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휴열 작가
김상기
# 유휴열완성된 결과물만을 논한다면 작가의 작품세계 일부를 건드린 것에 불과하다. 작가에게 있어 작품이란 생산되는 과정까지를 포괄하는 총체적 산물이다. 카탈로그에 작품만이 아니라 작업실 풍경을 담은 것도 그 때문이다. 작품만이 아니라 작업과정까지 봐달라는 얘기다.
이번에 선보이는 8작품 역시 이전부터 해오던 '생.놀이' 연작의 연장선상에 있다. 작품마다 '장생도', '이상한 정물', '해 달 사람 그리고 아름다운 것들'이란 부제가 달리긴 했지만, 그것 역시 중요치 않다.
이번 전시 작품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이전에 비해 색감이 더 도드라진다는 점이다. 작가는 예전 민화에서처럼 담채식으로 선을 살려가며 표현하길 원했다. 그런데 완성된 작품이 너무 볼륨감이 있었고, 그걸 감소시키기 위해 색을 더한 것뿐이다. 그러니 색 역시 중요한 건 아니다.
형태 역시 큰 의미가 없다. 형태는 어느 순간 돋아나는 결과물에 불과하다. 대상을 바라보고 삶을 바라보는 태도가 중요하다. 과정이 중요하다. 작가는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를 자기식대로 하고 있는 것이다. 그 이야기들 속에는 동양철학의 정신, 사람도 자연의 일부라는 사고가 자리 잡고 있다. 볼수록 은은한 맛이 더해지는 건 그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