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를 하고 있던 시각, 연기군청 앞은 촛불집회를 위해 모여든 1000여명의 군민들로 북적였다.
이날은 충청권 비상대책위 쪽에서도 대거 참여해 방송 도중 구호와 함성, 야유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이날 연기군민들은 방송 전부터 "이명박 대통령이 방송폭력을 행사한다"며 "국민과의 대화가 찌그러지는 눈과 씰룩거리는 입으로 17번째 거짓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순덕 연기군 의회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또 거짓말을 한다면 원주민들이 목숨 바칠 것이며 이명박 대통령을 내일 감옥보낼 것을 다 함께 힘써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빔프로젝트로 생중계한 텔레비전에서 이 대통령이 "대선 때 말 바꾼 게 사실이다"라고 말하자 촛불을 든 연기주민 중 한 사람은 "저게 대통령 말이야, 거짓말했다는 걸 저렇게 뻔뻔스럽게 할 수 있느냐"며 분노를 표출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이 "역사에 떳떳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하자 "당연하지"라고 맞받아쳤다.
이어 주민들은 화가 치밀어 "사기꾼이다, 분노한다, 절대 수용할 수 없다, 여야 합의 하고 헌법재판소 위헌판결까지 하고 대통령이 10여차례 약속한 걸 지켜야지, 이명박은 거짓말쟁이다"라고 소리쳤다.
한 노인은 이명박 대통령이 "원주민들한테 주거문제 검토하겠다"고 말하자, "이명박을 탄핵하자! 오늘 이 시간부터 투쟁이다, 역사를 바로 잡자, 내비둬 3년 있다 정권 바꾸어서 허게, 3년 동안 내비둬"라고 말했다.
유한식 군수는 "수도권 과밀화와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시작한 행정도시는 연기군이 이득을 보기 위해 하는 게 아니"라며 "연기군민들은 행정도시가 당초 지방과 수도권이 상생발전을 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할 수 있다"며 "끝까지 똘똘 뭉쳐 저항할 것이다"라고 강하게 투쟁의지를 내보였다.
이상선 충청권비상대책위 대표는 "오늘 국민과의 대화에 나서면서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넜다"며 "행정도시 싸움에 벌집을 건드렸고 기름을 부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정권 심판투쟁으로 번져 나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 대표는 "오늘 국민과의 대화는 또 다른 사기극에 지나지 않는다"며 "이어서 혁신도시 기업도시로 번져 나갈 것이다, 앞으로 충청권은 정권 퇴진운동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진행된 국민과의 대화에 대해 이상선 대표는 "거짓말을 자꾸 하면 습관이 된다"며 "질문에 엉뚱한 대답만 하고 초라하고 저급한 대화였다"고 논평했다.
한편 연기군 의회는 이날 이명박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가 끝나자 즉각 규탄 성명서를 발표하고 "앞으로 정부의 모든 정책은 이솝우화에 나오는 양치기 소년으로 인식되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할 것"이라며 "행복도시 원안사수를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기군청 앞에서 열린 45번째 촛불집회는 이렇게 마무리됐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세종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9.11.28 12:23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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