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 도착한 <오마이뉴스> '유러피언 드림' 취재팀이 26일 오전 파리에서 만난 플로랑스 베르델. 퐁피두 도서관의 기획담당자인 플로랑스는 세아이를 키우는 40대 워킹맘이다.
오마이뉴스 남소연
프랑스의 워킹맘은 과연 어떻게 살고 있을까? '일'과 '육아'라는 두 가지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2월 26일 파리 퐁피두 도서관에서 기획담당자로 일하는 플로랑스 베르델(Florence Verdeille)을 만났다. 우리가 퐁피두 문화센터에 들어섰을 때 그녀는 취재단을 환한 미소로 맞이했다. 파란 니트와 청바지에 그 흔한 귀걸이 하나 걸치지않은 소탈한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올해 44세인 플로랑스는 1992년부터 이 일을 하기 시작했다. 1996년 지금의 남편을 만나 함께 살기 시작하다 2001년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식을 올렸을 당시 그녀는 이미 두 아이의 엄마였다. 현재는 2남1녀를 두고 있으며 큰아이가 16살, 둘째가 12살, 막내가 4살이다. 막내는 딸이어서 집안식구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화제는 자연스레 4살 딸아이 클레망틴 이야기로 흘렀다.
"원래 남편은 셋째를 원하지 않았어요. 저는 셋째가 무척 갖고 싶었죠. 둘째를 낳고나서 남편을 설득하는데 무척 많은 시간이 걸렸어요. 지금은 가장 좋아하지만요. 셋째를 낳았을 때 노산(39살)이어서 힘들었지만 그래도 기뻤어요."프랑스에서는 출산휴가로 기본 3개월을 쓸 수 있다. 플로랑스의 경우, 출산 전 6주, 출산 후 10주 4개월의 출산휴가를 받았다. 세 아이 모두 세 살까지 크레쉬(탁아소)에 맡겼고 그 이후엔 유치원에 보냈다.
"남편이 좀더 일찍 셋째를 원했다면 그 이상도 낳았겠느냐"는 질문에 플로랑스는 고개를 저었다. 아이를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란다.
요리는 남편, 청소와 빨래는 도우미가 플로랑스는 퇴근길에 주로 시장을 본다. 퇴근 후 시장보는 것이 플로랑스의 일이라면 요리는 남편의 몫. 맞벌이 부부이기 때문에 가사를 분담하고 있다. 대신 청소와 빨래는 도우미에게 맡긴다. 작가와의 대화나 컨퍼런스 등을 기획하는 플로랑스의 업무상 근무시간이 불규칙한데 그럴 때는 남편이 아이들을 돌본다.
여기다 플로랑스는 취미생활 또한 열심히 하고 있다. 취미는 댄스이며 현재 록그룹에서 보컬을 맡고 있다. 도서관 직원이 록그룹 보컬? 언뜻 상상이 되지 않지만 플로랑스를 보니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양한 취미생활 덕분에 외출이 잦지만 그럴 경우에도 플로랑스는 자유롭게 외출을 할 수있다. 남편이 아이들을 돌보기 때문이다. 행여 남편의 눈치가 보이지 않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대신 남편이 외출을 하거나 공연을 할 때면(참고로 그녀의 남편은 음악가다) 자신이 아이들을 돌보기 때문에 공평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프랑스 여성 대부분이 플로랑스처럼 여가생활을 잘 하는 것일까, 아니면 플로랑스가 특별한 경우일까.
"사람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겠지만 프랑스에선 대부분의 여성들이 이렇게 살아요. 아이도 키우고 일도 하고 친구도 만나고 취미생활도 재밌게 하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