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적 총재보다 더한 박근혜" vs. "저급한 정치놀음"

'세종시 당론 수용 불가' 박근혜 사이에 둔 친이-친박 난타전

등록 2010.01.10 16:29수정 2010.01.10 16:29
0
원고료로 응원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지난 2009년 12월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유승민 권영세 이혜훈 송광호 의원과 얘기를 나누다 지도부쪽을 바라보고 있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지난 2009년 12월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유승민 권영세 이혜훈 송광호 의원과 얘기를 나누다 지도부쪽을 바라보고 있다. ⓒ 남소연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지난 2009년 12월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유승민 권영세 이혜훈 송광호 의원과 얘기를 나누다 지도부쪽을 바라보고 있다. ⓒ 남소연

 

세종시 수정안 발표를 하루 남기고 한나라당 내홍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세종시 수정 반대 입장을 밝힌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친이 의원들의 공격이 이어지며 친이-친박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친이 직계인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은 10일 "박 전 대표는 과거의 제왕적 총재보다 더 하다는 세간의 얘기를 들은 적 있냐"며 직격탄을 날렸다. 앞서 정태근, 김용태, 진수희 의원에 이은 친이계의 네 번째 공세다.

 

정 의원은 이날 "박 전 대표님에게"라는 공개질의서를 통해 "최근 박 전 대표 주변의 중진 의원들이 세종시 문제에 대해 나름대로 소신을 피력할 때마다 박 전 대표는 그들의 입장에 쐐기를 박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의원은 이와 관련해 박 전 대표가 지난 2002년 2월 당시 이회창 총재 체제를 '제왕적 1인 지배 정당'이라며 한나라당을 탈당한 사실도 언급했다.

 

정 의원은 "당시의 한나라당 체제는 당론으로 정해진 체제였지만 박 전 대표가 이를 전면 부정한 것"이라며 "당시 한 당직자는 '제왕적 총재를 없애자면서 정작 자신은 제왕적 부총재처럼 행동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정두언 "남이 정한 당론은 안 지켜도 되나"

 

a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 ⓒ 남소연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 ⓒ 남소연

특히 정 의원은 정부의 수정안을 한나라당이 당론으로 채택하더라도 반대할 것이라는 박 전 대표의 입장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예를 들어가며 맹비난했다.

 

박 전 대표는 지난 7일 "(정부의 수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하는 것은)엄밀히 말하자면 (2005년 당시)당론을 뒤집는 것"이라며 "그렇게 당론을 만들어도 저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그는 "한나라당이 수도분할에 타협을 한 것은 수도분할이 옳아서가 아니라 그놈의 표 때문이었다"며 "나라와 후손을 위한다면 늦었지만 이제 모두 반성을 하고 이를 바로잡아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이어, "그런데 박 전 대표가 당론을 뒤집을 수 없다며 동참할 수 없다고 한다"며 박 전 대표가 지난 2001년 4월 이화여대 강의에서 발언한 내용을 언급했다.

 

정 의원은 "당시 박 전 대표는 '정치입문 당시의 초심을 잃지 않으려면 때로는 당론과 어긋나게 된다, 초심을 지켜온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며 "당시의 박 전 대표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노력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박 전 대표는 또 다시 이 얘기를 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2005년 당시 세종시 원안이 당론이더라도 옳지 않다면 수정에 찬성해야 한다는 역설이었다.

 

정 의원은 또 "박 전 대표는 지난해 이미 당론으로 결정된 미디어법을 국민을 고통스럽게 하는 법이라고 하며 그 처리를 막고 수정안을 내 관철시킨 적이 있다"며 이미 박 전 대표가 당론을 어긴 적도 있음도 지적했다.

 

그는 아울러, "지금 박 전 대표는 세종시 수정안이 나오기도 전에 이를 반대한다고 하고 충청도민에게 먼저 물어보라는 스스로의 말까지 뒤집고 있다"며 "이것을 혹시 자기가 정한 당론은 지켜야 하고 남이 정한 당론은 안 지켜도 된다는 것으로 해석하면 역린(逆鱗)이 되는가"라고 성토했다.

 

이정현 "참고 또 참고 있다... 신뢰 잃으면 정권 존립 어려워"

 

한편, 친이계의 '박근혜 죽이기' 릴레이 공세에 친박계는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박 전 대표에 대한 인신비방의 신호탄을 쓰는 세 사람의 공통점은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라며 "근본적인 논쟁과 무관하게 이들이 연일 인신비방을 퍼붓는 것은 세종시 외에 다른 의도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한쪽에서는 설득 운운하고 한쪽에서는 입에 못 담을 비난전을 펼치는 것은 저급한 정치놀음이고 없어져야 할 구태정치의 전형"이라며 "참고 또 참고 있다, 박 전 대표에 대한 인신비방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의원은 이와 함께 "세종시 원안건설은 대통령 경선후보 때, 대통령 후보 때 그리고 대통령 취임 후에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십수 차례 자발적으로 국민과 했던 약속"이라며 세종시 수정 추진에 대한 반대 입장도 명백히 밝혔다.

 

특히 이 의원은 "총선 때, 지방선거 때, 재보궐 선거 때 지금은 여당인 우리 한나라당이 대통령과 똑같은 내용의 약속을 했었다"며 "이만큼 국민 앞에 약속한 것은 한나라당이 다시 정권을 재창출하고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길 바란다면 하늘이 두 쪽 나도 지켜야 할 도리"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세종시 건설을 백지화하는 것은 국민을 속이고 의회정치·법치주의·신뢰정치를 포기하는 것"이라며 "당이 신뢰를 잃으면 당도, 정권도 존립이 힘들다"고 경고했다.  

2010.01.10 16:29ⓒ 2010 OhmyNews
#세종시 #박근혜 #정두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AD

AD

AD

인기기사

  1. 1 "하루가 지옥" 주차장에 갇힌 주택 2채, 아직도 '우째 이런일이' "하루가 지옥" 주차장에 갇힌 주택 2채, 아직도 '우째 이런일이'
  2. 2 억대 연봉이지만 번아웃 "죽을 것 같았다"... 그가 선택한 길 억대 연봉이지만 번아웃 "죽을 것 같았다"... 그가 선택한 길
  3. 3 체코 대통령, 윤 대통령 앞에서 "최종계약서 체결 전엔 확실한 게 없다" 체코 대통령, 윤 대통령 앞에서 "최종계약서 체결 전엔 확실한 게 없다"
  4. 4 28년 만에 김장 독립 선언, 시어머니 반응은? 28년 만에 김장 독립 선언, 시어머니 반응은?
  5. 5 맥주는 왜 유리잔에 마실까? 놀라운 이유 맥주는 왜 유리잔에 마실까? 놀라운 이유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