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자기자와 함께
김대홍
2004년 이웃집 화재로 살던 집이 전소되는 예기치 못한 불행을 겪게 되었다는 그녀. 결혼 초 첫 번째 화재를 겪은 후 노점까지 해가며 일군 새 보금자리가 또 다시 잿더미가 되고나니, 남은 것이라고는 세상에 대한 원망과 피해의식 뿐이었단다. 하지만 그 시절, 영영 헤어날 수 없는 늪으로 빠져드는 자신을 잡아 준 것이 바로 <오마이뉴스>였다고.
"두 번의 화재와 죽음 직전까지 갔던 교통사고 등 결혼과 함께 힘든 일이 참 많았습니다. 지켜보는 주변사람들까지 힘들어하고 절망할 정도였지요. 책이 힘이 된다는 것을 내 삶이 순탄할 때는 절실하게 알지 못했습니다. 아니 잊고 있었지요. 그런데 힘든 순간에 나 자신을 절망으로 내몰지 않고 우뚝 일으켜 주는 힘은 이전에 내가 읽은 책을 통해 얻은 자신감이더라고요."이처럼 절망의 나락에서도 기름때 묻은 책을 놓지 않았던 그녀는 자신의 블로그 명인
'무지개와 프리즘'처럼 <오마이뉴스>라는 프리즘을 통해 마침내 무지개 빛깔의 자신을 드러내고 있다.
배 아파 낳은 자식처럼 어느 것 하나 쉽게 써 본 일 없는 580여 편의 기사. 열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은 없어도 더 아픈 손가락은 있는 법이다. '지금까지 써 온 기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기사가 무엇이냐'고 물으니 그 많은 서평을 제치고 사는이야기 중 몇 편을 꼽는다.
2006년 가을 지하철 기관실에 직접 탑승 취재해서 쓴
'지하철 운전하다 화장실이 급하면?'. 아는 사람 단 한 명 없이 무작정 현장에 뛰어들어 만들어 냈다는 3편의 지하철 관련 기사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특유의 '게릴라 정신'이 오롯이 담긴 땀 냄새 나는 기사가 아닐 수 없다.
'딸 남친의 문자메시지 "언제 생리하니?"' 역시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있을 것 같단다. 포털사이트에까지 전송되어 자극적인 댓글이 많이 달리기도 했지만, 기사를 통해 아이와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생겼고, 그 결과 지금은 엄마 마음까지 헤아리는 착한 딸이 되어 가고 있다며 은근히 딸 자랑까지 덧붙인다.
악성 댓글에도 흔들리지 않는, 내공 빵빵 시민기자어린 시절부터 책을 좋아했기 때문에 <오마이뉴스> 독자로도 책동네 기사를 가장 좋아한다는 그녀. 자신이 쓴 기사 대부분이 책동네에 포함 될 정도로 서평에 많은 노력을 쏟고 있기에 서평을 통해 얻은 보람도 적지 않았을 듯했다.
"인터넷서점 순위밖에 있던 책인데 오마이뉴스에 쓴 내 서평 '13억 중국인 울린 장한청년 장윈청' 때문에 3위까지 올랐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가 가장 보람 있고요. 제 서평을 통해 책을 알고, 사서 읽었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며 고맙다는 쪽지를 받을 때도 큰 보람을 느끼지요. 반면 어떤 기사는 아고라로 끌려가 난도질을 당하기도 하고 포털에 걸려 악성 댓글 시달리는 경우도 있지만 지금은 그런 것까지 재미와 보람으로 생각하게 됐어요."시민기자 4년 만에 악성 댓글에도 흔들리지 않는 내공을 가지게 되었다니 이미 프로가 아닐 수 없다. 그런 그녀에겐 20년 가까이 자동차용품점을 하고 있는 남편과 내년이면 고3, 중3이 될 두 자녀가 있다. 때로는 남편 뒷바라지보다, 아이들 뒤치다꺼리보다 기사쓰기가 먼저였을 터. 가족들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라는 타이틀을 가진 그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남편은 자랑스러워하는 만큼 항상 많이 미안해하고요. 아이들도 엄마를 무척 대단해하고 자랑스러워해요. '인터뷰나 취재 때문에 휴일에도 나간다. 늦는다' 그러면 배려해주고 알아서 밥 챙겨먹고… 제 딸도 기사 두 꼭지를 쓴 시민기자랍니다. 올 겨울방학 목표가 서평 10꼭지라고 하던데요."시민기자이기 이전에 한 남편의 아내이며 두 아이의 엄마인 그녀. 역시나 가족 이야기를 할 때 가장 밝고 행복해 보인다.
2010년, 한 건 크게 할 것 같은 그녀

▲김현자 기자
김대홍
'삶이란 사랑이다'라는 말을 항상 마음에 품고 산다는 시민기자 김현자. 된통 깨지기를 여러 차례. 그로인해 편안한 삶에서 어려운 지경으로 내몰리는 아픔도 경험 했지만 오히려 그러는 중에 삶은 최대한 열심히 살아 볼 가치가 있고, 이유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가족은 물론 세상과 사람, 사물에 대한 지독한 사랑이 그녀의 삶을 든든하게 지탱해 준 힘이었던 것이다.
김현자 기자는 자동차용품점 일을 남편이 홀로 맡게 된 후부터 프리랜서로 교정 등 책 관련 일을 하고 있다. 책 관련 일을 하다 보니 작은 소망 하나를 가지게 되었단다. 그동안 프리랜서 일을 통해 얻은 정보와 자료를 바탕으로 기사도 쓰고 그것을 모아 자신의 이름을 단 책을 엮고 싶다는 것이다. 차분하고 꼼꼼한 그녀의 성격으로 보건데 뭔가 큰 것 하나를 터뜨릴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또 하나의 소망은 내년에 고3, 중3이 되는 두 아이가 원하는 대학과 고등학교에 각각 입학하는 것이란다. 2010년 한 해 역시 간절한 소망과 기도 속에 치열하게 살아내게 될 그녀에게, 먼저 아이들을 키운 선배 수험생 엄마로서 그녀의 팬을 자처하는 동료 시민기자로서 축하와 함께 마음으로부터 격려와 응원을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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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인사도 받지만 끌려가 난도질도 당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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