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장애없는 세상 꿈지기 송경태의 삶 <희망은 빛보다 눈부시다>
푸른나무
<희망은 빛보다 눈부시다>의 주인공 송경태, 그도 때어날 때부터 장애인은 아니었다. 70년대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청운의 푸른 꿈을 키웠고, 80년대 대학을 다니면서 민주화 운동과 써클 활동을 통해 세상과 사회를 바로 보는 눈을 키웠다. 그리고 대학 졸업 후 군대 입대는 그의 삶을 송두리째 뒤집어놓았다. 수류탄 폭발 사고로 인해 두 눈을 잃고 말았다.
빛을 잃은 송경태가 살아온 삶에서 우리 의식 속에 도사린 편견과 무지를 속속들이 확인할 수 있다. 사회적 편견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 살아보려 발버둥치는 장애인들을 '병신 육갑' 정도의 시선으로 깔아뭉개기 바빴던 사람들, 공연한 두려움에 쌓여 곁에 다가오는 것조차 꺼렸던 사람들, 장애인을 단지 도움과 동정의 대상 정도로만 여겼던 사람들, 자신의 잣대와 기준만을 일방적으로 강요했던 사람들…. 그런 편견에서 나는 얼마나 벗어나 있었을까? 돌아보면 부끄럽다.
그 모진 편견 속에서 송경태가 살아온 삶은 정상인이라 자부하며 산 사람들의 상식을 뒤엎는다. 2005년 사하라 사막 마라톤 대회 250km 완주, 2007년 고비 사막 마라톤 대회 완주, 2008년 칠레 아타카마 사막 250km 완주, 같은 해 11월 남극 대륙 마라톤 대회 완주로 장애인 최초로 세계 4대 극한 사막 마라톤 대회를 완주해서 그랜드 슬렘을 달성했다.
그게 다가 아니다. 전북 시각장애인 도서관을 설립해 각종 점자도서와 음성 도서 발행, <전북 장애인 신문> 창간, 전주 시의원에 당선되어 각종 장애인 복지에 관한 조례 제정에 힘을 쏟았다.
세상 일이 거저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장애를 짊어지고 가는 사람들에겐 더욱 그렇다. 비바람 돌풍이 몰아치는 들판에 자신의 몸을 가릴 우산 하나 들지 못한 채 걷고 있는 게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현실이란 비유가 가슴을 친다. 그 시련을 뚫고 이룬 그의 업적은 그래서 눈부시다. 절망의 어둠을 환하게 밝혀준 건 빛이 아닌 희망이었다.
다시 친구에게휠체어에 몸을 의지해 사는 친구가 메시지를 남겼다. 겨울밤이 무섭고 외롭다고. 그 친구를 위해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친구가 좋아하는 막걸리 한 병 사들고 가서 대화의 상대가 되어주는 걸까. 언젠가 꿈은 이루어질 테니 희망 잃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내줄까.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설 때까지 지켜보고만 있어야 할까.
좋은 생각 산더미처럼 쌓아만 놓는다고 해결될 일은 없다. 시간 내서 막걸리 한 병과, 송경태의 삶이 담긴 <희망은 빛보다 눈부시다> 책 한 권 들고 찾아가야겠다. 친구야, 기다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