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 등 '지리산 케이블카 반대' 산상시위 100일째 맞아

지리산권시민사회단체협의회, 불교연대 19일 "오늘은 100일, 내일은 100+1일" 행사

등록 2010.01.15 18:43수정 2010.01.15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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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긴 세월동안 우리의 역사와 민초들의 삶을 어루만져준 지리산에 비하면 티끌보다 못한 시간이었습니다.

 

100일. 짧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유난히 춥고, 많은 눈과 세찬 바람으로 기억될 겨울을 천왕봉, 노고단, 반야봉에서 지내기엔 긴 시간이었습니다. 지리산에 케이블카를 올리려는 욕망과 마주해야 하는 고통스런 시간이었습니다.

 

100일.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지리산과 함께 하는 길이었으니 더 없이 행복하고 설레는 시간이었습니다. 오늘, 100일 맞이한 우리는 내일, 100+1일을 꿈꿉니다."

 

 지리산권시민사회단체협의회와 ‘민족성지지리산을위한불교연대(준)’는 지난 해 10월 12일부터 지리산에서 케이블카 반대 산상시위를 벌여오고 있다.
지리산권시민사회단체협의회와 ‘민족성지지리산을위한불교연대(준)’는 지난 해 10월 12일부터 지리산에서 케이블카 반대 산상시위를 벌여오고 있다.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지리산권시민사회단체협의회와 ‘민족성지지리산을위한불교연대(준)’는 지난 해 10월 12일부터 지리산에서 케이블카 반대 산상시위를 벌여오고 있다. ⓒ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지리산권시민사회단체협의회와 '민족성지지리산을위한불교연대(준)'가 '지리산 케이블카 반대 산상시위' 100일째를 맞아 환경부가 대답할 때까지 산상시위를 계속할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들 단체는 오는 19일 오후 1시 지리산 천왕봉에서 "오늘은 100일, 내일은 100+1일"이라는 제목으로 행사를 연다.

 

이들 단체는 지난해 10월 12일 노고단에서 '자연공원법 개정안 철회, 지리산케이블카 건설 반대' 기자회견을 연 뒤, 매일 천왕봉·노고단·반야봉 등지에서 산상시위를 벌여 왔다.

 

겨울 폭설로 입산이 불가능할 때는 성삼재와 화엄사, 달궁계곡 입구 등으로 위치를 이동해 1인시위를 벌였다. 반야봉은 산불예방기간이 시작되기 전까지 올라가 산상시위를 했다. 산상시위에는 종교인과 환경운동가, 산악인, 대학생 등이 참여했다.

 

지리산권시민사회단체협의회를 비롯한 단체들은 "우리나라 제1호 국립공원이며, 세계자연보존연맹 카테고리(Ⅱ)에 속하고,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나 빠르고 편함만을 추구하는 산행문화, 도로·탐방로·샛길로 인한 야생동물서식지 분절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리산 국립공원에 대한 전망을 이야기하고 싶다"며 산상시위를 벌였던 것.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윤주옥 사무처장은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산에 올랐던 국립공원 보전에 대한, 지리산 케이블카에 대한 환경부의 생각을 듣고 싶었다"면서 "그러나 환경부는 고개를 돌리고 있다. 지리산에 대해, 국립공원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해달라는 국민들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지리산을 비롯한 국립공원에 케이블카 설치가 가능하도록 '자연공원법'을 개정하려고 한다. 자연공원법 개정안에는 자연보존지구 내 케이블카 거리를 2km에서 5km로 연장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지리산을 끼고 있는 구례군과 남원시, 함양군, 산청군은 지리산 3대 주봉(천왕봉․제석봉, 반야봉, 노고단)에 케이블카를 건설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지리산에까지 케이블카가 올라간다면 이를 신호탄으로 설악산, 북한산, 소백산 등 전국의 모든 명산, 국립공원에 케이블카 건설 도미노현상이 일어날 것"이라 보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말한다. '이 겨울에 산꼭대기에 있는 건 위험하다고, 100일이나 있었으니 충분히 의사를 전달한 거라고, 이제 내려올 때도 되지 않았냐고?' 그러나 어떤 것도 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는 산을 내려올 수 없다. 우리는 100일 이후 더 많은 국민들에게 지리산케이블카 건설의 문제점을 알려나가기 위해 또 다른 현장에서 설 것이다."

 

이들 단체들은 19일 오후 천왕봉에서 산상시위 체험과 새끼줄에 소원쪽지 달기를 진행한다. 이어 지리산 케이블카 반대활동 경과보고와 산상시위 대표자 인사말, 이후 계획 발표 등을 진행한다.

 

'지리산권시민사회단체협의회'는 지리산생명연대, 남원생협,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지리산사람들, 섬진강과지리산사람들, 함양시민연대 등 지리산권 5개 시·군에서 활동하는 시민사회단체들로, 불교연대는 화엄사 등 지리산권 사찰과 단체들로 구성되어 있다.

2010.01.15 18:43ⓒ 2010 OhmyNews
#지리산 #케이블카 #자연공원법 #천왕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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