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맞아 공연계가 들썩이고 있다. 연극과 뮤지컬은 물론이고, 연예인들의 콘서트에 마당놀이까지 다채로운 공연들이 관객들을 즐거운 고민에 빠뜨리고 있다.
워낙 다양한 수의 작품들이 공연되고 있다보니, 각종 프로모션들의 경품에서도 공연 초대권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경품으로 제공되는 초대권은 대형 공연의 VIP석이나 로얄석같은 고가의 티켓인 경우가 많기에 당첨이 되고나면 공돈이 생긴 것 같이 기분이 좋고, 자연스레 호평 일색이 된다. 이러한 효과를 노리고 여러 제작사들이 초대권을 경품으로 내놓는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위와 같은 경우는 초대권이 그 맡은 바를 잘 수행하였으므로 별 문제가 되진 않는다. 하지만, 초대권이 공연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나 당일 공연에 갈 수 없는 사람들의 손에 들어가면 문제가 되는 경우가 생긴다. 바로 초대권을 헐 값에 사고 파는 불법적인 일들이 행해지는 것이다.
최근 일주일간 네이버와 다음 양대 포털 사이트에 있는 '중고매매카페' 4곳과 '경품정보카페' 1곳을 들락거리며 본 기자가 활동중인 '에이콤'에서 제작된 뮤지컬 <영웅>과 <명성황후>를 수시로 검색해보았다.
VIP석부터 S석까지 약 40여건의 게시물을 찾을 수 있었다. 해당 게시물 중 거래가 완료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연락을 취해 게시물 삭제를 요청하였고, 다행히 대부분의 판매자들이 해당 조치를 취해주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비단 이러한 상황이 두 작품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경우 거래 게시물이 수 백건에 달하며, 내년 공연을 앞두고 있는 뮤지컬 <모차르트!>마저도 이미 수 십장이 거래를 마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합류하면서 해당 배우의 공연을 중심으로 점점 과열되어 가고 있다. 이 외에도 여러 작품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분명 어제 오늘 일은 아닐 것이다. 누군가 시작을 했겠고, 누군가가 그 티켓을 구매했을 것이다. 이 같은 행위가 반복 되고, 결국 자리를 잡게된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제작사들이 초대권을 없애버리는 일도 쉽지는 않다. 있어도 그리 큰 도움은 되지 않지만 없으면 아쉬운 '계륵'같은 존재가 바로 '초대권'이다.
이 같은 불법적인 초대권 매매행위를 근절하려면 우선 구매자가 사라져야 한다. 저렴한 가격에 공연을 볼 수 있다는 건 충분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초대권은 '티켓'이 아닌 '티켓 교환권'으로 당일날 현장에 가서야 자리를 알 수 있고, 또한 공연일의 좌석 상황에 따라 좌석의 좋고 나쁨이 결정된다.
반면, 예매처를 통해 정당한 방법으로 할 경우 자신이 원하는 좋은 좌석에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데다, 최근에는 제작사들이 카드사 등과의 제휴를 통한 여러 혜택을 마련하고 있어 '초대권 가격'에 버금가는 가격대로 구매할 수 있다. 좋은 자리에서 작품을 더 잘 감상할 수 있으니, 그 감동도 더 크고 깊을 것이다.
만약 당신이 누군가를 초대했는데, 다른 사람이 와서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면, 그것도 헐 값에 그 자리를 넘겨 받았다면 당신의 기분은 어떻겠는가? '초대권'은 제작사가 자신들의 공연에 '헐 값에 자리를 넘겨받은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당신'을 초대하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김경태 기자는 에이콤서포터즈로 활동중입니다.
2009.12.16 10:43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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