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오후 서울시 성북구 고려대학교 정경대학 후문에 자발적 퇴교를 앞둔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3학년 김예슬씨의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어있자 지나가던 학생들이 발길을 멈추고 글을 읽고 있다.
유성호
"고대에도 사람이 있었구나. MB맨만 있는 게 아니었구나."(아리수승수진사랑, 다음)'헉!…', '아!…', '음…' 이 소리는 고려대 김예슬씨가 '대학을 거부한다'며 자퇴를 선언했다는 소식을 들은 이들의 일성인데요. 이 학교 경영학과 3학년 김씨는 10일 오후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는 제목의 대자보를 교문에 붙인 뒤 자퇴를 선언했습니다. 이 소식을 접한 언론들과 포털사이트는 물론 인터넷 커뮤니티사이트도 '발칵' 뒤집혔습니다.
김씨의 자퇴 이유는 "큰 배움 없는 '大學' 없는 대학에서 우리 20대는 '적자세대'가 돼 부모 앞에 죄송하다"는 건데요.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 중엔 "다 맞는 말이네"(백순현, 네이트)라며 공감을 표하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꿈같은 20대의 중반을 보내고 남은 거라곤 5천만 원 주고 산 졸업장 한 개. 대체 공부를 왜 했을까요."(박대원, 네이트) 고려대를 자퇴한 김씨에게 닥칠 미래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엇갈리는 전망을 내놓고 있는 모습입니다. 한 누리꾼은 지난해 고려대 총장이 학교에 갓 입학한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를 "고대가 낳았다"고 한 것을 비틀어, "왠지 저 사람이 잘 되면 그때도 '고려대가 이 사람을 낳았습니다'라는 망언을 고대에서 뱉을 것 같애"(윤소영, 네이트)라고 고려대에 '썩소'를 날렸습니다.
그런가하면, '스펙'만을 강조하는 사회에 펀치를 날리는 이들도 있었는데요. 다음에서 '숲속그늘'이란 닉네임을 쓰는 누리꾼은 "대학생들! 요새 뭐 공부해요? 취업사관학교? 실무인재양성? 수요자중심교육? 대학에서 하는 짓거리들이다. 대학에서 경력사원이라도 배출해야 되는 건가?"라고 한탄했습니다. 반면, 한 누리꾼은 "몇 년 뒤엔 그냥 주부"(ddd, 디시인사이드) 등의 다소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 틈새로 애절한 누리꾼의 댓글 하나가 눈길을 확 끌었는데요. "내가 너의 빈자리를 채우고 싶다."(쏘라소라쏘라고등어, 웃긴대학) 짧지만 강렬한, 부러움이 가득 배인, 너무도 공감스러운 댓글입니다.
[부산 여중생 피의자 검거] 내일 식단은 '짬짜면'?부산 여중생 이아무개양 납치·살해사건 피의자로 공개수배 됐던 김아무개씨가 경찰에 붙잡히자 관련 기사들이 쏟아졌습니다. '풍년'을 넘어 '홍수'라고 표현하는 게 더 맞을 것 같은데요. 덕분에 '댓글바다'에서 헤엄치다, 익사할 뻔 했습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넘치는 건 모자람만 못하죠. 대부분의 언론사들이 김씨가 검거된 후에도 자세한 수사 내용을 생중계 수준으로 보도했습니다. 역시 눈치 빠른 우리 누리꾼들, '지적' 들어갔습니다.
특히 김씨의 저녁 메뉴까지 기사로 등장하자 한 누리꾼은 "우리가 저 사람이 저녁으로 자장면을 먹고, 면류를 좋아해 한 그릇을 깨끗이 비웠다는 걸 알아야해?"(김선희, 네이트)라며 일침을 놓았습니다.
누리꾼들은 이후 경찰의 행동을 예측하기도 했는데요. "내일은 아마 이런 뉴스가 나올지도. '자장면과 짬뽕을 놓고 고민하던 김아무개씨, 결국 짬짜면으로 결정. 경찰은 요구대로 짬짜면을 시켜줘'."(필, 다음) 이 댓글을 접한 경찰과 언론들이 '반성' 좀 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