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기득권 안버리고 선거연대 가능?"

민주연대 1주년 토론회... 민주당 "부잣집이 무조건 양보?"

등록 2009.12.11 21:00수정 2009.12.11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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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가 11일 민주개혁세력의 통합과 연대에 관한 민주연대 창립 1주년 토론회에서 박원순 변호사 등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가 11일 민주개혁세력의 통합과 연대에 관한 민주연대 창립 1주년 토론회에서 박원순 변호사 등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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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내년 지방선거부터 국민공천 도입하자" ⓒ 이종호

▲ 박원순 "내년 지방선거부터 국민공천 도입하자" ⓒ 이종호

 

이른바 진보개혁세력들의 지방선거 승리와 정권탈환을 위한 통합과 연대 토론에서 가장 쟁점이 되는 주제는 역시 '민주당의 기득권 포기' 문제였다. '동생'은 내놓지 않는 맏형에 불만을, '맏형'은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 '동생'을 원망했다.

 

11일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민주연대(민주당 내 비주류연대 모임) 창립 1주년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변호사)는 지난 10·28 경기 안산 지역구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와 민노·진보신당·시민사회 공동추천 후보의 단일화 실패 예를 들어 당시 민주당의 태도에 아쉬움을 표시했다.

 

박 변호사는 "안산에서는 단일화를 하지 않아도 이긴다는 생각에 민주당이 통합에 열정적으로 나서지 않은 것 아니냐'며 "민주당 의석 하나 더 늘리는 게 중요한가. 통합작업에 맏형 역할을 하고 양보함으로써 민주당으로선 더 큰 승리를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지방선거에서 정당공천제의 폐해를 강조하면서 내년 지방선거부터 진보진영이 국민공천을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미국의 '오픈 프라이머리'식 예비 선거로 단일 후보 경선을 진행해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주는 실험을 하자"는 것이다.

 

토론자로 나선 천정배 민주당 의원은 야권 통합과 연대에 있어 민주당의 기득권 양보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천 의원은 "민주당이 통합을 주도하려면 기득권을 일정부분 포기해야한다. 민주당의 지방선거 후보자, 총선 후보가 될 지역위원장, 당 지도부가 가진 기득권의 상당 부분을 떼어줄 수 있다는 각오를 해야하고, 그것을 약속할 필요도 있다"며 "이것이 통합의 전제조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반드시 연대해야 한다"면서 "지난 10월 재보선의 교훈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후보 단일화가 어려워진다. 당장 선거 연대를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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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변호사가 11일 민주개혁세력의 통합과 연대에 관한 민주연대 창립 1주년 토론회에서 발제하고 있다. ⓒ 남소연

박원순 변호사가 11일 민주개혁세력의 통합과 연대에 관한 민주연대 창립 1주년 토론회에서 발제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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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민주당이 통합을 주도하려면 기득권을 일정부분 포기해야한다" ⓒ 이종호

▲ 천정배 "민주당이 통합을 주도하려면 기득권을 일정부분 포기해야한다" ⓒ 이종호

 

전병헌 "단일화 규칙이 중요" - 이정희 "지지율보단 개혁·헌신성으로 정해야"

 

민주당이 기득권을 내놓는 데 있어 더 과감해져야 한다는 주장들이 이어지자,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을 맡고 있는 전병헌 의원이 방어에 나섰다.

 

전 의원은 "후보단일화 문제는 부잣집에서 양보하라는 정서로 접근하면 영원히 실패할 것"이라며 "공정하고 합리적인 절차와 규칙에 의해 진행돼야만 성과있는 단일 후보와 정당간 연대의 틀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지율 등의 수치가 중심이 되는 단일화 규칙이 중요하고 연대한 정당이 모두 그 결과에 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전 의원은 다른 야당들에게 섭섭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야4당과 시민단체가 연대집회를 연 현장에서 민주당을 비방하는 내용의 유인물이 뿌려졌다는 일화를 예로 든 전 의원은 "같은 목적으로 투쟁하는데, 내부에 대고 손가락질하고 비판하면 연대를 하자는 것이냐 분열을 하자는 것이냐"고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에 이정희 민노당 의원이 반박했다. "민주당 후보는 선거에 나서는 20~30%의 지지율로 출발하고 민노당 후보는 5~10%로 출발하는 상황에서 민주당은 지지율이 낮으니 양보하라면서 다음에는 한자리 확보해주겠다고 한다"며 "인물로만 보면 민주당 후보보다 훨씬 더 개혁적이고 헌신할 수 있는 후보들이 민노당에도 많은데 민주당의 이런 요구를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선거 공조를 하려면, 다른 야당들도 받아들일 수 있는 개혁적 후보를 내세워야 민주개혁진보세력의 연대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지지도 얻을 수 있지 않느냐"며 "지지율을 단일화의 기준으로 한다면 선거공조는 어려워질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민주당의 '당선 가능성 우선' 논리를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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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민주개혁세력의 통합과 연대에 관한 민주연대 창립 1주년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 남소연

11일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민주개혁세력의 통합과 연대에 관한 민주연대 창립 1주년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 남소연

참여정부에서 3년간 국정홍보처장을 지낸 김창호 시민주권모임 전략기획위원장도 "기존 후보 단일화 논의를 보면,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사실상 연대가 성립되지 않는 단서를 다는 경우가 많다"며 "큰 당의 후보로 나올 사람들은 선거 이전부터 '알박기'를 시작하고 자신이 선거에 나올 수 밖에 없는 조건들을 만들어 가는데 과연 공정한 선거연대가 되느냐"고 의문을 표시했다.

 

최상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민주당은 '기득권을 버린다'는 말에 더 철저하게 임해야 한다"며 "4대강 사업, 언론악법 저지 등에 성과를 내지 않고 적당히 미루면서 지방선거에서 좋은 성과를 기대하면 잘못 판단하는 것"이라고 대여 투쟁에 더욱 힘을 쏟을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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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지지율을 단일화의 기준으로 한다면 선거공조는 어려워" ⓒ 이종호

▲ 이정희 "지지율을 단일화의 기준으로 한다면 선거공조는 어려워" ⓒ 이종호

2009.12.11 21:00 ⓒ 2009 OhmyNews
#민주연대 #선거연대 #후보단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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