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납득하기 힘든 통영시청 관용주차장

등록 2010.01.27 18:10수정 2010.01.27 20:28
0
원고료로 응원
a

통영시청 통영시청 정문 ⓒ 정학윤


권위주의 정권 시절 군관민(軍官民)이라고 불리던 것이, 지금은 민관군(民官軍)이라는 순서로 불린다. 이 호칭은 (국)민들의 제반 민주적 권리가 강화되고 나라를 이루는 기초가 (국)민임을 명백히 밝혀주고 있는 것이다. 약간 비약인지는 모르지만, 이 같은 시대조류에서 보기 드문 풍경을 접하게 되었다.

a

관용? 통영 시청 앞 마당 주차장 ⓒ 정학윤


a

통영시청 관용주차장 통영시청 앞 주차장에는 민원인이 출입하는 곳에서 보기 힘들어진 '관용'이라는 말을 볼 수 있다. ⓒ 정학윤


지난 17일 통영 시청 앞 주자창을 잠시 지나치다가 주차장 바닥에 쓰인 '관용'이라는 글씨를 보게 되었다. '관용'이란 관(시청)에서 전용으로 쓰는 주차장이라는 뜻일 것이다. 약 50여 대를 세울 수 있는 그 주차장에는 약 2분의1 정도를 관(官) 전용주차공간으로 지정해 두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관용'은 '누구의 전용주차장일까?'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솔직히 말해서 '시청 직원용'이라는 의심을 가졌었다. 관청에 민원을 보러갈 때마다 주차장을 꽉 메운 차들의 소유주는 누구인가에 대하여 늘 궁금했었다. 넓은 주차장에 민원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얼마나 되는 것일까? 대개의 사람들이 주차 자리를 기다리기 위해 관청을 몇 바퀴나 돌았던 곤혹스러운 경험을 한 적이 있으리라.

a

통영시청 직원 전용 주차장 관용 따로, 직원 전용 주차장 따로, 관용은 때에 따라 직원 전용 주차장? ⓒ 정학윤


그런데 여기저기 살펴보다가 시청 건너편에 '시청 직원용 주차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러면 '관용'은 누구를 위한 주차자리라는 말인가? 통영시청으로 전화를 걸어보았다. 민원실에서 다른 곳으로 전화를 돌려주었다. 그곳에서 다시 담당부서로 전화를 돌려주었다.

- 시청 앞 삼각부지에 '관용'이라고 쓰인 전용주차공간은 누구를 위한 주차자리인가? '관용'이라는 말이 낯설다.
"시청에 공무를 보는 차량 및 직원전용 주차장이다."  

- 시청 건너편에 직원전용주차장이 있던데?
"그곳도 직원전용 주차장이 맞다."

- 삼각부지 주차장과 길 건너편 직원전용 주차장에 몇 대나 주차할 수 있나?  
"삼각부지 주차장은 84대, 직원전용 주차장은 40여 대이다."


- 민원인을 위한 주차대수는 얼마나 되는가?
"60여 대이다."(기억으로는 60여 대를 댄다는 것이 만만치 않아 보였다)

- 민원인이 사용 가능한 주차공간이 60대나 되는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도대체 시청의 직원 수가 몇 명이길래 민원인의 주차공간은 60대이고, 직원전용은 120여 대인가?
"옆에 있는 건물을 철거하여 민원인 주차공간을 확충할 계획이다. 시청에서는 5부제를 실시하고 있음에도 직원 주차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5부제로 환산하면 주차대수는 늘어난다) 더구나 관용차에는 트럭 등도 있다. 그곳이 시청 직원 전용인 것은 약 2달 동안 플랜카드 등을 게재하여 알렸다."

사정은 위와 같았다. 시청 직원들이 차량을 통하여 출퇴근 하는 것을 문제 삼을 의사는 없다. 실제 시청소속 차량이 있을 것이니, 알고 보면 관용이라고 부르는 것에 문제는 없다. 그런데 왜 난 '관용'이라는 말에서 특정계층을 위한 편의와 관료주의적 발상과 이전에 음습했던 권위주의 통치시절을 떠올리게 되는 것일까? 구습과의 단절은 용어의 청산으로부터 시작된다. 통영 시청의 변화를 기대한다.
#통영시청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제발 하지 마시라...1년 반 만에 1억을 날렸다
  2. 2 아파트 놀이터 삼킨 파도... 강원 바다에서 벌어지는 일
  3. 3 시화호에 등장한 '이것', 자전거 라이더가 극찬을 보냈다
  4. 4 나의 60대에는 그 무엇보다 이걸 원한다
  5. 5 이성계가 심었다는 나무, 어머어마하구나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