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의 눈물... 지진 피해 수십만 명 추정

사망자 수 파악도 못해... 각국 구호대 파견

등록 2010.01.14 12:14수정 2010.01.14 12:15
0
원고료로 응원
 규모 7.0의 강진이 휩쓸고 간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 주민들이 13일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더미와 그 위에 널브러져 있는 시신들을 쳐다보고 있다.

규모 7.0의 강진이 휩쓸고 간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 주민들이 13일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더미와 그 위에 널브러져 있는 시신들을 쳐다보고 있다. ⓒ EPA=연합뉴스


12일(현지시각) 카리브해의 가난한 나라 아이티를 강타한 규모 7.0의 강진은 아이티를 상상 이상의 아비규환 상태로 몰아넣었다. 사망자 수를 추정하는 것마저 불가능할 정도이다.

이번 지진으로 아이티의 통신·교통 수단이 완전히 파괴돼 피해규모를 파악할 행정력 자체가 무력화됐기 때문이다. 외신에 따르면, 인터뷰 당사자들이 밝히는 추정 사망자 수가 수천에서 수십만 명까지 천차만별이다.

르네 프레발 아이티 대통령은 CNN과 인터뷰에서 수천 명이 사망했을 것이라고 말했으나, "아직 피해자 수를 말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밝혔다. 장 막스 베레리브 총리는 사망자가 수십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심지어, 유리 라토르튀 상원의원은 사망자가 50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으나 곧 아무도 정확한 숫자를 모를 것이라고 정정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는 긴급 지원이 필요한 사람이 아이티 전체 인구의 1/3인 300만 명에 이를 것이며, 이는 가난한 나라 아이티에 심각한 재앙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지진으로 유엔 아이티안정화지원단(MINUSTAH)이 입주한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한 호텔까지 무너져 유엔 직원 14명이 숨지기도 했다.

시체속을 헤매는 주민들... 약탈행위 기승


AP통신에 따르면 지진으로 파괴된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는 말 그대로 아비규환 상태다. 거리에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는 시체들 사이로 온몸에 하얀 먼지를 뒤집어쓴 생존자들이 넋을 잃고 헤매고 있으며, 구조대원들은 건물 잔해 속에서 생존자들을 찾느라 분주하다.

주민들은 안전한 극장 주차장에 모여 임시천막을 짓고 햇볕을 피하고 있으며, 무너진 건물에서 식료품을 약탈해가지고 나오는 모습도 목격됐다.


많은 주민들은 피해가 비교적 적은 교외로 빠져나가고 있으며, 경찰과 국제평화유지군은 치안과 교통을 담당하기 위해 거꾸로 수도인 포르토프랭스로 들어가고 있다.

구세군 지역간부인 밥 포프는 AP와 인터뷰에서 "지진 당시 산에서 차를 타고 내려오고 있었는데 갑자기 차가 장난감처럼 앞뒤로 흔들렸으며, 요동이 그치고 창밖을 내다보니 시내의 건물들이 무너져내리고 있었다"며 "수천 명이 거리로 쏟아져나와 울부짖으며 도움을 요청했다"고 당시의 참상을 전했다.

병원과 학교, 교도소가 붕괴했고, 가톨릭 성당이 무너져 대주교가 사망하기도 했다. 프레발 대통령은 "믿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며 망연자실했고 "지진 피해규모를 파악하고 대응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유엔 등 긴급 구호대 파견... 트위터에선 기부 운동

다수의 유엔직원이 사망하는 사고를 당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우리는 대단히 긴급하고 대규모 구호가 필요한 상황에 처해 있다"며, "기본적 공공 서비스가 완전히 붕괴했다. 현재 사망자와 부상자 수를 정확하게 집계할 수 없으며 단지 수백 명이 될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사고 직후 전면적인 구호와 인도적인 지원노력을 다짐했으며, 미국은 구호함정과 헬기, 수송기 등과 2000여 명 규모의 해병대를 파견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프랑스도 구호팀을 긴급 공수했고 유럽연합은 300만 유로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아이티 지진 재난민을 돕기 위한 기부금 모집 운동이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 '트위터'를 통해 이뤄지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트위터에는 아이티의 피해상황을 전하는 글과 사진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으며, 적십자에 전화해서 10달러를 기부하자는 메시지가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한편, 외교통상부는 지진 당시 아이티에 체류하고 있던 교민 70여 명 중 유일하게 연락이 두절됐던 서광석(51)씨가 무사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이번 사태로 교민 피해는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아이티 지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똥 수십톤 유입에 40일 썩히기... 매년 악취로 힘든 동네 똥 수십톤 유입에 40일 썩히기... 매년 악취로 힘든 동네
  2. 2 홍명보의 "저저버"... 국민 우습게 봤다 홍명보의 "저저버"... 국민 우습게 봤다
  3. 3 "지리산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벽소령 도로? 큰일 날 일" "지리산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벽소령 도로? 큰일 날 일"
  4. 4 반도체에 들어갈 전기, 용인시민들의 흥미로운 생각 반도체에 들어갈 전기, 용인시민들의 흥미로운 생각
  5. 5 영국 병원 응급실에서 7시간, 놀라움 그 자체였습니다 영국 병원 응급실에서 7시간, 놀라움 그 자체였습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