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재 뒤란의 처마에 매달린 시래기 형제들은 맵찬 겨울 찬바람에 투정을 부린다.
조찬현
사의재 열린 방에는 도포와 갓이 걸려 있다. 등잔과 빛바랜 서책도 놓여 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이 아마 이곳 방에 앉아서 <경세유표>를 집필했을지도 모르겠다.
다산이 1801년 11월 23일 강진에 와서 처음 묵은 주막집이 사의재다. 다산은 이곳 주막 뒷방에서 4년을 살았다고 한다. 사의재는 네 가지, 즉 "생각은 마땅히 맑게 하고, 용모는 마땅히 엄숙하게 하며, 말은 마땅히 과묵하게 하고, 동작은 반드시 더디게 해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다산은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경세유표>와 <애절양> 등의 저서를 남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