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의 첫 새차 '수난시대'입니다

긁혀 도색하니 색깔 달라져... 새차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등록 2010.03.21 16:42수정 2010.03.21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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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신차를 구입한 지 20일 정도가 지났습니다. 중고 경차를 7년 동안 타다가 여러가지 이유로 빚까지 내가며 소형 신차를 구입한 것인데요.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번 소형 신차구입은 '새차'라는 단순한 의미는 아닙니다. 비록 소형이지만 생의 첫 새차이고 그동안 중고경차를 타고 다니면서 아내와 아이들에게 미안했습니다.

 

에어컨이나 히터를 작동해도 퀴퀴한 냄새와 깨끗하지 않은 공기가 그대로 가족들에게 전달됐으니까요. 1999년에 제작된 수동 경차의 시스템 구조상 이를 개선할 문제가 아니었으므로 사실 그런 부분에 안타깝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새차의 수난시대가 시작되었습니다. 출고 일주일 만에 같은 빌라 아래층의 초보 아주머니께서 주차하다가 뒷범퍼를 살짝 긁어놓으시는 바람에 뒷범퍼 전체를 도색해야만 했습니다. 워낙 새차이다 보니 그냥 넘어갈수도 없고 조금 옥신각신하는 과정을 거쳐 수리를 했습니다. 물론 보험으로 처리했습니다.

 

깔끔하게 도색은 잘 됐는데 다른 부분과 색깔에 차이가 나더군요. 딱 한눈에 봐도 약간 차이가 났습니다. 어느 누가 봐도 '아, 사고 나서 범퍼 갈았구나 혹은 도색했구나' 생각할 정도로요. 나중에 중고로 판매하더라도 새 차의 가치가 떨어질 수 있는 요인이 된 겁니다. 차를 수리해 놓고도 마음이 편치 않았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냥 만족하고 타는 수밖에요.

 

a  초보 아주머니께서 살짝 긁으셔서 뒷범퍼만 다시 도색했는데 윗부분하고 색상 차이가 많이 납니다. 새차로써의 가치가 떨어지는 순간입니다.

초보 아주머니께서 살짝 긁으셔서 뒷범퍼만 다시 도색했는데 윗부분하고 색상 차이가 많이 납니다. 새차로써의 가치가 떨어지는 순간입니다. ⓒ 윤태

초보 아주머니께서 살짝 긁으셔서 뒷범퍼만 다시 도색했는데 윗부분하고 색상 차이가 많이 납니다. 새차로써의 가치가 떨어지는 순간입니다. ⓒ 윤태

사실 도색하기 전에 앞 범퍼 쪽은 제 실수로 적잖이 긁어놨거든요. 최대한 조심조심 한다고 했는데 차가 얽히고 설킨 골목길에서 차를 빼는 과정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쇳덩이에 결코 작지 않은 상처를 입게 되었습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헤드라이트 아래쪽에 상처를 입어 눈에 확 띄지는 않습니다. 확 띄지는 않아도 적당히(?)눈에 띄니 신경이 또 쓰이더군요.

 

도리가 있습니까? 앞범퍼 전체 도색을 하자니 비용이나 색깔이 또 달라질 것 같아 그냥 타기로 했지요. 속상하지만 속상한대로 살아야지요.

 

그런데 이게 왠 날벼락! 엊그제 아침에 큰아들을 어린이집 데려다주고 골목 한쪽에 두어 시간 세워놨는데 지난번에 도색한 뒷범퍼를 누군가 살짝 긁어놓고 갔습니다. 사람의 상처로 말하면 '찰과상' 정도로요. 눈에 확 띄는 부분인데 한번 아팠던 곳을 또 아프게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말끔하게 새차해놓은 다음 날 아침 이런 생채기를 내놓고 가다니...

 

내 잘못으로 상처를 내는 건 어쩔 수 없다지만 내 의지와 상관없이 생기는 상처들. 다음날 차에 무슨 이상이 없나 은근히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개인 주차장이나 널찍한 아파트 주차장이면 별다른 걱정을 안 하겠는데 골목이다 보니 그런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습니다.

 

오래된 차라서 걱정이 있었다면 새 차도 나름의 걱정이 있습니다. 이래도 걱정, 저래도 걱정, 하지만 해결 방법은 있습니다. 개인 차고지를 확보하던지 널찍한 아파트로 이사를 가던지 그것도 아니면 불철주야 차를 지키고 있는 것이죠. 해법은 있는데 실천할 만한 것들은 없네요. 

 

그렇다면 결론은 하나입니다. 그냥 타는 수밖에요. 세월이 흘러 더 많은 상처가 생겨 상처에 둔감해지면 그때는 자연스럽게 이 문제가 해결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범퍼는 플라스틱으로 자동차 부품중 '소모품'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어찌 보면 긁히고 찢기고 하면서 몸체를 지켜주는 거 아니겠습니까?

 

마음을 비우고 이처럼 생각하면 느긋하게 생활할 수 있는데 역시 현실과 마음은 다른 법이죠. 여하튼 요즘 '새차 수난시대'입니다.

 

a  제 실수로 긁어버린 곳입니다. 요즘 새차 수난시대입니다.

제 실수로 긁어버린 곳입니다. 요즘 새차 수난시대입니다. ⓒ 윤태

제 실수로 긁어버린 곳입니다. 요즘 새차 수난시대입니다. ⓒ 윤태

덧붙이는 글 | 블로그에 함께 올립니다

2010.03.21 16:42ⓒ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블로그에 함께 올립니다
#새차 도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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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소통과 대화를 좋아하는 새롬이아빠 윤태(문)입니다. 현재 4차원 놀이터 관리소장 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양성을 존중하며 착한노예를 만드는 도덕교육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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