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소연
18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쥬니는, 역시 발랄했다. 작은 얼굴에 시원스럽게 자리하고 있는 눈, 코, 입. 쉴 새 없이 재잘거리며 함께 온 스태프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에선 하이든도, 양미정도, 바다도 보였지만, 유쾌하고 발랄할 것 같은 쥬니의 본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났다.
화제의 출연작 <아이리스>에 대한 이야기, 그 중에서도 가장 '핫'한 질문 '진짜 킬러 빅(빅뱅의 탑)과 러브라인이 형성되는 건지'를 먼저 물었다. 예상했다는 듯, 요즘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라고 말한다.
"그 누구보다 내가 정말 (빅과 러브라인이 형성되는 것인지) 궁금하다. 감독님에게 매일 물어본다. 러브라인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는 건 아니고, 미정에게 그런 감정(사랑)이 생긴다면 일 할 때도 그런 감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서다. 감독님은 '글쎄다, 모든 비밀은 작가님께'라고만 해주신다. 근데 개인적인 바람은 그냥 천재 해커로 남고 싶다. 현실에서 (빅과의 사랑이) 가능할까도 싶고."
쥬니의 말대로 그가 분한 NSS 천재 컴퓨터 프로그래머 '양미정'은 대학 시절 카드 빚 몇 백 만원 때문에 신용카드사를 해킹한, 천재이면서도 '괴짜'인 그런 캐릭터다. 물론 딱딱한 NSS와는 어울리지 않는 어느 정도의 '반항기'도 내재하고 있다. <베바>에서 <하늘과 바다>까지, 어느 정도 '반항기'가 들어있는 캐릭터를 연기해왔던 지라, 양미정이란 역할이 익숙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웬 걸 다르단다.
"악지르는 그런 반항기를 보여주기 보단 조금 시니컬하고 자기 일에 대한 책임감이 투철한 친구로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거기에 의상이나 콘셉트 등 보이는 부분에서도 눈에 확 들어오는 게 좋을 것 같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딱딱한 NSS 속에서) 양미정의 자유분방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허나 연기생활 이제 2년도 채 안 된 신인여배우가 그 욕심을 다 채울 수 있을까. 자유분방한 모습도 좋지만 이병헌, 정준호, 김태희 등 톱스타들과 함께하는 가운데 튀어 보이는 것도 조심스러울 터. 그러나 쥬니의 대답은 단호했다.
"신인이니까, 부담스럽거나 그렇진 않다. 내가 그분들과 같은 위치에서 연기를 하는 거라면 몰라도 그게 아니니까. 지금은 그냥 선배들 옆으로 가서 '식사하셨어요?'라고 묻고 그런다." 매일매일 촬영하며 좌절, 대사때문에한편 <베바>에서도 50살이란 나이차(실제 나이)를 극복하며 대선배 이순재와 '특별한 우정'을 보여줬던 쥬니는 <아이리스> 내에서 가장 호흡이 잘 맞는 배우로 NSS 과학수사실장 오현규 역을 맡은 윤주상을 꼽았다. 윤주상은 올해 환갑을 맞은 연륜있는 배우다.
그 스스로도 "이번에도 느낀 건데, 나는 아예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배우들과 호흡이 잘 맞나, 하는 생각이 들 만큼 나이 차 많은 선배들과 호흡이 잘 맞는다"며 수줍게 웃는다. 신인 연기자답지 않는 털털함이 묻어난다. 반면 함께 연기해보고 싶은 배우나 닮고 싶은 배우가 있냐는 질문에선 신인다운 욕심도 배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