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관람노트북에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을 상영했습니다.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노트북 전원이 다한 이후에도 떠나질 않습니다.
차동자
내가 가고 있는 곳, 크라치 웨스트 군, 한국이 지원하는 월드비전 가나의 사업장 중 하나이다. 2007년에 사업장을 열고 월드비전 스페인이 지원을 하던 중 스페인의 후원상황이 여의치 못하여 월드비전 한국이 2008년에 인수를 했다. 그리고 바로 식수 특별 사업으로 열 세 개의 우물 관정 사업을 시작했다.
세계 최대의 인공호수라고 하는 볼타 호수와 연해 있는 지역인데 식수가 부족한 지역이라니, 도무지 어떻게 된 연유일까? 하룻밤을 지나도 사방이 온통 물로 가득한 이곳인데 물이 없어 고생을 한다는 것이 잘 믿겨지지가 않았다. 날이 밝으면 그 실체를 곧 알 수 있으리란 생각에 뒷자석에서 보낸 하룻밤이 길기만 했다.
뒤척거리는 호수 위의 밤을 더 싱숭생숭하게 한 건 칠흑같이 어두운 밤, 호수 위 낡은 배 안에서 소변을 볼 화장실을 찾는 일이었다. 가뜩이나 심야에 별안간 몰아치는 강한 빗줄기가 심하게도 배를 두드렸다. 비가 고인 바닥 위를 깜깜한 밤중에 살금살금 걷는데, 적막한 호수의 밤풍경이 주는 공포란, 차를 타고 가야 했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볼타 호수의 귀신이 되지 않기 위해 정신을 집중하고 밤을 보내고 있으려니, 배 위의 하루도 결코 느슨한 여정은 아니구나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