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정암 불뇌사리보탑은 기단이 없다. 탑은 마치 바위를 뚫고 솟아나온 형상으로 설악산의 기운을 통째로 받고 있다.
최오균
탑의 꼭대기에는 연꽃이 핀 듯한 원뿔형 보주를 올려놓아 영원한 불심을 향하는 마음을 그리고 있다. 한국전쟁으로 모든 암자가 불에 타 없어졌지만 신통하게도 불뇌보탑은 그대로 보전되었다고 한다. 무엇이 불뇌보탑을 보전케 하였을까?
천년을 넘게 설악과 함께 버티어 온 탑은 만고풍상을 겪어온 흔적이 역역하다. 이렇게 소중한 역사적인 문화재는 길이 보전을 할 수 있는 대책이 있어야 한다.
사리탑 앞에는 백색의 도인(그 모습이 도인 같아서 도인이라고 부르자)이 홀로 가부좌를 틀고 꼿꼿하게 앉아 선정에 들어 있다. 바람에 흩날리는 도인의 은발이 세월을 말해주고 있다. 저 도인은 마음을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1350여 년 전 자장율사도 저렇게 선정에 든 후 불뇌사리를 이곳에 봉안 하였을까? 시공을 초월한 마음은 신라시대 선덕여왕 시절의 자장율사 곁으로 다가간다.
여행자는 선정에 든 도인을 방해 할 수 없어 사리탑으로 다가가지 않고 그냥 불두암 밑 바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눈을 감아 본다. 불뇌사리를 들고 선정에 들어있었을 자장율사가 환영처럼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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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정암 불뇌사리보탑은 기단이 없다 -다시 가 본 봉정암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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