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수 되는 법> 표지일종의 취업가이드이기도 하겠지만, 이 책은 '열정'과 '끈기'에 대해 말하고 있다.
생각의나무
대학교수 되는 법? 내가 지금 제시한 책의 제목만 보고 K 너는 뜻밖의 책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예를 들어, '내가 언제 대학교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나'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 그래,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대학교수가 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책일지도 몰라. 사실 이 책은 일본의 한 취업정보지에 연재된 글들을 묶은 책이기도 하지. 하지만 이 책을 대학교수가 되기 위한 취업가이드라고 생각하지 말고 대학교수가 되기 위해 쏟은 열정들을 유심히 살펴봤으면 좋겠어. 아래 인용하는 부분은 내가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자기반성을 하게 만든 구절이야. 함께 읽어보자.
배움의 습관을 몸에 지닌다는 것은 집중력을 습관화하는 것과 비슷하다. 텔레비전 시청에는 그다지 집중력을 요하지 않지만, 책을 읽으려면 지적인 집중력이 요구된다. 학문에 숙달한다는 것은 곧 집중력을 기르는 것으로, 이는 어떠한 일을 수행할 경우에도 필요한 능력이다. 특히 우리는 고도의 지식기술사회에 살고 있는데, 어떤 지식이나 기술에도 대응할 수 있는 지적 능력이란 학문의 힘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이지 그 외 다른 방도는 없다. (63~64쪽) 저자는 책의 곳곳에서 이런저런 충고들을 나열하고 있어. 예를 들어, '미지의 것에 대한 탐구를 두려워 말라', '보편적인 세계에 한쪽 발을 들여놓자'라는 식의 충고들이지. 어쩌면 이 책은 취업정보지에나 딱 어울릴만한 글들로 엮인 책인지도 몰라. 하지만 대학생이든 대학원생들이든 '학생'이라면 위에 인용해놓은 저 구절만큼은 꼭 한 번 읽어두고 기억해두었으면 좋겠어.
우리 사회를 흔히 '학벌중심사회'라고 일컫지. 그 폐단은 결코 한 두 가지가 아니겠지만 나는 '암기' 중심의 공부가 가장 큰 폐단이라고 생각해. 당장 하루 이틀 앞에 닥친 시험을 위해 밤새도록 외우고 또 외우지만, 막상 시험이 끝나면 머리가 텅 빈 듯한 느낌을 받곤 하지. 그야말로 공부가 '습관'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지. 그런 점에서 이 책에 제시된 '교수가 되는 법'을 K 네가 공부하는 데에도 적용해봤으면 좋겠어.
이 책의 미덕은 교수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데 있지 않아. 내가 이 책을 권하는 이유는 무엇을 준비하든 긴 안목을 가지고 준비하라는 뜻에서야. 저자는 대학교수가 되는 데 통상 10년 이상에 걸친 배움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지. 아마 교수가 아니라 무엇이든 꿈을 품고 10년을 준비한다면 그 꿈은 현실이 되지 않을까.
그러고 보니 K 네게 추천하는 책이 공교롭게도 둘 다 '교수'들이 쓴 책들이군. 아마 내가 이 책을 추천하는 까닭에는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들 외에도 한 가지가 더 있을 거야. 바로 '교수'의 안목으로 '학생'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지. 어떤 시험 문제가 제시되어 있을 때 그 해법을 찾아가는 길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출제 의도를 간파하는 것 역시 좋은 방법인 것처럼 말이지.
그와 유사한 시각에서 이 책들을 추천하고 싶어. 열등감과 좌절감에 사로잡힌 학생들을 바라보거나, 하룻밤 밤새워 달달 외운 답안지를 작성하는 학생들을 바라볼 때, 강단의 교수님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내가 추천하는 책이 네가 공부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조금이나마 공부하는 태도나 습관을 고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구나. 마지막으로 한 마디, 네가 공부하는 앞날에 부디 행운이 함께 하길 빈다.
강릉대 아이들, 미국 명문대학원을 점령하다
조명석 지음,
김영사,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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