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21명 더!
오는 2월 22일 <오마이뉴스> 접수합시다

[10만인클럽 동참 호소] 일개 시민기자인 내가 '홍보대사' 자처한 까닭

등록 2009.12.24 11:51수정 2009.12.26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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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이 글을 쓰려고 하니 별의별 생각들이 꼬리를 물었다. 내가 이런 글을 써야 하는가, 일개 시민기자인 나에게 이런 글을 쓸 자격이 있는가, 아무것도 아닌 내가 대관절 무슨 근거로 알지도 못하는 <오마이뉴스> 독자와 시민기자들에게 10만인클럽에 가입하라고 한단 말인가? 이런 불안감이 엄습했다.

몇 번이나 망설인 끝에 나는 감히 이 글을 쓰기로 했다. <오마이뉴스>의 10만인클럽 가입자 수가, 세계 언론에 조명될 정도로 의미 있게 늘고는 있지만, 목표치에 비하면 흡족하지 않은 것을 나는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다.

12월 24일 0시 현재 <오마이뉴스>에 월 1만원의 자발적 구독료를 내는 10만인클럽 회원 수는 누적 기준으로 6579명(이번 달 결재 유효회원 기준은 5388명)이다. 오연호 대표는 지난 8월 처음으로 10만인클럽 동참을 호소하면서 "회원 수가 1만 명이면 적자를 모면하고 안정적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면서 "2009년 말까지 1만 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그것을 기준으로 하면 정확히 3421명의 회원이 애초에 설정한 목표치에서 모자라다. 분명한 점 하나는 <오마이뉴스>의 6만 시민기자, 1백만 독자의 수를 생각할 때 이것은 그리 많거나 어려운 숫자는 아니라는 것이다.


깨어있는 그대, 아직 가입 안했습니까?

물론 그동안의 10만인클럽 가입 과정에는 감동적인 참여가 적지 않았다. 5000원짜리 옷을 사 입는 것도 주저하는 아내가 1만 원을 허락했다는 어느 목사, <조선일보>를 보는 남편 몰래 입금했다는 주부, "지난 10여 년 동안 참 편하게 살았던 것 같다. 요즘 같은 야만의 법치 시대에 행동하는 인터넷 신문을 살려야 한다"고 말하며 가입한 블로거, "어느 매체가 공장 노동자 출신으로 늦깎이 공부를 한 나 같은 사람에게 지면을 허락해 주겠는가?"하면서 꼬깃꼬깃한 돈 만 원을 꺼낸 노동자 등.

그러나 우리의 의미 있는 참여는 아직 미완성이다. <오마이뉴스>를 어떤 권력과 자본의 눈치를 보지 않고 참언론의 한 길을 걷게 하는, '경제적으로 독립 가능한 수익모델'을 만들어내는, 세계 언론사의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실험을 성공시키기까지는.


우리는 끊임없이 우리의 행위에 정당한 동기를 부여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왜 <오마이뉴스>의 10만인클럽에 가입해야 해야 하는지부터 규명해 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의 말을 다시 들어 보자.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세계경제위기 여파로 기업 광고는 현격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광고와 협찬을 해주고 계시는 광고주 여러분들에게 참으로 고마울 따름입니다. 지금 이상으로 광고주들에게 부탁을 드리는 것은 무리이며 바람직스럽지도 않습니다. 그런가 하면 중앙정부의 광고는 이명박 정권 들어 2년째 0원입니다.


그 결과 <오마이뉴스>는 작년에 7억여 원의 적자를 봤습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약 5억 원의 적자를 보고 있습니다. 지난 3월 평직원은 20%, 간부는 30%, 대표는 40% 임금을 삭감했지만, 작년 대비 10여 명이 자연퇴사를 하고 보충을 하지 않았지만, 이대로 가면 올해도 적자가 불가피합니다."
- 2009. 7.8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참여 호소문 중에서

물론 <오마이뉴스> 측의 이런 주장에 대해 한편으로는 수긍하면서도 비판을 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한 미디어평론가는 10만인클럽이 성공하길 기대하는 것을 전제로 그것은 "독자에게 손 벌리는 앵벌이 짓"으로 비쳐질 수 있다면서 "<오마이뉴스>의 경영 악화 책임이 내부에 있음에도 <오마이뉴스>는 그 책임을 독자에게 전가한다"고 비판했다.

<오마이뉴스> 경영진이라고 어찌 잘못을 하지 않았겠는가? <오마이뉴스>가 매체 환경 변화에 능동적 대응이 부족했고, 그래서 일찍이 독립적 수익모델을 만들지 못해 경영 위기를 자초했다는 지적은 한 측면의 진실을 담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10만인클럽에 긴급히 동참해야겠다고 작정할 정도로 '위기의식'을 느끼는 본질과는 거리가 있다.

 '시골의사'라는 필명으로 유명한 박경철 안동신세계연합클리닉 원장이 10일 저녁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특강>에서 '위기 이후의 한국경제, 어디로'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시골의사'라는 필명으로 유명한 박경철 안동신세계연합클리닉 원장이 10일 저녁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특강>에서 '위기 이후의 한국경제, 어디로'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유성호

이명박 집권 이후 '눈에 보이지 않는 압박'

<오마이뉴스>의 최근 경영이 우리의 동참이 시급히 필요할 정도로 악화된 직접적 원인은 분명히 따로 있다. 그것은 이명박 정부의 눈에 보이지 않는 압박 때문이지 않은가?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이래 중앙정부와 공기업의 <오마이뉴스>에 대한 광고는 2년째 거의 0에 가깝다고 한다. 이들이 보수를 표방하는 '듣보잡' 인터넷신문에 수천만 원의 광고를 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정부의 입김에 의해 신임사장이 바뀐 것으로 알려진 유명 민간기업들의 2009년 <오마이뉴스> 광고액은 2008년에 비해 70%이상 깎였다고 한다. 덩달아 권력의 눈치를 살피는 기업들의 광고 역시 전년 대비 많이 줄었다.

그렇기에 <오마이뉴스>는 고심 끝에 독자들에게 직접 존재이유를 물으면서 10만인클럽 가입을 호소했을 터이다. 10만인클럽 가입금은 월 1만 원, 이것은 조중동 신문 한 부의 구독료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조중동의 유료독자가 얼마인가?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각자 최소 50만 명 이상씩은 된다고 본다. 유료독자 50만 명이면 줄잡아 연 매출액으로 1000억 이상이다. 게다가 그들에게는 엄청난 광고 수입이 있다. 조중동은 각자 유료독자 50만 명을 만들어내는데 우리는 오마이뉴스 유료독자 10만 명을 못 만들어낼 것인가?

이 시점에서 나는 좀 더 노골적으로 질문을 던지고 싶다. 아직 귀찮아서, 혹은 이런 저런 이유로 10만인클럽 동참을 미뤄온 독자와 시민기자들에게.

해직 교사들에게 <오마이뉴스>만한 애정을 보이는 언론이 일찍이 있었는가. 전교조의 조합원 수가 얼마인가? 촛불 때 72시간 생중계하던 <오마이뉴스>를 기억하는가? 진보진영 혹은 민주개혁 진영의 각종 토론회와 현장의 몸짓을 <오마이뉴스>만큼 제대로 다룬 언론이 있는가? 그 진영에 속하는 시민단체 회원과 정당의 당원 수는 얼마인가? 노동자들에게 <오마이뉴스>처럼 우정을 보이는 언론이 있는가. 민주노총의 조합원 수는 얼마인가?

이명박 정권이 조중동은 물론 KBS와 MBC마저 장악하고 있는 이때, <한겨레> <경향>과 함께 진보언론의 대표주자인 <오마이뉴스>를 우리 힘으로 지켜내지 못한다면 우리가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 다시 개혁진보진영이 대한민국의 운명을 주도할 때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10주년 기념식에서 '1만 명 동참'을 선언하자

<오마이뉴스>가 10만인 클럽을 처음으로 선언한 2009년도 며칠 남지 않았다. 6만 시민기자여, 1백만 <오마이뉴스>독자여 단결하자. 형편이 되는 사람은 10만인클럽에 지금 바로 가입하자.

만약 올해 안에 1만 명 달성이 쉽지 않다면 <오마이뉴스> 창간 10주년 기념일인 내년 2월 22일까지라도 그 목표를 달성하자. 창간 10주년에 맞춰 우리의 힘으로 <오마이뉴스>를 경제적으로 독립하는 매체를 만들자. 이것은 '모든 시민은 기자'임을 표방해 세계의 시민참여저널리즘을 선도해온 <오마이뉴스>가 다시 한 번 독자 참여형 수익모델을 선보이면서 세계를 놀라게 할 것이다.

<오마이뉴스>에 대해 만족스럽지 않은 분들이 적지 않을 수 있다. 채찍을 가하되 함께 혁명을 만들어가면서 하자. 뉴스의 생산-유통에서뿐만 아니라 수익모델의 구축에서도 시민기자와 독자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시민저널리즘의 완결판이지 않겠는가?

지금 3421명의 동참이 더 필요하다. 깨어있는 시민, 행동하는 양심 그대여, 동참하지 않으려나.
#10만인클럽 #오마이뉴스 #오연호 #최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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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과 평론을 주로 쓰며 '인간'에 초점을 맞추는 글쓰기를 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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