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니코틴 측정기 도입, 어떻게 사용하냐가 관건

청소년 흡연 어느정도기에... 측정기 도입 인권침해 논란에 대한 단상

등록 2009.10.31 10:26수정 2009.10.31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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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교내 학생 흡연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동네 골목에서도 십수명의 남녀 중고생들이 모여 담배를 태우는 장면을 아주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니까요.

교내 학생 흡연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동네 골목에서도 십수명의 남녀 중고생들이 모여 담배를 태우는 장면을 아주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니까요. ⓒ 윤태

교내 학생 흡연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동네 골목에서도 십수명의 남녀 중고생들이 모여 담배를 태우는 장면을 아주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니까요. ⓒ 윤태

 

전라북도 교육청이 지난 28일 도내 각 고등학교에 니코틴 측정기를 보급하고 금연교육에 나서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내년 봄까지 총 130개 고등학교에 니코틴 측정기가 보급된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비인권적 행정과 당연한 처사라는 반대의 입장을 내세우며 논쟁을 벌였습니다.

 

측정기 도입에 대해 전교조 전북지부도 음주단속 하듯 측정 통해 흡연 학생을 파악해 집중 지도하는 건 올바른 교육도 아니고 더 나아가 인권을 완전히 무시한 교육행정의 표본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측은 흡연 학생을 파악하기 위해 소변검사를 하면 담배를 피우지 않는 친구의 소변을 묻혀 오는 등 금연교육의 실효성이 떨어지고 니코틴 자기 측정을 통해 경각심도 일깨워 줄 목적으로 도입하는 것이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사실 무작위 음주단속이 인권침해냐 아니냐 하는 논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지만 달리 대안이 없기에 무작위 음주단속을 실시하고 있고 대부분 사람들은 이에 응하고 있습니다.

 

음주 단속의 인권침해 논란과 고등학교에서 니코틴 측정기 이용한 흡연 학생 선별이 인권침해 논란, 동격으로 놓고 봐야할지 참 고민스럽습니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학생들에게도 무작위로 니코틴 측정기를 들이민다면 이는 분명 인권 침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도교육청이 주장하는 것처럼 자가 측정이라면 인권침해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완전히 자율적으로 자가 측정이 실시될지 교실에 들어오는 학생이라면 모두 다 혹은 의무적으로 측정 등 '강제' 수단이 이용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에 따라 인권침해 논란이 생길수도 있겠습니다.

 

또한 니코틴 측정기를 이용해 흡연 학생을 선별했다고 해도 흡연학생들이 온전하게 학교를 잘 다닐 수 있겠는가 하는 의문도 생기는 건 사실입니다. 계도와 금연교육 등이 이루어지고 끝내 금연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흡연학생들이 불이익을 받을게 아니냐는 우려가 많이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일전에 흡연을 한 학생은 수업에 참여하지 못하게 한 것은 문제라며 한 고등학생 네티즌이 자신이 다니는 학교에서 벌어진 일을 블로그에 올린적이 있는데요. 니코틴 측정기로 흡연하는 학생을 선별하는 일이 인권침해라고 주장하는 부분은 결국 고등학생이 흡연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말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19세 이하 청소년은 '술, 담배를 하지 마라'라는 법적 규정은 없지만 이들에게 판매를 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은 청소년 보호법에 나와 있으며 교칙 혹은 규칙, 사회 통념상 19세 청소년들은 음주나 담배를 금하고 있습니다.

 

인권은 인간이 가지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라고 일컫는데요, 법의 테두리 안에 인권은 존재하는 것이고 어떤 의무나 규칙 등을 지켰을 때 그 권리를 주장하거나 내세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통념 혹은 의무나 규칙 등을 지키지 않고 권리만 내세운다면 이에 따른 책임이나 처벌 등도 감수를 해야 하겠지요.

 

담배를 피우는 학생들이 얼마나 많으면 전북도교육청이 이런 방법까지 생각해냈는지 그 수위를 짐작케 합니다. 네티즌 댓글에서도 알 수 있듯 고등학교내 학생 흡연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라며 니코틴 측정기 도입을 적극 찬성하는 고등학생의 의견도 볼 수 있었습니다.

 

한참 자라나고 있는 청소년 흡연은 성장하고 있는 장기와 뼈, 세포 등에 특히 좋지 않은 영향을 줘 그들이 성인, 중년이 됐을 때 몸에 얼마나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는지, 그래서 더더욱 청소년이 흡연을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청소년들이 모르진 않을 겁니다.

 

초등학생 때부터 이미 잘 알고 있는 사실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독성이라는 특징 때문에 늘 쉽지 않는 것이 이 금연 문제죠. 비단 학생뿐 아니라 성인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매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폭력이 될 수도 있고 교육이 될 수도 있습니다. 또 칼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맛있는 저녁이 될 수 있고 흉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니코틴 측정기도 마찬가지 입니다. 이미 도입하기로 결정되고 예산까지 편성된 이상 고등학교에서 니코틴 측정기를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이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흡연, 혹은 비흡연 학생들의 인권을 보호하면서도 효율적으로 금연교육의 성공률이 달라질 것입니다. 무작위로 측정하고 흡연학생을 색출해 불이익을 주려고 한다면 이는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좀더 지켜봐야겠습니다.

 

a  고등학교 니코틴 측정기 도입 기사에 대해 인권 침해와 마땅한 행정이라며 자신들의 입장을 피력하고 있는 네티즌들의 댓글.

고등학교 니코틴 측정기 도입 기사에 대해 인권 침해와 마땅한 행정이라며 자신들의 입장을 피력하고 있는 네티즌들의 댓글. ⓒ 윤태

고등학교 니코틴 측정기 도입 기사에 대해 인권 침해와 마땅한 행정이라며 자신들의 입장을 피력하고 있는 네티즌들의 댓글. ⓒ 윤태
덧붙이는 글 블로그에 올렸고 기사체로 다시 썼습니다.
#니코틴 측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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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소통과 대화를 좋아하는 새롬이아빠 윤태(문)입니다. 현재 4차원 놀이터 관리소장 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양성을 존중하며 착한노예를 만드는 도덕교육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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