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여성지원병' 제도 도입 검토 찬반 뜨거워

'양성 평등에 도움' Vs '실효성 없다'

등록 2009.11.12 18:36수정 2009.11.12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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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12일 여성지원병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이에 대한 찬반 논란이 뜨겁다. 국방부가 여성 병역 이행 방안을 공식적으로 검토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병역자원 부족 등을 이유로 여성지원병제 도입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2011년까지 검토 작업을 끝내고 시행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장교와 부사관 등 간부로만 군에 진출하는 여성들이 일반사병으로도 군에 복무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현재 여군은 5560여 명으로 군 전체 병력의 3%를 차지하고 있으며, 모두 부사관급 이상으로 병사는 없다.

국방부의 여성지원병제 도입 검토에 누리꾼들은 "찬성한다"는 의견과 "실효성이 없다"는  찬반의견으로 나뉘어 저마다 의견을 내놓고 있다.

아이디 '시네시네'는 "원칙적으로 옳은 정책이라 본다. 병력도 많이 부족한데, 여성 병사가 활약할 장소도 많을 것이라 본다"고 국방부안에 찬성했다.

아이디 'djl0929'는 "국가의 군대 활동도 미래 사회에 맞게 혁신되어야 한다"며 "여성들의 특성을 살린 군사 활동이 국력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적었다.

아이디 '누렁소'도 "국방의 의무를 남성만 한다는 편견이 사라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반대 견해를 밝힌 누리꾼들도 적지 않았다.

아이디 '임형빠르크'는 "남성은 징병제이고 여성은 지원제라고 한다면, 똑같은 병사생활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성평등으로 보이나 실질적으로 큰 효과를 못 얻을 것"이라며 "현재 남성 병사들이 받는 대우로 여성들의 지원을 받는다면 지원자는 적을 것이고, 결국 여성지원병을 모으기 위해 대우를 높이게 되면 이는 다시 역차별"이라고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아이디 '나우삼'도 "여군(병사)을 위해서 숙소나 화장실, 부대시설을 따로 만들어야 하는 등 예산 낭비가 심할 것이다. 군내 성폭력 등의 문제도 많이 발생할 것"이라며 반대했다.

누리꾼들뿐 아니라 시민단체들도 제도의 취지에 대해 찬성과 반대 의견이 엇갈렸지만 실효성을 위해서는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의 남윤인순 공동대표는 "(병사로도) 군 입대를 원하는 여성이 있다는 점에서 국방부의 안은 일단 긍정적으로 본다"면서도 "남성은 의무적으로 복무하고 여성은 지원 복무한다는 점과 양쪽의 급여 격차 등의 문제 때문에 최근 논란이 된 형평성 논란이 재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남윤 대표는 또 "국방개혁의 큰 틀속에서 남여 공히 모병제로 나아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한국진보연대 장대현 대변인은 "양성 평등 차원에서 다양한 영역에서 여성이 사회에 진출하는 것 자체는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제도의 취지에는 찬성했다. 하지만 장 대변인은 "현재 국군 병사들은 인권과 복무여건에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데, 자칫 잘못하면 여성들에게도 이런 고통을 주는 결과만 가져올 수도 있다"며 정부가 신중히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인권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국방력은 병력수 만으로 측정되는 것이 아닌데, 육군 보병 위주의 전투력 유지를 위해 이런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인식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오 국장은 또 "양성평등의 관점에서 보아도 이것은 하향평준화이며, (여성지원병제 검토가) 군 가산점 논란과 관련해 여론을 떠보는 것에 불과하다"며 "국방부가 예상되는 문제의 대책을 내놓지도 않고 섣부르게 추진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현재 68만여 명인 병력이 51만여 명 수준으로 감축되는 2020년 이후에 현역자원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여성 지원병제 도입이 결정된다고 하더라도 그 시행 시기는 복무기간이 18개월(육군기준)로 단축되는 2014년 7월을 넘겨 2015-2016년 또는 2020년 이후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성지원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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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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