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근로여성임대아파트에는 398명의 비혼 여성이 입주 가능하다. 정부가 매각 방침을 수립해 단계적으로 이곳 여성들을 내보내면서 공실이 늘어나고 있다.
한만송
인천근로아파트에 10년 가까이 살고 있는 B(37)씨는 "도시 생산직 근로 여성 가운데, 연봉 3000만원 이상을 받는 여성이 어디 있냐, 대부분이 저임금 고노동에 시달린다"며 "약간의 저축, 부모님 용돈, 생활비 등으로 돈을 지출하면 사실 목돈을 마련하기 힘든 상황이고 이런 현실을 노동부가 모르는 것도 아닌데, 비혼 여성을 위한 근로아파트를 매각한다면 우리는 당장 어디로 가냐"고 안타까움을 털어놓았다.
방과 후 학교 교사를 하면서 3년째 이곳에 살고 백은미(32)씨는 "비혼 여성이 도시에서 혼자 산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모를 것"이라며 "가격도 저렴하고 여러 장점이 있지만 무엇보다 이곳은 성범죄 등 각종 범죄로부터 우리를 지킬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 빌라에 살면서 한 달에 네 번이나 도둑이 든 친구가 있는데, 근로복지공단이나 노동부 관계자들이 본인이나 자식들이 그런 처지에 놓여있다면 사업의 중복성을 이유로 이런 시설을 매각할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백씨는 "산업구조가 변화하면서 단순 생산직 근로 여성의 비율이 줄어드는데, 그것을 이유로 아파트를 매각한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저소득 비혼 여성들을 위해서 이런 아파트를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변화하는 시대를 제대로 반영하는 거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 임금고용팀 관계자는 "노동부 위탁사업인 근로여성임대아파트 임대 사업은 매각 방침이 확정돼 추진 중"이라며 "수혜 대상이 얼마 되지 않고, 저소득 근로자 대부나 융자 사업 등에 집중하기 위해 매각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다만, "임대차 계약을 4년 동안 유예 기간을 둔만큼 충격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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