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고 싶지 않으니 안 할 구실만 찾는다"

[현장] 연기군 의장, 한나라당 세종시특위 위원들에게 일갈

등록 2009.11.19 18:53수정 2009.11.20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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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 세종시특위원들이 탄 버스를 통행시키기위해 경찰이 행정도시건설청 앞에서 주민들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한나라당 세종시특위원들이 탄 버스를 통행시키기위해 경찰이 행정도시건설청 앞에서 주민들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심규상
한나라당 세종시특위원들이 탄 버스를 통행시키기위해 경찰이 행정도시건설청 앞에서 주민들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 심규상

 한나라당 세종시특위 위원들이 탄 버스가 경찰의 안내를 따라 행정도시건설청 샛길로 뼈져나가고 있다.
한나라당 세종시특위 위원들이 탄 버스가 경찰의 안내를 따라 행정도시건설청 샛길로 뼈져나가고 있다.심규상
한나라당 세종시특위 위원들이 탄 버스가 경찰의 안내를 따라 행정도시건설청 샛길로 뼈져나가고 있다. ⓒ 심규상

한나라당 세종시특위 위원들이 행정복합도시건설청을 방문했지만 정부행정기관 이전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아 세종시 수정명분만 찾으려 한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한나라당 세종시특위 정의화 위원장은 19일 오후 3시 이수희, 한대수, 전여옥, 이사철, 허천, 오병주, 백성운 의원 등 위원들과 함께 행정복합도시건설청을 방문해 정진철 청장 등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질의응답 시간을 마련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질의를 통해 "2030년까지 인구 50만 명을 유치할 수 있겠느냐"며 "인구 추계가 너무 부풀려진 것 아니냐"고 물었다. 허천 의원도 "주거지역에 비해 산업단지가 들어설 지역이 전체예정지의 1.1%에 불과해 자족기능을 갖추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산업단지를 대폭 늘려야 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청주시장을 역임한 한대수 의원도 "인구 50만이 되려면 적절한 산업이 당연히 따라와야 하는데 현재 계획으로는 부족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수희 의원도 "세종시에 인구가 유입되려면 주민들이 거주해야만 할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유인책이 있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정 청장은 "현재는 토지이용계획상 세종시가 주택위주로만 돼 있고 산업단지 부지가 적어 자족기능 보강을 위한 산업부문을 늘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 때문에 보강계획마련 작업을 해오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 청장의 이 같은 답변에 전여옥 의원은 한 발 더 나아가 "세종시 건설은 30년에 걸친 사업이라 자세한 지도가 필요한데도 현재 세종시 계획은 정교하지 않은 것 같다"며 "당초 계획대로 세종시를 추진할 경우 어떤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느냐"고 질의했다.

 

"방법을 찾아야지 왜 구실을 찾나"

 

 행정도시건설청에서 간담회를 갖고 있는 한나라당 세종시특위위원들
행정도시건설청에서 간담회를 갖고 있는 한나라당 세종시특위위원들심규상
행정도시건설청에서 간담회를 갖고 있는 한나라당 세종시특위위원들 ⓒ 심규상

 연기공주지역 주민 1500여명이 행정도시건설청 앞에서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며 세종시 원안추진을 촉구하고 있다.
연기공주지역 주민 1500여명이 행정도시건설청 앞에서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며 세종시 원안추진을 촉구하고 있다.심규상
연기공주지역 주민 1500여명이 행정도시건설청 앞에서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며 세종시 원안추진을 촉구하고 있다. ⓒ 심규상

하지만 이날 간담회를 지켜본 지역주민들은 한나라당 특위위원들이 세종시를 수정할 명분을 찾는 데에만 급급해하는 속내를 그대로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진영은 연기군의회 의장은 이날 한나라당 세종시특위 위원들에게 "일을 하고 싶은 사람은 방법을 찾고 하기 싫은 사람은 하지 않을 구실을 찾는다는 말이 있다"며 "세종시를 제대로 추진하려는 생각이 있으면 방법을 찾아야지 왜 구실을 찾느냐"고 비난했다.

 

진 의장은 "한나라당의 주장처럼 세종시 건설 계획은 보강을 할 부분이 많고 반드시 보완해야 한다"며 "하지만 주민들이 걱정하는 핵심은 당초 오기로 한 9부2처2청의 정부기관 이전계획을 빼고 다른 대체기능을 넣는 것으로 수정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세종시 주변에 땅은 얼마든지 있으니 자족기능을 보완할 산업단지가 더 필요하다면 당초 계획에 산업단지 면적을 추가하면 된다"며 "왜 행정기관 이전에 대한 얘기는 거론조차 하지 않고 엉뚱한 얘기만 늘어놓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진 의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소통의 정치를 강조하는데 4대강 사업과 미디어법을 비롯하여 세종시 원안 수정 등 어디 하나 제대로 소통을 통해 해결하려 하는 것이 있느냐"며 "이명박 정부는 예측불허의 정치만 일삼는 중증 조급증에 걸린 정권"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그는 거듭 "여야가 합의해 만든 법도 지키지 않는 비상식이 판을 치는 때에 대통령도 국무총리 말도 믿을 수가 없다"며 "이제 제대로 된 세종시가 건설될 때까지 끝까지 싸워 멍청도가 아닌 엄청도임을 보여주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영은 군의회 의장 "이명박 정권은 중증 조급증 걸린 정권" 맹공

 

 연기군의회 진영은 의장이 한나라당 세종시 특위위원들에게 "이명박 정권은 중증 조급증에 걸린 정권"이라며 세종시원안추진을 거듭 요구하고 있다.
연기군의회 진영은 의장이 한나라당 세종시 특위위원들에게 "이명박 정권은 중증 조급증에 걸린 정권"이라며 세종시원안추진을 거듭 요구하고 있다.심규상
연기군의회 진영은 의장이 한나라당 세종시 특위위원들에게 "이명박 정권은 중증 조급증에 걸린 정권"이라며 세종시원안추진을 거듭 요구하고 있다. ⓒ 심규상

한나라당 특위위원들은 당초 "시간이 충분하다"고 말하다 진 의장의 독설이 이어지자 "시간이 없다"며 서둘러 간담회를 종결한 후 밀마루전망대를 둘러보고 오후 5시 40분경 서울로 행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특위위원들이 행정도시건설청을 오가는 일은 쉽지 않았다. 

 

충남 연기·공주지역 주민 1000여 명이 이날 오후 2시부터 건설청사 앞에서 '행정도시 원안추진 촉구 연기·공주 주민 결의대회'를 열고 특위위원들을 마중(?)한 것. 주민들은 '행정도시 사수 연기군 대책위원회' 등이 주최한 이날 결의대회 도중 한나라당 특위위원들이 탄 버스가 나타나자 미리 준비한 계란을 던지는 등 격렬히 항의했다. 주민들은 특위위원들이 간담회가 끝난 뒤에도 "원안추진"을 외치며 건설청 정문 앞을 막아섰다. 이에 따라 경찰은 주민들을 밀쳐내고 샛길로 인도, 특위위원들이 탄 한나라당 버스가 겨우 빠져나갔다.

 

한편 주민들은 이날 한나라당 세종시특위위원들의 방문에 맞춰 결의대회를 열고 행정도시 원안 추진을 거듭 촉구했다.

 

 한나라당특위위원들이 탄 버스가 주민들이 던진 계란에 얼룩져 있다.
한나라당특위위원들이 탄 버스가 주민들이 던진 계란에 얼룩져 있다. 심규상
한나라당특위위원들이 탄 버스가 주민들이 던진 계란에 얼룩져 있다. ⓒ 심규상
2009.11.19 18:53ⓒ 2009 OhmyNews
#세종시 #복기왕 #한나라당 #세종시특위 #행복도시건설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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