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 동백꽃지는 모습도 아름다운 애기 동백꽃
김현숙
수없이 많은 가지가지의 나무들이 저마다 이름표를 달고 서있어 숲속학교로 아주 좋았다. 평소 산이나 거리를 지나면서 알듯 말듯 했던 나무들의 이름을 외우며 하나하나 불러주면서 걸었다. 그러자 갑자기 김춘수의 시가 떠올랐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지만 내가 그의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던 것처럼 일상에서 아무런 생각 없이 바라보았던 나무들이 이름을 불러주자 마치 오랜 친구처럼 나에게 친근하게 다가왔다.
아름드리 나무들이 자라고 있는 전라남도산림자원연구소는 역사도 깊다. 전라남도 나주시 산포면에 자리하고 있는 전라남도 산림자원연구소 연혁을 보면 1937년에 임업시험장이 설치된 것으로 나와 있다. 그리고 10년 후에 치산사업소가 설립되었고, 1991년에는 완도수목원을 설치했다고 한다. 그리하여 1998년에는 산림환경연구소로 명칭을 변경하고 완도수목원을 통합하여 2008년에 산림자원연구소로 명칭을 변경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 오랜 세월의 흐른 만큼 세월의 더께가 사방 곳곳에 묻어있었다.
산림자원연구소는 산림자원과 임업에 관한 시험연구사업으로 산림자원의 조성과 이용은 물론 산림환경과 생물학적 방제 등 자연생태계 보전을 위한 각종 시험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특색 있고 볼거리가 풍부한 완도수목원을 함께 관장하고 있어 그 규모가 매우 크다. 특히 완도수목원은 국내 최대의 난대림 집단자생지로서 붉가시나무, 후박나무, 황칠나무, 감탕나무 등 난대성 식물 750여종이 자생하고 있는 수목원이다. 산림자원연구소와 수목원이 떨어져있어 따로 가야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산림자원연구소만으로도 하루 볼거리가 충분하여 다리가 아플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