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또 다른 출산아내가 힘들었던 이유
학전
아내의 투약은 타미플루로 끝나지 않았다. 신종플루로 오인했던 독감으로 1주일 고생했던 아내가 이번에는 예정일을 1주일 정도 앞두고 대상포진 진단을 받은 것이다.
임산부와 같이 면역체계가 아주 약해진 사람한테 찾아온다는 바로 그 대상포진. 아내는 독감과 함께 허리 주위가 두드러기처럼 부어오르고 가렵고 아프다고 했는데 그것이 바로 대상포진일 줄이야. 도대체 작품을 쓰는 데 얼마나 고생했으면 대상포진마저 걸리는가. 아내는 무척이나 아파했고, 옆에서 아무 것도 해 줄 수 없는 난 괴로울 뿐이었다.
어찌해야 할까? 우리는 처음에 바르는 피부 연고만을 고집했지만 대상포진은 번지기만 할 뿐이었고, 결국 피부과를 다시 찾으니 의사는 먹는 약 아니고서는 대상포진을 잡을 수 없다고 단정 지었다. 어차피 아이는 다 컸으니 빨리 약을 먹고 대상포진을 치유해서 까꿍이가 태어났을 때, 대상포진에 전염되는 걸 막자는 그들.
결국 또 문제는 피부약을 먹느냐 마느냐로 귀결되었다. 약 중에서도 가장 독하기로 유명한 피부과 약. 피부약에 대한 공포는 그 부작용을 잘 모르는 타미플루를 능가했다. 안 그래도 피부약을 잘 못 먹어 태아가 이상해진 경우를 주위에서 종종 보아온 탓이었다.
그러나 별 수 있는가. 이왕 타미플루까지 먹은 거, 피부약까지 용인할 수밖에. 의사는 20년 된 약이라 큰 부작용은 없을 거라고 우리를 위로했지만, 그 말은 전혀 위로가 되지 않았다. 어차피 99%의 확률이어도 그 1%가 우리라면 결국 우리에게는 100%이지 않은가. 대신 마냥 까꿍이의 건강함을 믿을 뿐이었다. 까꿍이가 타미플루에 이어 피부약의 독성까지 모두 이겨내길 바랄 뿐이었다. 까꿍아. 할 수 있지? 그치?
다행히 피부약 복용 이후 아내의 대상포진은 많이 가라앉았다. 그만큼 먹는 피부약이 강했다는 이야기일 텐데, 우리 태아는 무사할는지.
드디어 진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