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과 권력에 기생하는 한국언론

왜곡과 여론조작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조중동

등록 2010.01.29 18:43수정 2010.01.29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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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를 하는 나라에서 언론은 매우 중요한 사회적 공기이다. 정치권력에 대하여 건전한 비판을 수행하는 것은 물론이고, 때로는 여론을 형성하여 정치구도에 직접 변화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래서 건강한 언론은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다.

언론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각 언론기관에 요구되는 도덕적 책임도 엄중할 수밖에 없다. 언론이 그릇된 역할을 수행하면 공익을 해하는 흉포한 흉기로 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언론이 반드시 갖춰야할 덕목을 세 가지만 살펴보자.

첫째, 언론은 최소한의 공정성을 항상 유지하여야 한다. 정치가 모든 사회적 이해갈등을 조정해나가는 과정이라고 한다면, 언론은 그 과정을 공정히 다루는 심판에 해당한다. 당연히 불편부당한 태도를 유지하여야 마땅한 일이다.

둘째, 정직성이다. 사익을 추구하며 공익을 가장하는 교활함을 보여서는 안 된다. 자신들의 이익을 겨냥하여 교묘한 왜곡을 일삼는 것도 그렇거니와 그런 의도를 숨기고 자신들이 마치 공정한 심판인 양 가장하는 것은 더더욱 안 될 일이다.

셋째, 독립성이다. 돈이나 정치권력과의 유착관계는 그 사회를 송두리째 좀 먹는 일이 되고 만다. 특정한 정치세력과 유착하여 그 들이 유리하도록 하거나, 특정한 정치세력과 과도한 적대감으로 그 들이 불리하도록 만드는 것은 민주주의를 뿌리부터 흔드는 일이다. 재벌과의 유착 또한 경제정의를 해치고 다수에게 심각한 피해를 끼친다.

그 외에도 언론이 갖춰야할 덕목이 많을 테지만 이 세 가지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여겨진다. 이 기준들을 가지고 한국의 주요언론들을 평가하는 일은 무척 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너무 쉽게 이러한 원칙들에 배치되는 행태를 보이고 있어서 정성들여 살펴보지 않고도 얼마든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신문시장의 70%를 소위 말하는 '조.중.동'이 장악하고 있다고 한다. 그 들의 공정성은 어떨까?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여 잘못된 영어를 사용하여 네티즌들의 비웃음을 산 일이 있다. 공화당 primary에서 패한 줄리아니 전 뉴욕주지사에게 했던 말이다. (Why don't you ask me know-how to win the primary.) 시제도 틀리고 어휘도 부적절한 표현을 했음에도 다음날 동아일보에는 'MB식 영어 소통에 문제 없었다.'라고 찬양기사가 나왔다.


반대되는 예를 들어보자. 2002년 12월 19일 대선 당일 조선일보에는 아주 섹시한 제목의 기사가 떴다. 제목은 '정몽준도 노무현을 버렸다'는 제목으로 정몽준의 후보단일화 철회 및 지지철회가 지극히 옳은 결정인 것처럼 보도하였다. 지지철회라는 사실을 보도한 것이 아니라 명분도 이유도 따지지 않고 특정 대선후보가 당연히 버려져야 한다는 식의 보도를 한 것이다. 이런 일 외에도 공정성을 문제 삼을 기사는 매일매일 셀 수도 없이 많다.

또 위의 예에서는 정직성의 결여도 분명히 눈에 보인다. 자신들의 사적이익을 위해서 유리한 정치세력을 편들고 반대쪽을 깎아내리면서도 스스로 거룩한 심판의 모양을 가장하고 있는 것이다. 심판의 옷을 입고 한쪽 팀의 선수로 열심히 뛰는 모습에서 정직성이라곤 찾아볼 수조차 없다. 또 그들의 그런 행태에서 스스로 언론기관의 독립성을 버리고 정치권력과의 유착을 위해 눈물겹게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경제문제로 가서 다시 살펴보자. IMF외환위기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었지만 당시의 정권이 구미에 맞았던지라 연일 정부가 주장하는 '한국경제 끄떡없다'를 되풀이 하였다. 이어 정권이 바뀌자 위기극복을 위해 노력하는 정부를 열심히 비판하며 건전한 언론의 역할을 운운하기도 하였다.

외환위기가 일부 후유증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극복되었지만 그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을 뿐이다. 지난 참여정부 시절에는 또 연일 경제파탄 론을 설파하기에 바빴다. 일인당 GDP가 $20000인 대한민국의 경제성장률을 불과 몇 천불에서 허덕이는 중국, 인도, 베트남과 비교하며 성장률이 너무 낮다며 마치 정권이 무능해서 그런 것처럼 주장하였다. 물론 당시의 한국경제는 적어도 3%후반에서 5%사이에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었으며, 이는 선진국은 물론 우리와 비슷한 수준의 국가들보다 높은 것이었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고 지금까지 한국의 극심한 경제적 침체를 겪고 있다. 물론 이명박 정권의 잘못으로 초래된 것이 아니라 미국의 금융시스템에서 문제가 발생하여 파급된 것이기는 하다. 그런데 한국의 언론들은 연일 한국이 선진국에 비하여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명박 정권의 공덕을 찬양하고 있다. 왜 이번에는 한국보다 훨씬 빨리 회복하고 있는 중국과 비교하지 않는 것일까?

지난 정권에서는 대통령이 자원외교를 위해 수많은 나라를 방문하고 많은 결실이 있었음에도 크게 보도한 일이 없었다. 아는 사람은 알지만 다수는 모르고 지나간 일이다. 그런데 지금 정권에서는 별것도 아닌 공사수주조차 대통령의 공으로 대서특필을 한다.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을 50%대로 올려놓았다. 참으로 눈물겨운 노력의 결과이다. 아마도 각하께서 잊지는 않으실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결국 얻을 기대이익이 있기 때문이고, 그렇게 이익을 얻으려는 의도가 숨어 있기 때문에 정직한 보도는 애당초 기대할 일이 못된다. 공정성, 정직성, 독립성은 한국의 주요 신문에게는 돼지 목에 진주목걸이일 뿐이다.

이들 신문사에게 앞으로 돌아갈 이익은 과연 무엇일까? 무수히 많겠지만 우선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것만 보더라도 대단한 것이다. 점점 종이신문 장사가 이익을 내기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이들 신문에게 방송을 소유할 수 있도록 허용한 미디어법이 바로 그 것이다. 지금 이들의 보도는 이명박 정권에게의 충성경쟁에 불과하다. 그 들에게 방송을 하나씩 모두 나눠주기에는 모자라고 결국 더 많은 충성을 보여야 탈락하지 않고 하나를 얻어 챙길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들의 보도를 보지 않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로울 것이다. 그런 신문을 여전히 들여다보고 있다면, 그 것도 아까운 돈을 내고 본다면, 당신은 매우 어리석은 사람이다.  혹시 지나치다 흘깃 보게 되더라도 그 들이 보도하는 것이라면 정확히 반대로 해석하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공정하지도 않고, 매우 부정직하며, 독립성이라곤 처음부터 추구하지도 않았던 신문에서 세상의 흐름을 읽으려 한다면 소경에게 길을 안내하라는 것과 다를 바가 없지 않겠는가? 그 것들은 독이다. 눈을 씻고 찾아도 약될 일이라곤 없다.

검찰, 국정원, 경찰, 국세청 등 권력기관만 무서운 해악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 더욱 심각한 사회적 해악은 바로 정치구조조차 자신들의 구미에 맞게 바꾸곤 해 왔던 거대신문들이다. 이 들은 국민이 원하는 정부를 구성하는 일조차 방해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진정으로 무서운 민주주의의 적은 바로 잘못된 언론이다. 정권과 혼연일체가 되어 주거니 받거니 이익을 챙겨 나가는 이들이 마치 독버섯처럼 사회전반을 오염시켜 나가고 있다. 오히려 국민의 의식 속에 조금씩 독버섯의 포자를 퍼뜨리고 있는 중이다. 생각하면 소름이 돋고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과연 그들이 원하는 사회는 무엇일까? 생각해볼 일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호주에서 발행되는 주간 코리아타운에 실린 글입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호주에서 발행되는 주간 코리아타운에 실린 글입니다.
#조중동 #여론조작 #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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