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0일 눈 쌓인 조현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는 모습이다. 학교 앞 설경이 마치 그림처럼 아름답다.
조현초등학교 제공
[수입초교] '혁신학교' 학부모 설명회 뒤 폐교 위기 극복도교육청의 혁신학교 정책에 따라 새로운 교육과정을 도입하겠다는 설명회만으로도 학교가 생생하게 살아난 사례도 있다. 바로 수입초등학교다. 수입초교도 몇 년째 학생 수가 적어 폐교 문제로 불안해 하던 상황이었다.
김태연 수입초교 교장은 "교직원 발령 때 2자녀 이상인 사람을 보내 달라고 교육청에 요청할 정도였다"고 어려웠던 시절의 심정을 토로했다. 그런데 이런 일이 이제 옛일이 됐다.
2009년도 교육활동 실적을 보고와 함께 '혁신학교' 관련 학부모 설명회를 진행한 뒤 상황이 급변한 것이다. 당시 설명회엔 80여명이 참석했고, 이후, 전학 상담이 쇄도해 업무가 어려울 정도가 됐고, 홈페이지 방문자도 급증했다.
"지난해 54명에 머물렀던 학생수가 벌써 106명으로 급증했습니다. 올해 안에 120명이 넘으로 생각됩니다. 혁신학교로 지정된 뒤 학생과 교사들 모두 얼굴에 기쁨이 넘치고 있습니다. 저도 아침마다 출근하는 것이 가슴 설렐 정도거든요."수입초교가 새롭게 시도한 교육과정은 역시 남다른 데가 있다. 지난해 전교생이 제주도 테마 여행을 다녀왔다. 덩치 큰 도시학교에서 웬만해선 꿈도 못 꿀 일이다. '토토의 작업실'이란 영화창작 교실을 3일간 운영했다. 이때 아이들이 이야기를 만들고, 촬영 편집까지 직접 해서 4편의 영화를 상영했다. 신종플루 때문에 못해던 가을운동회는 겨울철 '얼음운동회'로 대체했다.
운동회 때를 설명하던 김 교장은 "아이들과 학부모, 교직원이 함께 25개의 썰매를 만들었고, 학교 옆 하천에 가서 이이스하키, 얼음썰매타기, 봅슬레이, 팽이치기, 연날리기, 달집태우기를 했다"며 밝게 웃었다. 김 교장은 "앞으로도 배움과 삶이 하나가 되는 교육, 행복한 교육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월초교] "문화예술로 학생들에게 창의성 발현 기회 제공"강성호 세월초등학교 교장도 "외진 곳에 위치해 학생수도 적어 폐교 대상이었던 우리학교가 살아난 것은 학생, 학부모, 교직원, 주민들 모두가 힘을 모았기 때문"이며 "즐겁고 행복한 행교, 부모님도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교육활동에 전념했다"고 밝혔다.
세월초교이 화두로 삼은 건 '문화예술과 돌봄이 있는 학교'다. 학생, 학부모, 교직원, 주민, 연극 전문가들이 함께 연극을 만들어 공연했다. 가을운동회와 지역문화 체험 활동을 곁들여 1박2일로 마을 잔치처럼 벌이기도 했다. 마을사람, 학부모, 예술전문가들이 계절 수업 강사로 나서 지역에 대한 애정을 갖도록 배려했다.
맞벌이와 한부모 가정처럼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을 위한 '돌봄학교'도 운영했고, 부적응 학생을 위한 심리상담과 진단, 치료도 진행했다. 무엇보다 교사와 학부모들의 활발하고 격의 없는 소통이 주효했다. 학교홈페이지는 물론 인터넷 카페 운영이 활성화됐고, 자연스레 신뢰의 싹은 자라나 교육효과로 열매 맺었다.
"문화예술을 중심으로 학생들에게 창의성 발현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지능이 뛰어난 소수 학생뿐 아니라 학력이 부진해 도움이 필요한 여러 학생들도, 따뜻하게 지도해주니 스스로 자신감을 갖고 공부하는 능력이 자라난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