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국민참여당, 노 정권의 잘못부터 반성해야

등록 2009.11.17 10:28수정 2009.11.17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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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자하니 최근 몇 개 신문사가 공동 주최한 인터넷 토론회에서 최근 친노신당인 '국민참여당'을 추진하는 천호선씨가 진보정당을 독선적이라고 비난했다고 한다. 일부 일리있는 지적이다. 진보정당의 이념이 지나치게 급진적인 이념에 함몰되어 있는 건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묻고 싶은 건, 노무현은 독선적이지 않았냐는 것이다.

 

우선 이를 살피기 위해 노무현 정부의 전반적인 모습에 대해 살펴보자. 노무현 정부는 사회적 약자들의 희망이 되어주겠다며 취임했으나, 정작 집권 후 그들을 배신했다. 노무현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도 급진적으로 신자유주의적 개혁을 추진했다. 그러한 결과로 지니계수와 소득5분위 배율이 꾸준히 상승하는 등 불평등이 가속화되기 시작했다. 더욱이 한미FTA 추진 과정은 논란이 많았다. 한미FTA는 삼성경제연구소가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발표한 이래로 기존의 FTA로드맵을 깨고 추진된 것이다. 추진과정은 속도전이나 밀실협상 등의 비판이 나올 만큼 비민주적이었고 독선적이었다.

 

그 당시 노무현이 반대세력을 대하는 태도도 독선적이긴 마찬가지였다.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한미FTA를 반대하면 노무현 정부가 쇄국정책을 옹호하는 대원군 지지자 취급을 한다고 토로했다. 또한 노무현은 인터넷 토론회에서 스크린 쿼터 축소에 반대하는 이준기씨에게 그렇게 자신이 없냐고 말해 빈축을 샀다. 이 때 영화배우 최민식씨는 노 대통령이 국민을 우롱하고 무시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게다가 노무현은 노동자가 분신을 한 원인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분신으로 입장을 말하는 시대는 끝났다는 말을 했다. 이는 노동 세력을 대화의 파트너로 삼기를 거부하며 노동자가 어떻게되든 내 식대로 간다는 독선적 태도라 볼 수 있다. 또한 노무현 정권은 농민대회에서 과잉 진압으로 농민 두 분이 사망했을 때도 책임을 회피하기 일쑤였다. 논란이 커지자 경찰의 과잉진압이 잘못이었다고 뒤늦게 사과했을 뿐이다.

 

이러한 문제를 떠나서 친노신당이 과연 대안 정당이 될 수 있느냐는 의문도 든다. 사실상 친노신당이 추종하는 노무현과 민주당은 말할 것도 없고, 이명박과 한나라당을 필두로한 수구세력은 정책적 이념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 그들은 이라크 파병, 한미FTA 등의 많은 정책적 이념적 철학을 상당 부분 공유한다. 그렇다고 친노신당이 한국 사회에 대한 차별화된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들이 말하는 차별성은 노무현 정신이라는 해괴망측한 수사에 불과이다.

 

자신들을 진보의 수사로 장식하여 겉치레만 진보인 이들은 선거에서 지지기반이 취약한 기존 진보정당의 표만 분열시킬 것 같다. 내가 볼 때 이들이 할 수 있는 합리적 선택은 두 가지다. 하나는 노무현 정신이라는 해괴망측한 수사는 버리고 노무현 정권의 잘못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하여 차별화된 정책 정당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다른 하나가 있다면 지금 당장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에 입당해서 자신들의 정치적 기반을 다지는 것이다.

2009.11.17 10:28 ⓒ 2009 OhmyNews
#노무현 #친노신당 #천호선 #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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