 

강소성은 전북연극협회의 이번 공연에 각종 편의를 제공했다. 공연준비와 교통, 숙식은 기본이고 강소성 문화청 소속 직원이 첫날부터 마지막 날 공항까지 동행하며 일정을 챙겼다. 또한, 교포3세로 한국에서 4년간 대학원과정까지 마쳐 한국문화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인물을 상해에서 불러와 통ㆍ번역 행정지원을 함으로써 불편함을 최소화했다.

 

모든 일정을 함께 한 강소성 문화청 관계자가 이번 공연단에 합석한 전북도 관계자에게 문화교류확대를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실질적 교류내역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협의단 방문을 통해 적극적인 방안을 강구하는 게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전북연극협회와 강소성 문화청이 지금처럼 1:1방식으로 교류하는 것도 제고해볼 필요가 있다. 위상이 맞지 않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방문공연은 강소성 주관으로 이뤄지지만, 초청공연은 전북연극협회 주관으로 진행돼 각종 편의제공 등의 한계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전북도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전주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9.10.15 19:47ⓒ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전주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전북연극협회 #강소성 #교류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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