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의 진정한 거문고 악사, 김무길 명인

등록 2009.12.10 18:18수정 2009.12.10 18:18
0
원고료로 응원
해마다 연말이면 이곳 저곳 많은 공연들이 올려진다. 예술인들은 가는 해가 아쉬워 자신 속의 예술혼을 하나라고 더 토해내려고 자리를 만들고 또 우리는 사느라 잊고 지냈던 마음속의 그 무엇인가를 채우기위해 그렇게 머슥하게 공연관람을 찾는다.

때로는 지인에게 억지로 끌려가기도 하고 누구는 지인에게 공짜로 얻은 초대권이 아까워 마지못해 연례행사로 공연장을 찾는다. 나 역시 그렇게 하루하루 세상살이에 지쳐가는 40대 중반의 가장!


겨울이 오는지도 모르게 찾아들고 달력 끝에 몇 개 안 남은 날짜들을 헤아리다 문득 잘 알지 못하는 우리 소리가 듣고 싶어 찾아간 공연장. "一通 김청만 선생의 반백년 예술인생, 여정"이라는 제목으로 우리시대의 악사로서 명인의 반열에 오른 김청만 선생의 예술인생을 정리하는 무대가 있다기에 찾아갔다.

평소에 그리 조예가 깊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명인들의 이름 석자는 기억하고 있는 터라 기대를 하고 찾아갔더니 아니나 다를까 "인산인해"라는 말을 실감케 할 정도로 많은 분들이 찾아와 있었다.

김청만 선생의 예술인생의 정리하는 무대답게 김청만 선생의 북장단 그리고 장구 그리고 시나위 그렇게 노장다운 김청만 명인의 장단가락과 장고공연을 보았다. 그리고 언제나 처럼 우리가락을 연주하는 악사 명인들이 한자리에 모이면 빠지지 않는 시나위 연주!

김청만 선생의 장구장단이 이끌어가는 시나위 연주는 정말 심금을 울리고도 남음이 있었다. 시나위 연주 속에서 나는 갑자기 명치 끝이 쿵하고 내려앉는 듯한 무거운 저음의 현악가락에 눈을 번쩍 귀를 번쩍 열었다. 그것은 바로 김청만 선생에게 온갖 이목을 잃고 있는 나에게 새로운 발견처럼 다가온 우리시대의 진정한 거문고 악사 - 김무길 명인의 거문고 대현소리였다.

그 순간부터 시나위가락 속에서 김무길 명인의 거문고 가락을 따라갔다. 시나위라는 것이 그러듯이 즉흥에서 이루워지는 기악합주이다 보니 특히나 서양악기로 치면 시나위에서 -베이스-에 해당하는 거문고의 소리를 찾아내기란 쉽지가 않다.


하지만 그 날은 왜 그렇게도 김무길 명인의 거문고의 대현가락의 명치 끝이 쿵하고 내려앉는 듯한 장중한 소리와 또 가락을 타고 넘어가다 들릴 듯 말 듯 전해오는 거문고 대현의 묵직하면서 애잔한 농현이 가슴 저 밑바닥을 파고 드는 듯 했다.

그렇게 10여분의 시간동안 거 문고 명인 김무길의 거문고 가락에 숨 조차 쉴 수 없을 정도로 앉아 있다가 뒤 이어지는 민요 반주에서도 김무길 명인의 거문고 반주에 취해서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지켜보았다. 마치 아이가 처음 본 장난감을 다루듯 아주 소중하게 그러면서 이리저리 아주 재미있게 관찰하고 장난감에 빠져 즐거워 하듯이 거문고를 천진난만하게 연주하는 김무길 명인이야말로 우리시대의 진정한 악사요! 명인이라는 생각이 들게했다.

그 자리에서 김무길 선생을 지켜보면서 김청만 선생의 "호"를 생각하며 김무길 선생에게 감히 이름 앞에 수식어를 만들어 붙인다면 琴童(금동)이라고 붙여드리고 싶다. '거문고를 가지고 노는 아이. 김무길 선생의 거문고 연주를 하는 모습에서 나는 분명 거문고를 너무도 즐거워 아주 신이 나게 가지고 노는 아이의 모습을 보았다.

 
#김무길 #거문고 명인 #옥보고 #거문고산조 #거문고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군산 갯벌에서 '국외 반출 금지' 식물 발견... 탄성이 나왔다
  2. 2 20년만에 포옹한 부하 해병 "박정훈 대령, 부당한 지시 없던 상관"
  3. 3 광주 찾는 합천 사람들 "전두환 공원, 국민이 거부권 행사해달라"
  4. 4 남자의 3분의1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다고?
  5. 5 "개발도상국 대통령 기념사인가"... 윤 대통령 5·18기념사, 쏟아지는 혹평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