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시작, 낡은 집을 조심조심 헐어내고 있습니다.
박승옥
우리나라의 모든 주택과 건물은 신축은 말할 것 없고 기존의 것도 전부 조만간 저에너지 소비의 녹색주택, 녹색 건물로 전면 개보수하지 않을 수 없다. 도쿄의정서 때문에도 그렇고 에너지고갈 때문에도 그렇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건축 시공업자와 건축주는 처음부터 끝까지 불신에서 시작해서 불신으로 끝나는 이상하고도 불편한 갑과 을의 건축 문화를 유지해왔다.
건축비는 대략 인건비 1/3, 자재비 1/3, 이윤 1/3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이윤 극대화가 목표인 건축업자들이 인건비를 줄이고, 자재비를 줄이기 위해 정품이 아닌 자재를 쓴다. 그래서 준공되기 전부터 여기저기 탈이 나기 시작한다. 집을 지은 지 10년도 되기 전에 벌써 재건축을 해야만 하는 불량 주택, 불량 건물들이 거의 대부분이다.
이제 이런 건축 관행과 문화를 바꿀 때가 왔다. 건축은 협동조합이 해답이다. 그리고 에너지 고갈에 대비하는 에너지 투입 제로의 녹색건축이 해답이다. 녹색건축 협동조합만 해도 청년들 일자리는 무궁무진하다.
왜 기를 쓰고 대기업 건설회사에 들어갈 생각만 하는가. 들어가보았자 대부분 쓰레기처럼 중간에 퇴출되어 어디 갈 곳도 없는 사오정이 될 것이 뻔한 데 말이다. 건축 분야만이 아니다. 다른 모든 분야도 마찬가지다.
녹색경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녹색경제로의 전환은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가고 싶지 않아도 녹색경제로 가지 않을 수 없다. 에너지-식량위기가 바로 코 앞에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0년 사이에 모든 지구상의 천연자원 가운데 거의 1/2 정도가 자본주의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희생물로 사라져 버렸다. 사라진 것이 아니라 그 중의 3분의 2는 온실가스로 변신해서 땅 속에서 대기 중으로 주민등록 주소를 옮겼다. 그리고 숲의 80%가 사라져 버렸다. 기후변화는 이제 세상을 바꾸고 있는 중이다.
석유생산이 정점에 도달해서 석유값이 2백, 3백 달러가 되고 석유 확보 자체가 어렵게 되면 한국경제는 확실하게 붕괴된다. 그리고 전세계에 걸쳐 끔찍한 식량위기가 쓰나미처럼 불어닥치게 된다. 우리가 먹는 한 끼 식사의 90%가 석유이기 때문이다.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지금의 대학생들이 조만간 맞부딪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바로 이런 대량생산-대량소비 경제, 산업사회-석유경제의 붕괴이다.
녹색경제는 우리가 살기 위해서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녹색경제의 핵심은 지속가능한 생태 순환의 에너지-식량 자립과 자치 체제이다. 그리고 여기에 피끓는 젊은 청년들의 창의와 도전을 바다처럼 받아주는 수많은 전인미답의 녹색 일자리들이 기다리고 있다.
지금과 같은 광란의 소비생활은 전혀 지속불가능하다. 나날이 쓰레기를 산더미처럼 생산하는 사회란 결국 사람들을 쓰레기로 내버리는 사회이다. 보라. 지금 우리 주위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쓰레기로 비참하게 버려지고 있는지를.
함께 헤쳐나가는 젊은이들의 양지, 녹색 일자리당장 아무도 가려 하지 않는 농업, 농촌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가장 푸른 대안의 녹색일자리다. 생태순환의 재생에너지에, 녹색건축에, 도농 직거래의 협동조합에 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대안교육과 환경호르몬 없는 녹색장난감에 녹색일자리가 널려 있다.
오로지 이윤이 목표인 대기업들이 2년만 쓰고 버리도록 설계한 핸드폰을 단돈 1만 원이면 충분히 10년은 쓸 수 있게 만들 수 있다. 이것은 협동조합 기업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다.
경쟁이 아니라 상부상조의 공동체 경제는 가정마저 해체되어 가는 사막사회를 극복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사회안전망이다.
연봉 몇 천만 원에 영혼을 파는 돼지, 조만간 잡아 먹힐 노예의 삶을 거부하는 젊은이라면, 한 번 와보라. 비록 시작은 보잘 것 없이 소박하고 초라할 수도 있는 행사장이지만, 젊고 푸르른 녹색의 전혀 다른 공동체 경제가 있다는 사실을, 젊은 영혼들이 함께 모여 자유롭게 마음껏 실험해보고 도전해볼 수 있는 의미있고 가치있는 일들이 무수히 많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