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박근혜, 세종시 입장 바꾸기 어려울 것"

대전에서 간담회... "친노신당, 노무현 정신에도 맞지 않다"

등록 2009.12.01 15:33수정 2009.12.01 15:33
0
원고료로 응원
a

민주당 송영길 최고위원. ⓒ 오마이뉴스 장재완


송영길 민주당 최고위원이 대전을 방문한 자리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도 자신의 정치적 운명이 걸렸기 때문에 세종시 입장을 번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따라서 세종시 수정법이 국회를 통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저서 <벽을 문으로>를 출간, 전국 순회 '저자와의 만남' 시간을 마련하고 있는 송 최고위원은 광주에 이어 두 번째로 1일 밤 대전에서 독자들과 만난다.

이에 앞서 송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대전 둔산동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세종시 수정논란'과 '친노신당', '지방선거' 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 이날 간담회에는 선병렬 대전시당위원장과 김원웅 전 의원, 류배근 중구당협위원장, 나영환 유성구당협위원장 등이 배석했다.

송 최고위원은 우선 세종시와 관련, "이명박 대통령은 세종시 건설이 곧 '수도분할'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는데 이는 한양에 한 번 가려면 몇 날 며칠 걸리던 조선시대에나 있을 법한 구시대적 개념"이라며 "서울과 세종시는 KTX로 한 시간밖에 걸리지 않는 곳이기 때문에 이는 '도심'과 '부심'의 개념으로, 또 기능의 분화 차원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민주당은 전국을 돌며 세종시 원안사수를 위한 결의대회를 여는 등 세종시 수정을 치열하게 반대하고 이를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며 "특히 국회에서 법이 통과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박근혜 전 대표도 쉽게 세종시에 관한 태도를 바꾸지 못할 것이기에 수정된 세종시법의 국회통과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 최고위원은 "박 전 대표도 이 문제에 정치적 운명이 걸려 있어 쉽게 입장을 바꾸지 못할 것"이라면서 "박 전 대표는 당시 한나라당 대표로서 당내의 엄청난 반발에도 불구하고 '행정도시특별법'을 통과시켰는데,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입장을 바꾸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 대구경북도 (민심이) 심상치 않다, 대구지역은 첨단의료복합단지로 지정되어 지역발전을 기대하고 있는데, 세종시에 온갖 특혜를 다 준다고 하니까 기업들이 멈칫거리면서 지역민심이 돌아서고 있다"며 "대구뿐만 아니라 전국의 혁신도시와 산업단지에 기업을 유치해야 하는 자치단체가 비상이 걸린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실 기업들이 세종시로 간다고 해도 MOU(양해각서)만 체결해 땅만 싼값으로 사놓고 그대로 있다가 나중에 땅값 올라가면 팔아서 시세차익만 얻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정권이 하루아침에 약속을 뒤집는데 기업들이 어떻게 다음 정권을 믿고 이전을 쉽게 결정하겠느냐"고 말했다.


"친노신당, 노무현 정신에도 맞지 않다" 비판

a

민주당 송영길 최고위원은 1일 대전을 방문,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왼쪽부터 선병렬 대전시당위원장, 송영길 최고위원, 김원웅 전 의원. ⓒ 오마이뉴스 장재완


송 최고위원은 또 친노신당, 즉 '국민참여당'의 출범에 대해 "노무현 정신에도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은 민주당을 지키는 것이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다, 분열된 다수 야당으로는 강력한 단일 정당인 여당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가 없고 정권교체도 어렵다"며 "따라서 집권 가능성이 있는 정당을 배양하는 것이 지금 상황에서 민주주의를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런 면에서 지금의 신당의 움직임은 맞지 않다, 노무현 정신에서 보더라도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김대중 총재 시절에도 노무현 대통령은 부산바닥을 민주당 간판을 달고서 헤집고 돌아다녔다, 그런데 노무현 정권 아래에서 장관하고 비서하던 사람들, 온갖 혜택을 다 받은 사람들이 조금 어렵다고 뛰쳐나가 당을 만드는 것은 노무현 정신이 아니"라며 "노무현 정신은 민주당을 수권정당으로 일으켜 세우는 것, 그것이 바로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이 남긴 과제를 이루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그런 면에서 안희정 최고위원이 가장 노무현 정신을 잘 계승하고 있는 분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는 노무현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든 일등공신이면서도 모든 것을 뒤집어쓰고 감옥까지 가는 고생을 하고, 추징금도 못 내서 강금원 돈을 빌려서 지금도 고생하고, 지난 총선에서는 출마도 배제됐으면서도 지금까지 당을 떠나지 않고, 지금도 세종시로 인해 열심히 뛰고 있다, 그가 바로 노무현 정신을 온몸으로 보여준 사람"이라고 극찬했다.

송 최고위원은 지방선거와 관련, "민주당이 철저히 자신감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 후보를 구하지 못해서 이 당 저 당 기웃기웃거리는 사람을 데려와 공천하고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며 "스스로 당을 위하고 정통성을 가진 사람을 후보로 내세워 당당하게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송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저자와의 만남'에 앞서 민주당 대전지역 당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세종시 등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송영길 #세종시 #박근혜 #친노신당 #안희정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향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에게 향을 묻혀 준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100개의 눈을 가진 모래 속 은둔자', 낙동강서 대거 출몰
  2. 2 국가 수도 옮기고 1300명 이주... 이게 지금의 현실입니다
  3. 3 딸이 바꿔 놓은 우리 가족의 운명... 이보다 좋을 수 없다
  4. 4 '100개 눈 은둔자' 표범장지뱀, 사는 곳에서 쫓겨난다
  5. 5 전화, 지시, 위증, 그리고 진급... 해병 죽음에 엘리트 장군이 한 일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