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청각 뒷담벼락에 구멍은 무엇일까?

바람이 머무는 정자기행(38)

등록 2009.12.18 18:57수정 2009.12.18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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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청각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90호로 청풍문화재단지 안에 있다. ⓒ 하주성

▲ 응청각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90호로 청풍문화재단지 안에 있다.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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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판 응청각에 걸린 현판 ⓒ 하주성

▲ 현판 응청각에 걸린 현판 ⓒ 하주성

 

응청각은 원래부터 청풍 한벽루의 좌측에 자리하고 있었던 전각이다. 지금도 제천청풍문화재단지 안 한벽루의 좌측에 예전 그대로 자리를 하고 있다. 이 응청각의 용도는 정확하지가 않다. 다만 인조 15년인 1637년에 충청감사 정세규의 일기에 응청각에서 유숙한 기록이 나오는 것을 보아, 이 응청각이 한벽루 옆의 있는 잠을 잘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응청각의 뒤편으로 돌아가면 관수당이라는 당호가 붙어있다. 일반적으로 당이라고 하면 누정의 효과를 나타내는, 관아 안의 건물 등에 많이 붙이는 명칭이다. 물을 바라보는 집이라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는 관수당(觀水堂)은 아마 당시에도 이 건물이 물가에 서 있었음을 알게 한다.

 

관수당의 당호가 주는 의미

 

관수당이라고 전각의 뒤편에 붙인 현판으로 보아, 이 건물은 관아의 한 건물이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누정의 형태를 보면 누(樓), 정(亭), 대(臺), 당(堂), 제(齊), 헌(軒) 등 다양한 명칭으로 나타난다. 조선조 중기 이후에 들어서 이 이름이 모두 혼용이 되어있지만, 엄밀히 따지면 그 명칭에 따라 용도가 다 다르다.

 

우선 '누'란 밑으로 사람들이 다닐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된 이층의 전각을 말한다. 거기에 비해 '정'이란 공간이 없이 단층으로 되어있는 경우이다. 간혹 주추를 높여 밑으로 공간이 생기기도 하지만, 그런 공간이 사람들이 다닐 수 있을 정도는 아니다. 거기에 비해 '대'란 관아에 속해있는 정자를 말할 때 흔히 사용한다. '제'는 향교나 서원 등의 기숙을 할 수 있는 집이며, '헌'은 원래 왕실의 가족들이 묵는 공간에 붙이는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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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청각의 뒤편 뒤편으로 돌아가면 관수정이란 현판이 걸려있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보아 응청각은 물가에 서 있던 관아의 부속건물이라고 본다. ⓒ 하주성

▲ 응청각의 뒤편 뒤편으로 돌아가면 관수정이란 현판이 걸려있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보아 응청각은 물가에 서 있던 관아의 부속건물이라고 본다. ⓒ 하주성

 

이외에도 '합(閤)'과 '각(閣)'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당'은 여러 사람이 집회를 할 수 있는 일정한 공간을 말한다. 흔히 '서당'이란 배우는 학동들이 모이는 곳을 의미한다. 이런 용도로 볼 때 '관수당'이란 물가에 서 있는 청풍현의 관아 중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도 하고, 묵을 수도 있는 정자 건물로 추정할 수 있다.

 

아래층을 벽으로 막은 응청각

 

응청각은 일반적인 전각과는 달리 아래층을 석축벽으로 막았다. 토석을 섞어 아래를 둘렀으며, 한편은 트여놓았다. 아마 그곳은 기물 등을 둘 수 있는 공간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층은 나무로 만든 목조계단을 통해 올라갈 수 있도록 하였으며, 이층의 둘레는 난간을 둘렀다. 응청각이 언제 지어졌는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조선조 명조 초에 이황(1501 ~ 1570)이 단양군수로 있을 때 '응청각'이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그런 기록으로 보면 응청각은 500년 세월을 지키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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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벼락 응청각의 아랫층담벼락. 돌과 황토를 섞어 담벼락을 만들었다 ⓒ 하주성

▲ 담벼락 응청각의 아랫층담벼락. 돌과 황토를 섞어 담벼락을 만들었다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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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아래층에서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밑은 벽이 발라져 있지 않다. 기물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이다 ⓒ 하주성

▲ 공간 아래층에서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밑은 벽이 발라져 있지 않다. 기물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이다 ⓒ 하주성

 

현재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90호로 지정이 되어있는 응청각. 이층은 계단을 올라 문을 열면 마루방이고, 문을 지나면 온돌로 놓여있다. 뒤편으로 돌아가면 기둥을 세우고 그 틈을 모두 돌과 황토를 섞어 발랐는데, 중간부분 가운데에 커다란 구멍이 하나 보인다. 구멍을 들여다보면 위로 비스듬히 뚫려있다. 아마 이곳이 방에 창불을 때는 곳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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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청각 이층으로 올라가면 마루방이 있고, 문을 열고 들어서면 온돌을 놓았다. 한 겨울에도 사용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 하주성

▲ 응청각 이층으로 올라가면 마루방이 있고, 문을 열고 들어서면 온돌을 놓았다. 한 겨울에도 사용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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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담벼락의 구멍에 난 이 구멍은 무엇을 하는 곳일까? 아마 온돌을 데우기 위한 찰불 구멍으로 보인다. ⓒ 하주성

▲ 구멍 담벼락의 구멍에 난 이 구멍은 무엇을 하는 곳일까? 아마 온돌을 데우기 위한 찰불 구멍으로 보인다. ⓒ 하주성

 

일반적인 전각과는 전혀 다른 형태로 지어진 응청각. 주변을 돌아보면 여기저기 의아한 곳이 많은 집이다. 그래서 이런 집을 돌아볼 때는, 더 많은 상상을 할 수 있어 즐겁지만.

2009.12.18 18:57 ⓒ 2009 OhmyNews
#응청각 #관아 #청풍문화재단지 #구멍 #유형문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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